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 회수 업무라고 소개한 뒤
- 피싱 피해자 현금 받는 일 시켜
- 올해 부산 356명 검거 … 증가세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 고액을 주고 피해자들에게 현금을 건네받는 수거책(대면편취책)을 모집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업자는 물론 변호사마저 이 같은 고액의 수거책으로 활동하다가 처벌받았다.
부산경찰청은 최근 3년간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 인출책 등 검거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8년 342명, 2019년 512명에 이어 올해는 지난달까지 356명으로 증가세를 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말까지 검거 증가세가 지속되면 지난해 검거실적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범죄 조직은 유명 아르바이트 구직사이트 등에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명칭을 써서 구인 광고를 올린 뒤 구직자가 전화를 하면 채권 회수 업무라고 속여 현금수거책을 모집한다. 또 채용 절차도 대면 면접이 아닌 전화 통화만으로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현금수거책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은 뒤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을 건네받고 이 돈을 무통장 입금으로 조직에 보낸다. 현금수거책은 20, 30대가 대부분인데 최근에는 연령이 고령화되는 추세다. 지난 6월 금정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아 조직에 입금한 혐의(사기)로 50대 남성 A 씨를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통해서 건당 10만~50만 원의 수당을 준다는 고액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뒤 조직에서 수금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실직한 A 씨는 이들이 보이스피싱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일당을 받기 위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현금을 수거하는 등 계속 범행에 가담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도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했다가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7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B(37) 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 씨는 올해 초 보이스피싱 일당의 지시를 받고 피해자 2명에게서 2000여만 원을 뜯어내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 소재 유명 대학 법학과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휴업 중이던 B 씨는 급하게 돈이 필요해 이른바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신청했다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사례처럼 건당 수십만 원을 받는 등 고수익이 가능하다 보니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계좌이체를 통한 보이스피싱이 대다수였으나 현재는 현금수거를 통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었다. 은행권이 금융사기 차단을 위해 AI(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계좌이체를 통한 범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은행 업무시간에 범행이 이뤄지는 만큼 현금수거책 대부분이 무직인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으니 고액 알바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