아다시피 통합 이전의 창원은 원래 산업적 군사적 목적이 복합된 중소규모 계획도시였다. 창원이 계획도시로 조성될 수 있었던 환경적 요인은 자명하다. 한반도 남쪽에 위치해 있으면서 마산항에서 가까워 물류에 이점이 있고 특히 동서남북 대부분이 500~700m급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의 군사적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도 용이하다는 점 등이다. 도시가 높은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다보니 그만큼 산행 할 산도 많다. 불모산(佛母山·799.9m), 웅산(熊山·710m), 장복산(長福山·593m), 정병산(精兵山·566.5m) 등.
그 가운데에서도 창원 시민들이 마치 부산의 백양산이나 장산 처럼 친숙하게 여기는 산이 바로 대암산(大岩山·675m)과 신정봉(708m)이다. 가장 높다는 불모산은 부산으로 치자면 금정산 정도에 해당될 것이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주말 뿐 아니라 평일까지도 창원 시민들이 즐겨찾는 대암산에다 신정봉까지 연계한 산행코스를 답사해 소개한다. 지리산 영신봉에서 발원한 낙남정맥이 낙동강 하구를 향해 치달리는 산줄기에 속해 있는 대암산과 신정봉은 길지 않은 산길에도 불구하고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탁월하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숲과 계곡을 끼고 있어 이 계절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만한 산행지로는 제격이다. 물도 풍부해 도심지 산행 치고는 썩 괜찮은 코스인 셈이다.
◇ 4㎞ 임도 포함 11㎞ 남짓한 도심지 산행 최적 코스
| |  |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 이창우 산행대장이 창원 대암산 정상에서 주변 풍광을 살피고 있다. 사진 왼쪽 가깝게 보이는 봉우리가 신정봉이고 그 뒤 펑퍼짐하게 솟은 봉이 용지봉이다. 또 오른쪽 멀리 뾰족하게 튀어오른 봉우리는 창원의 산 가운데 가장 높은 불모산이다. |
창원시 대방동 대방그린빌아파트 버스정류소를 기종점 삼아 원점회귀로 진행되는 이번 코스의 총길이는 11.5㎞. 그 가운데 하산길에 걷게 되는 임도 약 4㎞를 제외한 순수 산길은 7㎞가 조금 넘는다. 산행시간도 휴식과 식사까지 포함해 4시간30분 정도면 충분하다. 대방그린빌아파트 버스정류소~산행안내판~제1약수터~B코스입구~제3약수터~방향목 사거리~헬기장~대암산 정상~평지고개~신정봉~삼거리봉~철탑~하산갈림길~갈림길~계곡 나무다리~숲속나들이길 합류 갈림길~평바위~농바위~삼정자동마애불~삼정2교~버스정류소 순.
대암초등학교와 대방그린빌아라트 뒷편 버스정류소 약 20m 옆 대방나들목 쪽에 산행로 입구가 있다. 동쪽에 우뚝 솟은 산이 대암산이다. 울긋불긋한 차림의 등산객들이 가벼운 배낭 하나씩 메고 삼삼오오 산으로, 산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5분 후 등산로안내판 앞에서 왼쪽으로 살짝 틀면 곧바로 우측에 산으로 오르는 길이 열려 있다. 이정표에는 '대암산 정상 2.3㎞' 표시가 뚜렷하다. 소나무 숲이 울창해 한여름 햇볕을 가려주고 길까지 넓고 완만해 걷기에 편하다. 12분 정도 가볍게 오르면 제1약수터 겸 쉼터. 한 모금 마셔보니 물맛이 청량하다. 곧이어 갈림길에서 오른쪽 숲속나들이길 산책로가 아닌 왼쪽 산행로를 택해 20m쯤 오르면 B코스 입구 갈림길. 이정표 번호가 '창원 11-4'라고 표시돼 있다. 오른쪽 계곡 방향을 잡아 오른다. C코스를 택한 것. 대방천계곡을 끼고 서서히 오르면서 길은 점차 좁아지고 경사도 급해진다. 25분 정도 천천히 오르는 동안 어느새 몸은 땀으로 흠뻑 젖는다. 아무리 그늘이 많다고 하지만 여름은 여름인가 보다.
◇ 방향목 사거리에서 왼쪽 계단 오르면 낙남정맥 합류
| |  |
| 대암산 정상부에서 북서쪽 아래로 펼쳐지는 창원시가지 전경. |
이윽고 제3약수터. 음용불가 표시가 돼 있어 아쉬움을 남긴채 길을 재촉한다. 서서히 정상부 능선이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이윽고 15분 후 확 트인 능선에 외롭게 서 있는 나무 한그루가 반겨주는 방향목사거리.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일단의 여성 등산객들이 도시락을 먹고 있다. 직진하면 대암산 정상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신정봉 용지봉 방향으로 가는 길이지만 일단 왼쪽 계단을 따라 대암산 정상으로 향한다. 계단 위에는 헬기장이 있고 이어서 3분 후 정상부 커다란 웅덩이터 삼거리다. 낙남정맥 줄기에 합류한 셈이다. 일명 천지연으로도 불리는 이 웅덩이는 물은 없고 지름이 20m쯤 된다. 이곳에서 보는 불모산 용지봉 시루봉 안민고개 등의 조망이 탁 트여 시원하다. 서쪽 창원 시가지와 그 건너편 장복산 능선도 한 눈에 들어온다. 왼쪽 100여m 떨어진 곳에 정자 쉼터가 있고 정상석은 50m쯤 더 가야 있다. 지형도와는 달리 해발 669m라고 표시된 정상석 앞에서는 북서쪽의 비음산(518m)과 정병산, 더 멀리 천주산 등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 창원시가지 불모산 용지봉 장복산 시루봉 등 풍광 시원
| |  |
| 대암산 산행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는방향목 사거리. |
다시 웅덩이 옆 삼거리로 돌아와 왼쪽에 보이는 신정봉으로 가기 위해 이정표 상 용지봉 방향 왼쪽 내리막을 탄다. 낙남정맥길이다. 7분 후 안부 사거리. 일명 평지고개다. 왼쪽 내리막은 김해시 진례면 평지마을로 내려서는 길이고 오른쪽 5시 방향은 방향목 사거리로 가는 길이다. 취재팀은 신정봉을 향해 직진한다. 얼핏 보면 가팔라 보이지만 능선 왼쪽 사면길을 우회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20여분 오르면 10여개의 돌탑이 잇따라 나타나고 곧바로 신정봉 정상이다. 해발 708m이 이곳의 높이가 대암산 보다 높다. 별도의 정상석은 없고 주변 나무들 때문에 특별한 조망도 없다.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완만한 능선길을 따르면 10분 후 삼거리봉(지형도 상 해발 683m). 왼쪽으로 가면 평지마을로 하산하는 길이지만 우측 용지봉 방향을 잡는다.
◇ 하산길 임도는 창원둘레길인 숲속나들이길 1구간 속해
| |  |
| 대암산~신정봉 산행 하산길에 만난 창원둘레길인 숲속나들이길. |
3분 뒤 철탑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갈림길에서 능선길을 버리고 '삼정자동 4.4㎞' 이정표가 가리키는 우측 내리막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좁다랗던 길이 조금씩 넓어지고, 너덜지대와 집터를 지나면 20분 후 갈림길. '삼정자동 3.5㎞' 이정표를 보면서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리막을 좀 더 탄다. 계곡이 서서히 넓어지고 10분 후 구름다리를 건너자 마자 임도인 숲속나들이길에 합류한다. 왼쪽으로 가면 상점령까지 가는 길이지만 오른쪽으로 향한다. 일종의 창원둘레길 역할을 하는 숲속나들이길을 걷는 시민들과 적잖게 조우한다. 15분 후 평바위 갈림길을 지나고 다시 3분쯤 가면 일명 '불모산동 농바위'를 만난다. 커다란 농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바위다. 10분 후 삼정자동 등산안내판에서 왼쪽으로 살짝 벗어나 계단 아래 삼정자동마애불을 본 후 다시 돌아온다. 임도를 계속 따르면 길은 콘크리트포장으로 바뀌고 유니온아파트 뒤편을 거쳐 벧엘교회에서 왼쪽으로 170도가량 꺽어 다시 3분쯤 가면 유니온아파트 앞 삼정2교.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측으로 틀어 3분쯤 가면 출발지인 버스정류소에 도착한다.
# 떠나기 전에
- 통일신라 유물 '삼정자동 마애불' 얼굴 훼손돼 착잡
- '불모산동 농바위'는 창원 옛지명 연구에 귀중한 자료
| |  |
| 경남 유형문화재 제98호인 창원 삼정자동 마애불. |
하산길에 보게되는 삼정자동 마애불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98호로 등록된 유물이다. 일명 장군바위로 불리는 자연암반 전면에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는 이 불상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참선하는 모습이다. 손 모양은 부처가 악마를 누르고 깨달음을 얻은 것을 형상화 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으로서 경주 석굴암 본존불처럼 가부좌를 튼 불상에서만 볼 수 있는 모양이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풍만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아쉬운 점은 얼굴 부분의 오른쪽이 심하게 훼손됐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런 점 때문에 통일신라시대 전형적인 불상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보물이나 국보가 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지만 이번 산행에서 놓치면 아쉬운 볼거리임에는 분명하다.
| |  |
| 창원지역 옛 지명 연구에 중요자료로 활용되는 불모산동 농바위. |
'불모산동 농바위'는 농짝처럼 생겼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는데, 불모산 자락에 선산을 둔 성묘계원들이 자신들의 조상 묘소 위치를 표시한 글씨를 각자(刻字)해 놓고 있다. 총 계원은 15개 성씨의 45명인데, 그들이 적어 놓은 능선과 골짜기 이름들은 현재 거의 쓰이지 않지만 불모산 대암산 자락 옛 지명 연구에 참고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 교통편
- 창원터미널서 507번, 마산터미널서 101번 버스 이용
마산버스터미널에서는 101번, 창원종합터미널에서는 507번 버스를 타면 산행 기종점인 대방그린빌아파트 버스정류소까지 갈 수 있다. 마산이나 창원터미널까지는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부산서부터미널 기준 마산행(요금 3500원)은 새벽 5시40분부터 7, 8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창원행(요금 3800원)은 오전 6시부터 10~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지선 장유IC에서 내려 창원 방향 1020번 지방도를 탄다. 창원터널을 통과한 후 3.5㎞가량 직진하다가 성산구청 앞 성주광장 사거리에서 지하차도를 타지 말고 도의회 법원 방면 오른쪽으로 우회전한다. 500m쯤 가다가 삼거리에서 대암로 성산도서관 방면 오른쪽 1시 방향으로 570m쯤 진행, 다시 왼쪽으로 꺾으면 대방그린빌아파트버스정류소에 닿는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