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널리즘’ 부산연극제 최우수상
- 지역대표로 대한민국연극제행
- 극단이름 B급 코드 반영해 지어

지난달 치러진 제38회 부산연극제는 모처럼 눈길을 끌었다. 이전까지는 참가 신청을 한 작품은 모두 무대에 오를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일정한 심사를 통과한 작품으로 제한했다. 이렇게 해서 참가 신청작 5편 가운데 2편만 무대에 올랐다.

연극 ‘저널리즘’으로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참가하는 극단 B급 로타리의 김경민 대표가 대회를 앞둔 소감 등을 밝혔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이 중 부산연극제에 처음 참가한 젊은 극단 ‘B급 로타리’가 연극 ‘저널리즘’으로 최우수 작품상, 연출상, 우수 연기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당연히 이목이 집중됐다.

부산연극제 최우수상 작품은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다음 달 5일 이후로 연기됨)에 지역 대표로 출전한다.

극단 B급 로타리 김경민(31) 대표를 만나 이들의 연극 이야기를 들어봤다.

“창단하고 5년 동안 큰 규모의 경연에는 나간 적이 없어요. 그러다 이제는 저와 극단 모두에게 변곡점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 큰 무대를 찾았습니다. 부산연극제가 굉장히 높은 산으로 느껴졌던 만큼 사전 심사를 통과하고 경연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어서 즐기면서 준비했어요. 그런데 상까지 주시니 믿기지 않아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희곡을 쓰고 연출한 ‘저널리즘’은 특정 뉴스가 보도되는 것을 막으려는 거대 언론사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언론과 기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작품이다. 연출력과 배우 간 앙상블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재는 대한민국연극제 참가를 위해 작품을 가다듬고 있다.

김 대표는 “배우가 16명이나 나와 이야기 흐름이 끊기거나 느슨해지지 않도록 리듬감을 살리는 것이 중요했다. 극의 생동감을 살리고자 배우들의 앙상블을 앞세웠다. 이를 위해 자율성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의 갈등 구조가 다소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대한민국연극제에 나설 때는 드라마 트루기를 도입해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극단 B급 로타리는 동서대 연기과 출신인 김 대표를 주축으로 2016년 창단했다. 획일적인 세상에 또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도 대중성을 잃지 않는 ‘B급 코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극단 이름에도 ‘B급’을 넣었다. 김 대표는 창단 뒤 극작과 연출에 집중했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상황을 서부극으로 표현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조선’, 두 식당 간의 치열한 경쟁과 화해를 그린 ‘최고의 면발:푸드코트’ 등을 선보였다.

그는 “너무 어려운 작품으로 관객을 소외시키고 싶지 않았지만 단순히 웃고 즐기는 연극을 원한 것도 아니다. 연극이 추구하는 예술성과 시대정신을 균형 있게 담아내기 위해서는 대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2017년 초연한 ‘저널리즘’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연극제를 앞둔 김 대표는 어깨가 무겁다. 그는 “부산 대표로 나가는 만큼 정말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요즘 쉬지 않고 연습하는 중”이라며 “B급 코드를 좋아하다 보니 영화나 만화를 즐겨본다. 만화 ‘드래곤볼’에는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기운을 모아 적을 무찌를 수 있는 ‘원기옥’이 등장한다. 저와 극단을 도와주시는 분이 많은데 이런 기운을 뭉친 ‘원기옥’을 뿜어내 알찬 무대를 완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