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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근교산&그너머 <476> 거제 가라산~노자산

탁 트인 쪽빛바다 가슴까지 시리구나

거제도 남북 가로 지르는 외길 코스

등산로 전체 전망대, 능선·암릉 조화

아열대식물숲엔 벌써 야생화 봄잔치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6-03-30 15:22:29
  •  |   본지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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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산 마늘바위에 서면 '거제도의 광안리' 학동과 학동몽돌해수욕장이 발 아래 펼쳐진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이 외도(오른쪽)와 내도이고 그뒤로 서이말등대 와현 및 구조라해수욕장도 확인된다.


"자리를 뜨고 싶지 않을 만큼 연신 감탄사를 터뜨릴 만한 황홀한 조망을 가진 산은 어디 없나요. 이 봄, 오랫동안 기다려 온 예쁜 야생화를 원없이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산은요. 내달릴 능선길과 암릉이 적절히 섞여있으면 더욱 좋고요."

까탈스런 독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근교산을 모처럼 자신있게 내놓는다. 바로 거제도 가라산(585m)~노자산(565m)이다. 섬에서 각각 첫 번째, 두 번째로 높은 산이자 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거제지맥의 두 번째 구간이기도 하다.

거제지맥은 섬의 맨 남단인 망산에서 출발, 북으로 가라산 노자산 북병산 옥녀봉 국사봉을 거쳐 대금산에서 끝을 맺는 산줄기로 도상거리는 52㎞, 산행시간은 20시간 안팎. 노자산과 옥녀봉의 정상은 지맥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두 봉우리 정상까지 포함한다면 2시간 정도 더 걸린다.

거제지맥의 들머리는 몽돌해수욕장이 대부분인 섬에서 드물게 모래백사장인 남부면 저구마을 인근 명사해수욕장이고, 날머리는 국내 최대 대구 집산지인 장목면 외포항이다. 2년 전 3개월에 걸쳐 이 길을 개척한 대우조선해양(주)의 산행서클인 우정알파인클럽 김상철 회장은 "가라~노자 구간은 해금강과 외도 등 한려수도의 비경과 노루귀 바람꽃 등 희귀 야생화, 남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아열대식물숲, 그리고 산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주는 잇단 암봉이 산행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고 평했다.

산행은 남부면 저구고개~삼각점봉(209봉)~다대산성~학동재~망등~헬기장~가라산 정상~헬기장~진마이재~뫼바위~마늘바위~암봉~전망대~노자산 정상~혜양사~부춘골 순. 걷는 시간은 4시간 30분 안팎. 시종일관 외길인 데다 갈림길에는 어김없이 거제지맥을 알리는 안내판과 별도의 이정표가 서 있어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들머리는 저구고갯마루. 거제지맥의 1구간인 망산~내봉산 코스의 날머리에서 도로(14번 국도)를 건너 우측 50m 지점이다. 입구엔 '가라산 2.7㎞', '거제지맥'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서 있다. 바로 아래는 1018번 지방도와 14번 국도가 만나는 저구삼거리. SK남부주유소가 위치해 있다. 도로에서 바로 산으로 진입한다. 오르막의 연속이다. 길 옆엔 흰색 제비꽃. 기다림이 강렬했기에 무척 반갑다. 20분 뒤 두 번째 쓰러진 나무 직전 뜻밖의 삼각점. 209봉이다. 연보라 현호색도 발견된다. 10시 방향 봉우리는 왕조산.

양지 바른 무덤을 지나면서 다시 오름길. 5분 뒤 너덜인가 싶더니 허물어진 성(城)이다. 알고보니 다대산성. 성을 넘어서자 산길은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일순간 시야가 트이면서 망산과 다대항과 방파제, 그리고 여차나 홍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반대편 숲은 현호색 군락지다. 뒤이어 만나는 이름 모를 아열대 식물의 푸름은 거의 여름 수준이다. 산성은 길과 나란히 달리며 가면 갈수록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산성을 벗어날쯤이면 성이 봉우리 윗부분을 에워싸고 있는 형국임을 깨닫게 된다. 이는 조금만 더 올라가면 또렷이 확인된다.

성을 내려선다. 분홍 노루귀와 노란 생강나무꽃도 보이고, 혹한을 이겨낸 나뭇가지에는 아기 손톱만한 잎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25분 뒤 학동재.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다대초등에서 올라오는 길, 왼쪽으로 오른다. 돌길에 이어 바윗길이다. 10분 뒤 전망대. 한 치의 막힘없이 시야가 확 트인다. 발아래 저구마을과 명사해수욕장, 거제지맥 들머리인 망산(왼쪽)과 매봉산, 그 뒤로 대·소병대도, 그리고 그 앞으로 방금 지나온 세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그 중 세 번째 봉우리 정상을 동그랗게 감싸고 있는 다대산성도 보인다. 망산 왼쪽 저 멀리로는 해금강과 외도도 확인된다.

이때부턴 등산로 자체가 전망대다. 왼쪽엔 거북이 산에 오르는 모습을 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다시 숲으로 접어든다. 곧 망등. 가라산은 0.4㎞, 눈 앞이다. 가라산 대신 잠시 짬을 내 전'망'이 좋은 '등'으로 가보자. 볕이 따스하다 보니 이곳저곳 전망대에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가라산 정상은 망등에서 7분 거리. 잡목에 가려 조망은 없지만 앞서 황홀한 경관을 봤기에 별 불만은 없다.

하산은 계속 직진. 헬기장을 지나면서 내달려도 될 만큼 평탄한 산길이다. 20분 뒤 진마이재. 갈림길로 오른쪽은 대밭골(학동 동백숲). 직진한다. 이제 노자산은 3.3㎞ 남았다.

오르막의 연속. 노루귀와 산자고 바람꽃이 눈에 띈다. 15분 뒤 우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거제에서 가장 번화한 학동의 몽돌해수욕장과 천연기념물인 동백숲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후 펼쳐지는 밋밋한 능선에는 일종의 매듭과 같은 역할을 하는 암봉이나 바위가 쉼터를 제공한다. 이 중 바위가 여럿 펼쳐져 있는 전망대가 압권이다. 뫼바위다. 학동뿐만 아니라 저 멀리 옥색 산불초소가 서 있는 노자산 정상도 보인다.

4분 뒤 '뫼바위'라 적힌 이정표 갈림길. 오른쪽 학동몽돌해수욕장 가는 길, 왼쪽 노자산 마늘바위 방향으로 간다. 당분간 숲길. 보랏빛 얼레지가 지천이다. 집채만한 바위를 우로 에돌아 15분이면 길 오른쪽으로 약간 비켜난 독특한 모양의 큰 바위에 닿는다. 생긴 모양이 그런지 이름이 마늘바위다. 이어지는 산길. 얼레지와 노루귀의 연속이다.

엄청난 규모의 암봉 앞 갈림길. 유의해야 할 지점이다. 등정땐 밧줄이 있어 그나마 힘겹게 오르지만 내려올 땐 아주 위험해 초보 여성 산꾼일 경우 애를 먹는다. 때문에 암봉 왼쪽으로 에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그런 안내판이 없어 시행착오가 잦다. 참고하길.

이내 목조 건물인 전망대를 만난다. 쓰러지기 직전이다. 이곳 사람들은 옛 성터라고 한다. 오른쪽은 자연휴양림 가는 길로 북병산으로 이어지는 거제지맥길이다. 직진한다. 잇단 집채만한 바위를 두 번 에돌아 마지막 돌길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마침내 노자산 정상. 북쪽으로 거제의 명산이 확인된다. 구천댐을 기준으로 오른쪽 정상에 건물이 보이는 산이 옥녀봉, 그 뒤로 국사봉 대금산, 왼쪽 저 멀리 큰 부락인 거제면 뒤로 선자산 산방산 계룡산 앵산도 보인다.

하산길은 둘. 헬기장에서 오른쪽은 자연휴양림(1.4㎞) 가는 길, 왼쪽 혜양사(2㎞)로 내려선다. 25분이면 임도에 닿는다. 여기서도 혜양사는 700m. 임도로만 가지말고 두 번 정도 열린 산길을 이용해도 된다. 입구에 리본이 붙어있다. 임도에서 절까지는 14분. 절에서 버스를 탈 수 있는 '노자산 혜양사' 팻말이 서 있는 부춘골 입구까지는 15분 걸린다.




# 교통편

- 고현서 저구행 시내버스 하루 3번운행

현호색.
대중교통편은 다소 시간 맞추기가 힘들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제 고현행 시외버스(완행)는 오전 6시20분부터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3시간 걸리고 1만1300원. 직행은 오전 8시30분, 9시49분, 10시49분에 있다. 2시간40분 소요되며 요금은 완행과 동일. 고현터미널에서 날머리 저구행 시내버스는 오전 7시45분, 10시45분에 있다. 1시간10분 걸리며 900원.

날머리 부춘골에서 고현행 시내버스는 오후 4시15분, 7시30분에 있다. 고현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40분, 5시22분, 5시58분, 6시40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서진주 분기점~대전·통영고속도로 거제 방향~동통영IC~신거제대교 건너 계속 직진~거제면, 동부면, 해금강(남부) 방향~학동 해금강~해금강 남부~동부면~여차몽돌해변, 명사해수욕장, 남부 방면 우회전 1018번 지방도~GS 동부주유소 지나~'문화관광농원' '가마솥국밥' 간판 보고 우회전(※길 유의)~해금강, 명사해수욕장~노자산 등산로(이 곳은 날머리임)~해금강 남부 다포~저구삼거리(SK남부주유소 또는 토탈가이드·마트 위치) 순. 주차는 토탈가이드·마트 옆 공터에 하면 된다.

또는 남해고속도로 마산 창원 방향~마산TG~서마산IC~시청 통영 방향~진동~고성~통영~신거제대교. 이하 같음. 참고 하나. 날머리 혜양사와 들머리 저구를 오가는 버스는 없다. 따라서 동부(면) 개인택시(055-633-6626)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1만5000원 안팎.




# 떠나기전에..

- 우정알파인클럽서 거제지맥 개척

얼레지.
거제도에는 예부터 '10대 명산'이 있었다. 가라산 노자산 북병산 옥녀봉 국사봉 대금산 산방산 계룡산 선자산 앵산이 바로 그것.

개별 봉우리로 존재하던 10대 명산은 대우조선해양(주)의 산행서클 우정알파인클럽(회장 김상철)의 노력으로 2004년 6월 망산에서 대금산까지 남북 능선을 이어 이른바 거제지맥을 개척했다. '구슬 서 말을 꿴' 셈이다. 현재 우정알파인클럽은 맨 서쪽 산방산에서 계룡산~선자산~북병산으로 이어지는 동서횡단로를 계획중이다.

지금까지 국제신문은 △망산~내봉산(2003년 5월 제340회) △대금산(2003년 4월 제333회) △계룡산~선자산(2001년 2월 제236회)을 통해 10대 명산을 소개했다. 당시로선 거제지맥이 세간에 알려지기 전이다.

산행팀은 지난해 1월 국사봉~옥녀봉(제419회) 구간을 걸으면서 '거제지맥'이라고 적힌 빨간 리본을 처음 봤다. 수소문 끝에 김 회장과 통화가 됐고, 비로소 국제신문을 통해 거제지맥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 길은 맥이 끊겨 오랫동안 도로를 걸어야만 하는 기존의 기맥이나 지맥과 달리 대부분 산길을 걸으며 한려수도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어 산꾼들 사이에선 숨은 보석과도 같은 존재다.

덩달아 거제지맥의 시점인 망산은 이제 '11대 명산'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거제에서 산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봉우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산행팀은 이제 남은 북병산과 산방산 앵산도 가까운 시일 내 소개할 것을 약속한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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