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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세계화 위해 정부·지자체 지원 절실”

막걸리 세계화 연구소장 김미향 신라대 교수

  • 국제신문
  •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  |  입력 : 2020-09-02 20:16:35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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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주·막걸리 기능성 중점 연구
- 양조장 2세 경영인 지원 나서
- 양조법 등 종합 교육 커리큘럼도

750㎖ 한 병에 1500원을 넘지 않는 저렴한 술. 억수 같이 비가 오는 날, 찌그러진 주전자에 담아 양은 사발에 가득 부어 들이켜는 술. 한국 사람이라면 ‘막걸리’를 떠올릴 때 쉽게 연상하는 이미지다.
신라대학교 막걸리 세계화 연구소 김미향 소장이 막걸리 기능성을 설명하며 세계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우아한 잔에 얼마 따르지 않고 빛깔과 향부터 천천히 음미하는 서양의 와인과 위스키는 특별한 날, 비싼 값을 치르고서라도 마시는 술이나 막걸리는 다르다. 친숙함 속에 막걸리는 언제나 쉽게 접할 수 있어 양주와는 처음부터 주어진 길이 다른 술로 여겨진다.

1970년대 산업화 시절 농촌과 일터에서 막걸리는 배고픔과 노동의 고단함을 지우며 전성기를 맞았다. 제대로 된 위생 기준도 없었던 탓에 생산 환경은 열악했다. 조악한 품질은 저렴한 술이라는 이미지를 낳았고, 전성기가 지나며 막걸리 산업 자체가 급격히 위축되자 ‘싼 술’이라는 이미지는 굳어졌다.

신라대 김미향(60·식품영양학과) 교수는 2009년부터 10년 넘게 ‘막걸리 세계화 연구소’에서 막걸리를 연구 중이다. 2010년부터는 제2대 소장으로 취임해 지역의 양조장과 함께 호흡하며 막걸리의 새로운 전성기를 준비 중이다.

대학교 내에 ‘막걸리 세계화 연구소’라는 이름부터 생소한 연구소가 자리한 배경에는 지역양조협회의 위기감이 영향을 미쳤다. 김미향 소장은 “2001년 부산양조협회 연구개발 의뢰로 막걸리 연구를 시작했고 이후 긴 준비 끝에 한국 전통주의 과학화와 세계화를 위해 연구소를 설립했다”며 “막걸리 침전물 속에서 혈행 개선 물질, 암세포 억제 성분이 발견되면서 막걸리 선호도를 높이는 성과도 냈다”고 설명했다.

막걸리 세계화 연구소는 술을 빚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균주와 막걸리 기능성 연구에 중점을 둔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 양조장을 운영하는 이들과 일반인 대상 교육도 연구소의 주요 기능이다. 김미향 소장은 “부산, 경남 양조장을 살펴보면 1세대가 물러나고 2세대가 운영을 맡고 있다. 이들 중에는 제대로 된 양조법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며 “연구소는 이들에게 체계적으로 양조법을 가르치고 제품 컨설팅 등 종합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막걸리는 때론 맥주와 소주보다 홀대받았지만, 2008년 무렵 일본에서 시작된 막걸리 열풍으로 세계화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 다만 일본 내 혐한 분위기와 탄탄하지 못한 기반으로 국내외 다양한 요구를 소화하지 못하면서 막걸리 인기는 사그라들었다. 김미향 소장은 “앞으로 막걸리 세계화를 위해서는 고유의 전통은 지키면서도 최신 추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막걸리의 세계화를 이루려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김미향 소장은 “맥주와 소주는 대기업의 막강한 자본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지만, 소규모 양조장이 기본 생산단위인 막걸리는 국가적 지원 없이는 생존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런데도 정작 막걸리의 세계화의 열쇠를 쥔 정부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김 소장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차원의 여러 시도가 있지만, 쌀 소비 증대를 위한 부차적 수준”이라며 “과거 정부 연구 공모 심사 중에 한 심사위원으로부터 국가가 술 관련 사업에 돈을 쓸 수 있느냐고 야단을 맞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순탄하지 않은 길이지만, 김미향 소장은 계속해서 막걸리 연구와 인력 양성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소장은 “한국인의 배고픔과 함께 걸어온 막걸리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지역 양조장을 묵묵히 지키는 이들과 부산의 맛과 멋을 고스란히 담아낸 막걸리를 만들고 더불어 변화를 모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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