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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784> 언양 준주봉~복안산

발길 드문 울산과 경북 경계길 따라 오르내림 반복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12-07-12 19:28:25
  •  |   본지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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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조망도, 맑은 계류도, 장쾌한 바위도 없다. 정상에 올라서도 보이는 건 둘러선 나무와 무성한 풀뿐이다. 게다가 길은 묵어 시종일관 옷과 배낭을 잡아끌고 드러난 팔과 바지 속 정강이에 생채기를 낸다. 거미줄은 수시로 얼굴에 들러붙고 이어지는 듯하던 길은 어느샌가 사라져 어디가 길인지 헷갈리게 한다.

이번에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답사한 준주봉~복안산 코스는 통상적인 산행의 매력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초반에 잠깐 경부고속도로 쪽의 조망이 열릴 뿐 이후로는 하늘조차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 만큼 이 코스를 찾는 발길은 드물다. 요즘처럼 동네 뒷산 같은 산이든 이름난 산이든 길이 다듬어지고 안내판이 빼곡히 세워진 길만 다니다 보면 이번 코스처럼 안내판 하나 없는 길이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거친 길을 완주한다는 건 그만큼 성취감을 느끼게도 해준다.

◇ 준주봉 오름길에선 치술령·금오산 등 조망

   
석문암에서 준주봉으로 오르는 도중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망. 왼쪽 멀리 우뚝 솟은 치술령 등 경주의 산들이 바라보인다. 준주봉 정상은 나무에 둘러싸여 조망이 어렵다.
준주봉~복안산 코스는 울산시 울주군 활천마을을 출발해 하산은 활천에서 멀지 않은 울주군 양지마을로 한다. 준주봉 오르는 길과 복안산에서 하산하는 길은 울주 땅이지만 준주봉(356m) 정상에서 복안산(552m) 정상까지의 길은 울산시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루는 능선이다. 발길이 잦지 않은 중에도 각 지역 산악인들이 시계길과 도계길을 따라 답사한 자취가 있다. 이 코스는 근교산 219회에서 능선 길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 다시 소개하면서 당시 시·도 경계를 벗어난 코스를 최대한 경계에 가깝게 따라가고 하산하는 길은 지능선을 따라 양지마을까지 가는 길로 잡았다. 소개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길의 상태는 이전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두드러지게 바뀐 것이라면 이름이 없이 지형도에 552.2m봉으로 표기한 봉우리에 주민이 부르는 '복안산'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다.

이번 코스는 두 봉우리는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지만 300m대에서 500m대로 꾸준히 고도를 높이는데다 오르내림이 반복돼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한다. 또 길이 거친 만큼 긴 소매와 긴 바지가 필수다. 준주봉~복안산 산행은 하활천경로당을 출발해 경부고속도로 굴다리~석문암~전망대~준주봉 정상~달성서씨 묘 앞 삼거리~안부 삼거리~전망대~사거리~도로공사 끝 안부~안부 사거리~평해황씨 묘~김해김씨 묘~복안산 정상~능선~나주정씨 묘~안부~지장사를 거쳐 양지마을회관에서 마무리한다. 총 산행거리는 14㎞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5~6시간, 휴식을 포함하면 6~7시간 걸린다.

   
준주봉 오르기 직전의 바위에 남은 산불 흔적.
산행은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활천마을의 하활천경로당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정면의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로 간다. 굴다리를 지나면 '석문암' 표지판이 있고 바로 오른쪽으로 꺾어 콘크리트길을 걷는다. 경부고속도로를 내내 바라보며 10분 정도 가면 석문암이다. 안내문에는 원효대사 수도한 곳이라고 적혀있다. 석문암에 들어서기 전에 '석문암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이 길은 암자 앞마당에서 만나니 어느 길로 가도 상관없다. 암자를 둘러보고 끝자락에 있는 용왕각 오른쪽으로 가면 길이 산으로 들어선다.

준주봉 오르는 길은 예전 산불이 지나간 곳이라 조림한 잣나무와 잡목들이 아직 키가 크지 않다. 10분가량 올라 바위 전망대에 서면 가까이 고속도로와 멀리 치술령 국수봉 연화산 토함산 등 경주와 울산의 산이 보인다. 20분가량 완만한 길을 올라 잡목 사이를 뚫고 가면 준주봉 정상이다. 준주봉이란 이름은 지형도에 표기된 이름이고 석문암이나 동네 주민은 준제산이라고 부른다. 정상은 삼각점 이외엔 구별되는 게 없다. 정상 공터를 둘러싼 나무 때문에 조망은 어렵다. 길은 올라온 쪽에서 정면으로 이어진다. 여기서부터는 울산시 울주군과 경북 경주시의 경계를 걷는다. 능선을 따라 완만한 내리막이 한동안 계속된다. 10분 정도 내려가 T자 삼거리가 나오면 왼쪽으로 간다. 5~6분 더 내려가면 안부를 지나 완만하게 오르막이 시작하는 지점에서 Y자 삼거리다. 왼쪽은 봉우리를 우회하는 길이다. 답사로는 오른쪽으로 달성서씨 묘 뒤로 올라간다. 10분가량 가파른 오르막을 가면 숲이 우거진 봉우리 정상이다. 4~5분 내려가면 안부에서 우회하는 길과 만난다.

◇ 이정표 하나 없이 나무 우거진 거친 산길

   
양지마을에서 올라오는 도로가 끊겨 있다.
10여 분 오르막을 가다가 큰 바위 옆을 돌아 오르면 왼쪽으로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준주봉과 거기서부터 길게 돌아온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곧 나타나는 무덤에서 2시 방향으로 올라서면 소나무 숲 속으로 능선을 따라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15분가량 가면 무덤이 있고 곧 사거리가 나온다. 잘록한 안부에 내려서면 좌우로 옛길의 흔적이 있다. 직진해서 올라간다. 10분이면 또 다른 안부다. 왼쪽으로 양지마을에서 올라온 도로가 보인다. 경주 쪽은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울주 쪽에만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다. 절개면 위를 지나 직진한다. 15분 정도 올라 펑퍼짐한 봉우리를 지나면 완만한 내리막이다. 여기부터 길이 희미해지므로 리본을 잘 살펴야 한다. 길은 시·도 경계인 능선을 따라간다. 10분이면 풀이 무성한 무덤을 지나고 다시 10분이면 돌멩이가 깔린 안부에 닿는다.

길은 안부에서 직진해서 올라간다. 그런데 난데없이 중장비로 낸 길이 100m가량 이어진다. 끝에서 정면의 소나무숲 사이로 길이 들어간다. 잠시 올라가면 길이 오른쪽으로 90도 가까이 꺾이고 여기서 10분 정도면 테니스코트 정도의 넓이에 조성한 평해황씨 무덤이 나온다. 길은 올라온 방향에서 왼쪽으로 이어진다. 길은 잠시 시·도 경계를 벗어난다. 사면을 따라 10분 정도 가면 잇달아 오래된 무덤들이 나온다. 여기서는 주의를 기울여 길을 찾아야 한다. 무덤 몇 개를 지나면 비석이 선 무덤 두 기가 나온다. 김해김씨와 경주김씨 묘이다. 이 두 무덤을 포함해 3기의 묘가 모여 있다. 이 가운데 비석이 없는 맨 오른쪽 묘에서 능선으로 치고 올라간다. 그 위로도 무덤이 잇달아 있고 길은 희미해진다. 직선으로 올라간다는 느낌으로 7~8분 가면 다시 능선에 올라선다. 왼쪽으로 꺾어 뚜렷한 길을 따른다. 길은 완만하지만 꾸준히 고도를 높인다.

   
복안산에서 하산하는 길에 잡목이 우거져 있다.
20여 분 완만한 길을 가다가 안부를 지나며 가파른 오르막이 나온다. 20분가량 오르면 경사가 누그러지지만 참나무가 울창하고 낙엽이 두껍게 쌓여 발걸음을 옮기는 데 힘이 든다. 곧 정상인듯한 봉우리에 올라서지만 복안산 정상은 조금 더 가야 한다. 정상 방향은 완만한 길을 내려서서 왼쪽으로 활처럼 휘어진다. 거의 평지와 비슷할 정도로 경사가 없어 정면으로 가서 내리막으로 들어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5분 정도 완만한 숲길을 걸으면 하늘이 트인다. 풀이 무성한 무덤과 삼각점(언양21)이 있는 이곳이 복안산 정상이다. 주위를 나무가 둘러싸 조망을 하기가 어렵다. 여기서 시·도 경계는 2시 방향으로 이어진다. 답사로는 이 길이 아닌 정면의 능선을 따른다.

◇ 상학골 끼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종주

   
복안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과 마찬가지로 하산길도 만만찮다. 초반엔 큰 경사 없이 완만한 길이다. 묵은 길이라 잡목이 우거져 길 찾기가 어렵다. 20분가량 가면 길이 왼쪽 10시 방향으로 꺾이고 잠시 뒤 나주정씨 묘를 지난다. 맞은편에 준주봉에서 복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바라다보인다. 100m가량 가면 다시 길이 오른쪽 2시 방향으로 휜다. 여기부턴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능선을 따라 고도를 낮춘다. 20분이면 360m봉을 지나고 15분가량이면 안부를 거쳐 작은 봉우리로 오른다. 여기 오르면 정면에 양지마을이 내려다보인다. 발길이 끊긴지 오래라 옛길을 찾기가 쉽지 않지만 족적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나주정씨묘를 지나 곧 지장사 옆으로 내려선다. 여기서 왼쪽으로 꺾으면 곧 콘크리트길과 만난다. 3~4분 더 내려가면 양지마을회관이다.


# 떠나기 전에

- 찾는이 드문 마을에 뜬금없는 걷기코스

   
양지마을회관 옆의 걷기코스 안내판.
산행을 마무리하는 양지마을회관 옆에는 안내도가 하나 서 있다. '명품 울주 걷기코스'란 이름이 붙은 안내도는 위성사진 위에 양지마을을 출발해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는 걷기코스가 붉은색 선으로 표시돼 있다. 상학골저수지를 거쳐 상학골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는 이 길은 양지마을 쪽에서 복안산 정상을 바라보고 좌우로 둘러싼 능선의 가장 안쪽까지 들어간다. 그런데 이처럼 안내도까지 설치한 걷기코스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을지는 의문이다. 울주에서도 가장 외진 곳 중 하나인 이 마을엔 젊은 사람은 드물고 대체로 연세 많은 어르신뿐이라는 게 취재팀이 만난 할머니의 말이다.

물론 마을 주민의 산책길로 이용되고 있으니 그만하면 효용 가치가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준주봉에서 복안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정비해 산꾼들의 발걸음을 유도하는 건 어떨까 하는 게 취재팀에 떠오른 생각이다. 이번 코스의 인근엔 봉계한우불고기특구가 있다. 산길을 다듬어 산꾼들이 찾도록 하고, 이들이 적당히 땀 흘리면서 산을 탄 뒤 홀쭉해진 배를 안고 봉계로 발걸음을 옮기도록 한다면 너무 억지스러운 생각일까.


# 교통편

- 언양서 내와 경유하는 봉계행 버스 이용

산행을 위해서는 일단 언양까지 간 뒤 터미널 옆 버스정류장에서 봉계행 308번 버스를 타야 한다. 산남신화에서 오전 7시 50분, 8시 30분, 9시 30분, 10시 10분에 출발하며 터미널 옆 정류장엔 10분 정도 뒤에 도착한다. '활천 입구' 정류장에 내려 출발지인 하활천경로당까지 1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오전 8시 30분 버스는 활천을 거쳐 내와까지 들어간다. 하산하는 양지마을에서는 오후 2시 35분, 7시 5분에 내와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언양으로 갈 수 있다.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땐 봉계개인택시(052-264-7542)를 이용할 수 있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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