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부 해안에는 희귀한 볼거리가 널려 있다. 수천만 년 전에 형성된 각양각색의 주상절리부터 감은사지, 이견대, 문무대왕릉 등 1300여년 전 신라 삼국통일과 연관된 역사적 유적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고 깊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지난주에 이어 '봄 맞이 해안 둘레길 답사 제2탄'으로 경주 양남면 하서4리 주상절리에서부터 양북면 봉길리 문무대왕릉까지 걸었다. 대부분 평지이지만, 후반부 일부 구간은 산길을 타고 넘기도 하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이야깃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코스다.
◇ 경주 동해안 굽이굽이 고운 길 17㎞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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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경북 경주시 양남면 바닷가에 펼쳐져 있는 주상절리군의 부채꼴 주상절리를 바라보며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하고 있다. 이곳에는 그 외에도 기울어진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등도 있다. |
총거리는 17.5㎞. 휴식과 식사시간을 포함해 6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전체 구간을 요약하면, 하서항 주차장~주상절리길~읍천항 벽화마을~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나산교차로~상라리~범방재~솔밭골~감은사지~이견대~문무대왕릉 순.
출발지인 하서4리에는 외지 탐방객들을 위한 대형 주차장과 주상절리길 안내판이 있다. 경주시에서 '주상절리 파도소리길'로 명명한 이 길은 하서항에서 읍천항까지 1.5㎞ 구간으로,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는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전망대와 데크, 안내판 등이 구비돼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또한 해파랑길 11구간에 속해 있기도 하다. 우측에 바다를 끼고 북쪽으로 출발하면 기울어진 주상절리, 누워있는 주상절리가 잇따라 나타나고 곧이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채꼴 주상절리(별도 박스 기사 '떠나기 전에' 참조)가 모습을 드러낸다. 전망대, 사진촬영 포인트 등이 잘 구비돼 있다. 일명 '동해의 꽃'으로 불리는 부채꼴 주상절리를 보기 위해 봄옷으로 단장하고 자녀들과 동행한 가족 단위 탐방객들도 많이 눈에 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읍천항 방파제 앞이다. 주상절리길이 끝나고 어촌마을 전체가 벽화로 가득찬 미술관처럼 꾸며져 '읍천갤러리'라고 불리는 읍천항을 북쪽으로 통과한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벽화들이 무채색 어촌을 화려하게 변모시켰다.
◇ 양남 주상절리·읍천항 벽화 등 볼거리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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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매기들의 호위를 받고 있는 문무대왕릉. |
마을을 벗어나면 눈앞 바다 건너에 월성원자력발전소가 보인다. 왼쪽에 공원을 끼고 계속 진행하면 월성원자력본부 출입문 앞. 직진하는 길은 막혀 있다. 감포, 포항 방면으로 가는 옛 31번 국도이지만, 지금은 새 도로가 뚫려 있어 통행이 제한된다. 왼쪽으로 90도 꺾으면 원전홍보관. 홍보관 앞에서 우측으로 다시 꺾어 100m쯤 가면 나아교차로다. 대형 '자연보호 비석'을 오른쪽에 낀 아랫길로 직진한다. 10여분 가면 새 길(31번 국도)과 다시 만나는 나산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 우측에 나산천을 끼고 상라리 방향으로 직진한다.
30여분 가면 상라교를 건너고 정자나무 쉼터를 지나 3분 후 상라마을 입구에서 우측으로 꺽어 마을로 들어선다. 곧바로 마을회관을 지나 T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길을 잡아 30m쯤 가서 시멘트포장길 오른쪽 흙길을 택해 향나무 숲 사이로 들어선다. 정면 산자락에 보이는 두 개의 큰 무덤 중에서 우측 무덤의 오른쪽을 돌아 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무덤 옆 길은 달구지도 갈 수 있을 만큼 꽤 넓다. 올라서자마자 보이는 또 다른 큰 무덤 앞에서 우측으로 난 산길을 타고 좀 더 오르면 무덤군락지다. 이 고개를 마을 사람들은 범방재라 부른다. 고갯마루 치고는 움푹 파인듯 편평한 지형인데, 일명 '범바우'라고 불리는 곳이다. 원래는 불룩했으나 장군이 태어날 곳이라고 해서 쳐내는 바람에 움푹해졌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움푹한 지형인데다, 사람 왕래도 별로 없는 곳이니만큼 주의해서 길을 찾아야 한다.
◇ 상라리~솔밭길 구간 산길 길 찾기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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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파랑길 공식 구간에 포함된 경주시 양남면 하서항~읍천항 해안길은 '주상절리 파도소리길'로 명명돼 있다. |
일단 무덤군락지에서는 11시 방향으로 길을 잡고 능선을 좀 더 탄다. 쌍무덤이 나타나는데, 정면의 볼록한 봉우리를 보면서 우측 2시 방향으로 비스듬히 진행하면 2분 후 능선 내리막길과 만난다. 능선길을 타고 우측으로 약간 내려서면 송전철탑. 여기서 왼쪽 내리막을 타야한다. 얼마 후 두 번째 송전철탑을 지나면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이다. 10분 후 내리막이 끝나고 개울을 만나는데, 왼쪽의 묵정밭을 통과한 후 이어지는 언덕을 살짝 넘어서야 솔밭골로 갈 수 있다. 폭이 넓어진 언덕 위 갈림길에서 직진, 5분만 내려서면 솔밭골 마을이다.
경주시 양북면 구길리에 속하는 솔밭골엔 육신당(六愼堂)이라고 하는 옛 서원이 있다. 문화 유씨 류태호(柳泰鎬)가 그의 선친 류치능(柳致能)의 유훈을 받들기 위해 조선 고종 15년(1878)에 세운 서당이다. 육신(六愼)은 말, 행동, 거처, 재물, 술, 여자의 여섯 가지를 삼간다는 뜻이다. 이 서원에 소장돼 있던 235점의 서책과 문헌, 현판 등은 1998년 4월 4일 도난당했다.
◇ 종착지 이견대·문무대왕릉서 통일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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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화 가득한 읍천항은 살아 있는 '야외 미술관'이다. |
구길리 마을회관까지는 15분가량 걸리고 10분 후 대종천 건너 929번 지방도와 만나면 우측으로 꺾는다. 10여분 후 그 유명한 감은사지(사적 제31호)에 닿는다. 동탑과 서탑으로 이뤄진 삼층석탑(국보 제112호)의 우뚝한 위용이 사뭇 경이롭다.
동탑 우측으로 난 산길을 탄다. 해파랑길 구간이기도 한 이 길은 이견대(利見臺·사적 제159호)까지 1.1㎞가량 이어진다. 5분쯤 바짝 오르막을 친 뒤 갈림길에서 우회전, 솔 향기 그윽한 능선길을 따른다. 이윽고 탁트인 하늘 아래 문무대왕릉이 훤히 보이는 무덤을 지나면 내리막이다. 도로에 내려선 뒤 왼쪽으로 100여m 이동하면 이견대. 바닷가 정자인 이견대에서는 문무대왕릉이 손에 잡힐 듯하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400m쯤 가서 왼쪽으로 대종교를 건넌 후 5분만 걸으면 종착지인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 앞 주차장에 닿는다. 한 무리 갈매기떼가 이리 저리 날며 수중릉을 호위하고 있다.
# 떠나기 전에
- 수평 주상절리군 세계적으로 희귀한 유산
- 바닷가 정자 이견대 만파식적 전설 전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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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 막바지에 만나는 경주 감은사지 삼층석탑. |
경주 양남의 주상절리군은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돼 있다. 약 2000만 년 전 신생대 말기 이 지역에 현무암질의 용암이 흐르고 식으면서 다양한 모양과 방향의 주장절리가 형성됐다. 대부분의 주상절리들이 수직 또는 경사된 방향으로 발달한 것과는 달리 이곳에는 수평방향의 주상절리가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특별히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가 이채롭다. 그 모습이 마치 한 송이 해국(海菊)이 바다 위에 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동해의 꽃'으로 불린다. 이곳의 주상절리군은 용암의 냉각과정과 동해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는 데 학술적으로 연구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코스 말미에 지나는 이견대(利見臺)는 문무대왕릉이 잘 보이는 언덕 위에 세워진 정자로, 문무왕의 아들 신문왕이 부왕을 바다에 장사지내고 이곳에서 바다에 나타난 용을 보고 나라에 큰 이득을 얻었다는 곳이다. 특히 왕이 용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고 평화롭게 할 수 있는 신물(神物)인 옥대와 만파식적(萬波息笛)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삼국유사' 등에 기록돼 있다.
# 교통편
- 경주시외버스터미널서 1시간 마다 버스
경부고속도로 언양JC에서 울산고속도로로 옮겨 타 울산톨게이트를 통과한다. 신복로터리에서 울산항 유니스트 방향으로 7번 국토를 타고 직진, 울산북구청 앞 교차로까지 간다. 이곳에서 강동 정자해변 방향으로 직진(31번 국도), 무룡터널을 통과한 후 12㎞가량 진행해 양남교차로에서 우측 해변으로 꺾으면 주상절리 입구 주차장에 닿는다.
코스 답사 후 문무대왕릉에서 차량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매시 15분마다 있는 울산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대중 교통을 이용할 경우 경주시외버스주차장 맞은편에서 150번 시내버스를 탄다. 첫차 오전 6시30분부터 7시10분, 8시, 9시10분, 9시50분 등 40~60분 간격 운행. 답사를 마친 후에도 문무대왕릉 앞에서 이 버스를 타고 경주시외버스터미널로 가면 된다. 막차는 양남면 소재지에서 오후 8시50분 출발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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