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바닷속 세상이야기-그 곳에도 삶이 있다 <3> 이야기 속 주인공 된 바다생물

토끼야, 용궁 살자

토끼 귀 닮은 군소, 해조류 먹고 살아… 미역·다시마 양식 어촌 탐관오리 빗대기도

`토끼의 간` 속 자라, `심청전` 속 거북 용왕 사신으로 등장

서양에선 돌고래가 바다의 신 포세이돈 사신이자 큐피트로

돌고래 인형 선물… 사랑 맺어준단 설도

한국 `해미래` 등 잠수용 기구 개발, 인류 바닷속 삶 도전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아주 오래 전 용왕이 큰 병이 들었다. 토끼의 간만이 용왕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처방에 용궁의 충직한 신하 자라가 육지로 떠났다. 자라는 토끼를 꾀어 용궁으로 데려오지만 토끼는 간을 물 밖에 두고 왔다는 임기응변으로 무사히 땅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옛 이야기는 그렇게 끝난다. 그런데 충직한 신하 자라가 한 번 실패했다고 토끼 꾀는 일을 포기했을까.


■간을 빼주고 바다에 정착한 토끼(?)

'바다 토끼' 군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결국 자라는 토끼를 다시 용궁으로 데려가는데 성공했을 것이다. 그리고 용왕에게 간을 빼준 토끼는 땅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바다에 머물고 말았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바다 속에는 토끼를 빼 닮은 동물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연체동물에 속하는 군소가 그 주인공이다. 군소 머리에는 두 쌍의 더듬이가 있다. 이 중 냄새를 감지하는 큰 더듬이가 길쭉한 토끼 귀를 닮았다. 그래서 군소를 두고 '바다토끼(Sea rabbit)'라고 부른다. 군소는 토끼가 풀을 뜯어 먹듯이 해조류를 뜯어 먹는다. 또한 군소도 토끼처럼 새끼를 많이 낳는다. 군소 한 마리가 한 달에 1억 개 정도의 알을 낳는데 만약 이 알들이 모두 부화해서 자란 후 다시 알을 낳고, 그 알들이 다시 부화해서 알을 낳고 한다면 단 1년 만에 지구 표면은 2m 두께의 군소로 뒤덮이게 될 것이라 한다.

군소가 초식동물로 미역, 다시마 등을 주로 뜯어 먹다보니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옛날 한 어촌 마을 앞 바다에 군소가 많이 늘어나 미역을 다 뜯어 먹어 버렸다. 하루는 이 마을 군수가 마을을 둘러보는데 "그놈의 군수 때문에 못 살겠다"는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사람들은 군소라 했을 터지만 잘못 알아들은 군수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지역에 따라서는 군소가 닥치는 대로 미역을 뜯어 먹는 꼴이 탐관오리가 백성들을 못살게 구는 것처럼 보여 군소를 두고 군수라 부르기도 한다.

불가사리가 군소알을 포식하고 있다.
옛이야기 속에서 용궁은 심청전에도 등장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아버지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를 용궁으로 데려간 주인공이 거북이란 점이다. 우리 선조들은 바다 속 세상과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연결해 주는 용궁의 사신역할을 거북이에게 맡겨왔다. 용왕의 명을 받아 심청이를 구해 용궁으로 데려간 게 거북이고, 토끼의 간 이야기에서도 거북이와 사촌 간인 자라가 등장하니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어촌 마을에서는 거북이가 그물에 걸리거나 땅 위로 올라오면 용궁에서 온 사신을 맞듯이 극진하게 대접해서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 그리고 거북이를 해, 산, 물, 돌, 구름, 소나무, 달, 불로초, 사슴과 함께 십장생이라 하여 영물로 생각했다.

■서구에서는 돌고래가 용궁의 사신

서구에서는 거북이 대신 돌고래에게 용궁의 사신 역할을 맡겼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암피트리테라는 여인을 너무 사랑했다. 그런데 그녀는 포세이돈이 무서워 바다 깊숙한 곳에 있는 아틀라스 신의 궁전으로 숨어 버렸다. 사랑에 빠진 포세이돈은 돌고래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해 줄 것을 부탁했다. 전 세계 바다를 뒤진 끝에 암피트리테를 찾아낸 돌고래는 포세이돈의 애절한 마음을 전해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게 되었다. 암피트리테를 맞은 포세이돈은 너무 기뻐 돌고래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별자리를 만들어 주었는데 그 별자리가 바로 여름 밤 하늘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돌고래자리이다. 그래서 서구에서는 지금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고래 인형을 선물하면 그 돌고래가 두 사람의 사랑을 이루어 준다고 믿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관점에서 등장하는 거북이와 돌고래 중 어느 쪽이 용궁의 사신으로 더 적임자 일까. 사람들은 거북이에 대해 느림보라는 선입관을 갖고 있지만 이는 땅 위에서의 모습만을 보았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거북이는 시속 32㎞ 이상으로 헤엄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천 ㎞에 달하는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고 탁월한 잠수 능력도 갖추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경기 수영 자유형 400m에서 3분41초86으로 금메달을 딴 박태환 선수의 기록을 시속으로 환산해 보면 6.49㎞에 불과하니 거북이가 얼마나 빠르게 헤엄치는지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필리핀이나 팔라우 등 열대바다에서 거북이를 만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때 거북이를 따라 잡고자 하는 일이 얼마나 무모한 행동인지 실감하곤 한다. 이런 점에서 거북이는 돌고래만큼의 수영실력을 가진데다 땅 위를 기어 다닐 수도 있으니 용궁의 소식을 전하는 적임자라고 할 수도 있다.

■현실화가 가능한 상상 속의 용궁

심해유인 잠수정 패스파인더호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용궁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로 용궁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바다 속에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안전하고 멋진 집이 지어진다면 그 곳이 바로 용궁일 것이다. 사람들의 꿈은 끝없는 도전과 노력을 통해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인류는 희망의 미래를 꿈꿀 수 있다. 바다 속 세상에 도전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어야 하고, 10m 깊어질 때마다 1기압 정도씩 올라가는 수압을 이겨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잠수용 기구를 만들어 낸 것은 이 때문이다.

기록에 의하면 잠수용 기구를 이용한 바다탐험은 기원전 325년 알렉산더 대왕의 시도가 최초이다. 알렉산더 대왕은 인도 원정에서 돌아오는 길에 페르시아만에서 밧줄에 매단 잠수통에 들어가 바다 밑바닥(10여 m 깊이)까지 내려갔다. 잠수통에 들어있는 공기로 숨을 쉬면서 바닷속 세상을 둘러본 대왕은 분명 흥분된 어조로 자신이 본 것을 전했을 것이다. 대왕의 이야기를 들은 역사가들은 '대왕이 바닷속에서 엄청난 크기의 이상한 동물들을 보았는데 그 중에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날카로운 이빨로 뒤덮인 동물도 있었다'고 적고 있다. 이후 과학의 발달은 인류가 더 깊이, 더 오랫동안 바다 속에 머무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심해 무인 잠수정 해미래
잠수용 기구를 이용해 가장 깊이 내려간 기록은 1960년 1월23일 미국 잠수정 '트리에스트 2호' 조종사들이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챌린저 해연 1만918m까지 도달한 것이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트리에스트 2호'는 배에서 줄을 매달아 밑으로 내린 잠수통 형태로 독자적인 추진력은 없다. 자기 힘으로 움직이는 잠수용 기구로 사람을 태운 채 가장 깊이 내려간 것은 일본 '신카이 6,500호'로 6500m까지 잠수하는데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2006년에 6000m까지 들어갈 수 있는 심해 무인 잠수정 '해미래'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총중량 3660㎏에 길이 3.3m, 높이 2.2m인 해미래는 각종 계측장비, 수중카메라 등 첨단장비를 갖추고 두 개의 로봇팔을 이용 샘플 채취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 스쿠버 장비면 30m 이내 바닷속은 OK

깊은 바다 속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특별하게 제작된 잠수용 기구를 이용해야 하지만 보통 사람들도 스쿠버 장비를 이용하면 30m 이내의 바다 속은 안전하게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 주고, 몸에 상처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잠수복이 필요하다. 그리고 물안경을 써야 한다.

조끼처럼 생긴 것은 부력조절기이다. 부력 조절기는 몸이 쉽게 가라앉고 뜰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공기통에는 물속에서 숨을 쉬는데 필요한 공기가 200기압 정도로 꽉꽉 눌러져 담겨 있다. 이 공기는 압력이 높아서 직접 들이마실 수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호흡기이다. 호흡기는 압축된 공기를 쉽게 들이마실 수 있도록 압력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잠수복과 부력 조절기를 입은 데다 공기통까지 짊어지면 부력이 늘어나 물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자기 체중의 1/10정도 되는 무게만큼의 납덩어리를 허리에 차야 한다.

장비를 착용하고 무거운 납덩어리까지 허리에 찼으니 물속에서 움직이기가 힘들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오리발이다. 오리발을 신으면 적은 힘으로도 물속에서 쉽게 움직일 수 있다. 이외에도 장갑, 신발, 나침반, 칼, 잔압계, 수심계 등이 필요하다. 물속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이런 장비들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소통하며 확장·진화…새 길 찾는 부산문화 <2-3> 기성 장르엔 어떤 일이- 미래가 사라진다
  2. 2조봉권의 문화현장 <58> 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를 만나다
  3. 3부산 서구 암남동 주민자치회, ‘아름다운 송도지킴이 BDS(바다소년단)’ 발대식
  4. 4“10년 만에 낸 시집…독자 마음 속에 깊이 남고싶다”
  5. 5BIFF 아시아필름마켓, 차승재·오동진 공동위원장 체재로
  6. 6내수차 시장 빙하기 “신차 값도 깎아드립니다”
  7. 7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205> 우울증 앓는 조경민 씨
  8. 8이참에 싹 바꾸는 거인…유망주에 ‘데이터 야구’ 심는다
  9. 9한여름 무더위 식힐 흥겨운 춤·노래 공연
  10. 10[사회복지관 지역맞춤 사업] 우린 소외층 집안 청소정리 도우미이자 말벗
  1. 1김정숙 여사, 7위로 탈락한 김서영에 다가가 “사진 찍을까요”
  2. 2北, 한미군사연습에 협상 미루고 새 잠수함 공개…압박 나서나
  3. 3합참 "러 A-50 조기경보기, 영공침범…軍, 360여발 경고사격"
  4. 4日, 이 와중에 “독도는 일본땅”… “러 군용기 비행 때 자위대기 발진”
  5. 5이언주 영입전 치열… 자유한국당·우리공화당 ‘러브콜’
  6. 6긴박했던 7분…KADIZ 3시간가량 무단 침입
  7. 7조국 “더 이상 글 올리지 않을 것”… ‘죽창가’ 이후 열흘간 게시물 43건
  8. 8'KT 특혜채용'혐의 김성태..."이것은 정치수사"눈물로 호소
  9. 9부산시의원 퀴즈형식 시정질문…공무원 면박주기 논란
  10. 10김정은 새 잠수함 시찰…북미대화 압박 의도
  1. 1내수차 시장 빙하기 “신차 값도 깎아드립니다”
  2. 2 그린켐텍
  3. 3 덩치 키웠지만 더 날렵해진 차체…시속 100㎞까지 단 6.8초
  4. 4부산디자인센터, 지역 맞춤형 인력양성 성과 최고등급
  5. 5삼성전자서비스 파업…본격 무더위 앞두고 에어컨 A/S ‘초비상’
  6. 6일본 여행 예약 50% 급감…중국·동남아 등지로 휴가지 급선회
  7. 7무역협회 부산본부, 경남본부와 공동 물류사업 협약
  8. 8“베트남·인도시장 개척할 기계·자동차 기업 찾아요”
  9. 9내달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주택대출 나온다
  10. 10부산 대기업 협력사 수익성, 비협력사보다 낮다
  1. 1러시아 군용기 독도 인근 영공 2회 침범… 군 경고사격으로 최종이탈
  2. 2오늘 대서, 부산 낮 최고 30도 예보…폭염주의보 발효
  3. 3해운대서 바위 굴러 떨어져… 차량 3대 파손, 인명피해는 없어
  4. 4김성태, 검찰 규탄 시위 중 눈물… “채용공고도 안 냈는데 어찌 입사” 물음엔
  5. 5(2보)사직실내수영장서 수영하던 40대 남성 숨져
  6. 6사직실내수영장서 40대 이용객 숨져
  7. 7마라탕 전문점, 절반 이상 위생 불량… “최근 인기 불구, 조리장 모습은”
  8. 8거제시민, 가덕도 신공항 조기 건설 본격 촉구
  9. 9檢, 고 윤창호 씨 가해 운전자 항소심서 징역 12년 구형
  10. 10SK허브스카이 정전은 입점 시설 전기설비 결함 탓
  1. 1프로야구 롯데 코치진 개편, 1군 투수코치에 임경완
  2. 2차유람 3쿠션 데뷔전 1회전 탈락 쓴맛 “성적보다 최선 다해야”
  3. 3김서영, 노력이 고스란히 보이는 복근 “몸짱 아줌마가 꿈이야”
  4. 4롯데, 1군 투수코치 임경완 발탁…주형광·최만호 코치는 퓨처스행
  5. 5이강인 발목 잡는 발렌시아
  6. 6흥행 걱정 기우…평일에도 ‘구름관중’
  7. 7이참에 싹 바꾸는 거인…유망주에 ‘데이터 야구’ 심는다
  8. 8경영 줄줄이 예선 탈락…안방서 물 먹은 한국
  9. 9박인비, 에비앙서 ‘그랜드슬램’ 논란 잠재울까
  10. 10야구대표 김경문호 출범, 프리미어12 엔트리 발표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