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과제 추진

- 정부 공공기관 추가 이전 문제

- 사회적 합의거쳐 신중하게 처리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공석이던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 김사열(64)경북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를 위촉했다. 신임 김 위원장의 ‘스펙’만 얼핏 보면 ‘균형발전’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생물학을 전공한 동시에 대구 뿐만 아니라 부산, 충청권 등에서 문화·시민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던 그의 개인사를 들여다보면 문 대통령이 자신의 균형발전 정책을 마무리 지을 인물로 김 위원장을 발탁한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진보세력이 활동하기 어려웠던 대구에서 김 위원장이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대구지회 회장을 맡아 굵직굵직한 현안을 헤쳐나간 ‘뚝심’이 발탁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진행한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가교로서 국가균형발전정책이 자율적인 지역주도로 속도감 있게 전개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5 총선이 끝나면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하겠다”고 말했고, 국토연구원이 이와 관련해 진행 중인 ‘혁신도시 성과평가 및 정책지원 연구’ 용역이 다음달 28일 결과가 나오는 등 공공기관 추가이전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그간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도시 정책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혁신도시의 미래 발전 전략과 정책과제 등을 발굴할 것”이라면서도 “공공기관 추가이전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 18조에 의거해 국회를 포함, 이해당사자 간 면밀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신중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이번에는 공공기관 구성원들의 합의를 구해 갈등요인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만들어질 신규 공공기관을 처음부터 지역에 설립하도록 법제화 해서 신규 공공기관이 지역을 적절하게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구상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설립된 공공기관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일자리는 전체의 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10%에 비하면 비중이 낮다”며 추가 설립의 여지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 외에도 1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 있는 기업들의 지방이전도 혁신도시 완성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인데, 김 위원장은 “기업이 원하는 걸 해줘야 하지 않나 싶다”며 “프랑스에서는 수도 파리에서 멀어질 수록 법인세를 낮춰주는데 세금 등 기업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대학에 몸 담아 온 김 위원장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올해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이 새롭게 추진된다”며 “지방대학은 그간 중앙정부만 상대로 정부 지원을 받아냈지만, 이제는 여기에서 벗어나 대학이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과제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을 통해 지자체와 대학이 협동해 ‘지역발전 콘텐츠’를 발굴하고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부산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1985~1990년 고신의대에서 근무하면서 ‘자갈치’ ‘일터’ ‘새벽’ 등 부산 지역 극단과 교류하고 ‘부산문화운동협의회’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당시 만났던 선·후배들과의 인연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부산을 여전히 즐겨 찾는다. 당시 부인이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주말부부를 했는데, 김 위원장은 주말에는 대구에서 극단 대표로 활동할 만큼 문화 운동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부산은 참 살기 좋은 도시”라고 말하는 김 위원장은 부산 울산 경남의 해묵은 과제인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에 대해서는 “여야를 떠나 지역 주민 모두의 염원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정부도 공감할 수 있는 개념과 현실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