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의 자매' 등 25편 상영
- 내일부터 영화의전당서

일본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자 '영화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불멸의 거장 '미조구치 겐지'의 타계 60주기를 맞아 특별전이 개최된다.

	미조구치 겐지(왼쪽), 영화 '우타마로를 둘러싼 다섯 여인들'의 한 장면.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미조구치 겐지의 대표작은 물론 그동안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1930년대 작품 '오센의 몰락' '사랑과 미움의 해협', 1940년대 작품 '우타마로를 둘러싼 다섯 여인들' '내 사랑은 불탄다' 등 25편을 상영한다고 4일 밝혔다.

미조구치 겐지는 영화사상 가장 우아하고 유려한 롱테이크의 영상 시인이었다. 인물의 움직임에 따라 분리된 공간들을 유영하듯 넘나드는 특유의 우아한 롱테이크는 '미조구치 스타일'로 불렸다.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장 뤽 고다르와 빔 벤더스, 짐 자무시 등이 그 스타일에 오마주를 바친 바 있다.

그가 일생을 통해 그려낸 여성상은 영화예술이 빚어낸 여성 캐릭터의 한 원형이 됐다. 1930년대 미조구치 영화에는 기성 질서와 불화하는 반항적인 여성 주인공들이, 만년의 영화들에선 헌신과 희생의 극치를 보여준다. 미조구치의 필모그래피 전체가 여성의 수난과 저항에서 희생과 대속에 이르는 장대한 대서사시를 이룬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대조적인 여자의 삶 속 미조구치적 리얼리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기온의 자매'(1936), 눈부신 우아함과 철저한 형식미로 여성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구조를 비판한 '마지막 국화 이야기'(1939), 일본의 가장 유명한 고전 '추신구라'를 소재로 한 희곡 중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마야마 세이카의 원작을 미조구치 겐지가 역동적으로 영화화한 '겐로쿠 추신구라 전편'(1941)이 상영된다.

21일 연인들의 수난을 다룬 '치카마츠 이야기' 상영 후 영화평론가 김성욱의 특별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27일에는 기생 오하루의 일생을 관조적으로 그려내며, 1952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수상한 '오하루의 일생' 상영 후 영화감독 오승욱의 특별강연이 진행된다.

관람료는 일반 6000원, 유료회원과 청소년 및 경로는 4000원(월요일은 상영 없음)이다. 문의 (051)780-6080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