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에 근무하는 경찰관이라면 금요일 밤이 두렵다. 술에 취한 사람이 길바닥에 쓰러져 자고 있다는 신고, 술을 먹다가 옆 테이블 손님들과 싸움이 붙었다는 신고, 술 취한 손님이 잠들어 일어나지 않는다는 택시기사의 신고 등등. 이러한 신고는 밤이 깊을수록 늘어나고 지구대 안은 술 취한 사람들이 지르는 고함소리 때문에 전화를 제대로 못 받을 지경이다.

모든 게 술과 관련돼 있다. 한번 마시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주당들의 그 정신력이 놀랍다. 사람들은 '불타는 금요일'이라며 신나게 마신다지만 뒤처리하기에 급급한 경찰입장에서는 '맥 빠지는 금요일'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이 힘든 것쯤이야 참고 견디면 된다지만, 문제는 취객들이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범죄꾼들은 술 취한 사람에게 일행인 것처럼 접근하거나, 부축하여 도와주는 척하면서 가방이나 지갑을 훔쳐가고 심지어 반지나 목걸이마저 빼가기도 한다. 취객들은 이러한 피해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다음 날 술이 깨고 나서야 기억을 더듬어보지만,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 정확한 피해 진술도 어렵다.

여성의 경우 더욱 심각한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성폭행 또는 성추행이 그것이다. 도대체 어쩌자고 그렇게들 마시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모두들 적당히 마시는 습관을 들이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이루어 이번 주말을 건강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서국원·부산 금정서 장전지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