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업난과 물가고, 노후대책 등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매사가 경쟁이고 세상은 각박해지며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은 종적을 감추는 실정이다. 삭막한 세태 속에 내몰린 사람들은 모두가 정신적인 위안을 찾고 싶어 한다. '힐링(치유)'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이유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숨은 명소가 있다. 경남 양산 법기수원지(사진)가 바로 그곳이다.
부산의 상수원 가운데 하나인 법기수원지는 높이 30m가 넘는 수많은 나무가 뿜어내는 숲의 향기와 150만 t의 물이 있는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일품이다. 조용히 거닐기만 해도 심신이 치유되는 곳이다.
법기수원지는 1932년에 건설돼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금지해오다가 2011년에 그 모습을 일부 공개했다. 수원지 보호를 위해 전체 모습은 공개하지 않고 입구에서 저수지 둑까지만 공개했다. 현재 관람이 허용된 부분만 둘러봐도 절경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이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수령 80~130년의 거대한 나무들이다. 편백, 개잎갈나무, 가래나무 등 오랜 세월을 견딘 우람한 나무들은 30t이 넘는 큰 키로 남다른 위용을 뽐내고 있다. 벼락 맞은 개잎갈나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저수지 둑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둑에 이르면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둑 중간에는 13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쟁반처럼 넓게 퍼진 모습의 반송이 자리 잡고 있어 색다른 운치를 더해준다.
법기수원지는 부산의 상수원이어서 수질 보호를 위해 관광객들의 음식물 휴대를 금지하고 있다. 휴일에 시간이 나면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울창한 숲과 푸른 저수지가 함께 어우러진 양산 법기수원지를 한 번 찾아 산책해보는 건 어떨까.
법기수원지 전경. 상수원이어서 물이 아주 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