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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기념관 어디에 짓든 민주사 교육 이끌 것”

설동일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2대 상임이사

  • 국제신문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19-11-21 20:01:38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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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지 부산·마산 놓고 고민 중
- 활용 방안 놓고도 머리 맞대
- 국가폭력 트라우마센터 필요
- 피해 규모 등 먼저 조사해야

설동일(63) 씨가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제2대 상임이사로 취임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상임이사로서 업무를 시작한다. “재단의 여러 이사와 직원분들과 같이 일하는 거다. 나는 엔(N) 분의 1에 불과하다”며 취임 일성을 전한 그는 “고호석 전 상임이사가 아프지 않았다면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고 밝혔다.

설동일 전 민주공원 관장이 제2대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로 선출됐다. 사진은 노무현재단 양산지회장 재직 시절의 설 상임이사.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고 전 이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 8월 재단 상임이사에서 물러났다. “고 전 이사는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전부터 내게 상임이사를 하라고 권유했었다”고 설명한 설 이사는 “뚜렷한 차도가 없이 몸이 계속 아프니 재단 운영에 걱정이 들었던 것 같다. 나는 ‘젊은 사람이 해야 한다’는 주의인데, 걱정이 된다는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고 전했다.

설 이사와 고 전 이사는 1977년 부산 중구 보수동에 세워진 ‘부산 양서협동조합’에서 함께 활동하며 인연을 맺었다. 양서협동조합은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사람이 모여 좋은 책을 나눠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었다.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나자 유신 정권은 양서협동조합을 항쟁의 뒷배로 몰아 회원 약 300명을 연행했다. 조합은 그해 11월 19일 강제로 해산됐다. 2년 뒤인 1981년, 당시 정권은 양서협동조합 등을 용공 단체인 것처럼 조작해 총 22명에게 누명을 씌워 구속했다. 이름바 ‘부림 사건’이다. 당시 두 사람 또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 부림 사건은 2013년 영화 ‘변호인’으로 다시금 주목받기도 했다.
재단의 당면과제는 항쟁 기념관 설립이다. 기념관이 필요하다는 점은 모두가 동의한다. 그러나 부산과 마산(현 경남 창원시)에 걸쳐 일어났다는 지리적 특징이 걸린다. 두 곳 중 어디에 기념관을 세워야 할 것인가를 두고 여전히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만약 부산에 설립해도 문제가 있다. 구체적인 장소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지난달 16일 부산대 전호환 총장은 부산대가 항쟁 발원지라는 상징성을 강조하며 “부산대에 항쟁 기념관을 세우고 싶다”는 바람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재단 내부에서는 많은 시민이 고초를 겪었던 옛 15P 헌병대 부지나 항쟁이 본격적으로 불타올랐던 중구 광복동 등에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설 이사는 “많은 분이 함께 고민하고 있는데, 선택지가 넓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행복한 고민”이라며 “기념관은 단순히 만드는 데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 민주사 교육 등을 수행하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장소가 돼야 한다”며 “기념관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중지를 모아야 한다. 100년 이상 빛나는 곳이 되려면 어떤 식으로 운영해야 하는지 선입견 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는 광주의 5·18트라우마센터처럼 부산에도 국가폭력 피해자를 위한 치유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설 이사는 트라우마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한편 “피해의 심각성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사무처장을 맡았었다. 그 당시에도 트라우마센터 건립 문제가 제기됐었다. 이런 센터를 건립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보상 차원에서 어느 정도로 피해가 심각한지를 먼저 조사해야 한다. 막연히 피해자가 있다는 것으론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한 설 이사는 “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회 활동기한을 연장하자는 취지로 법 개정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니, 최대한 많은 사례를 모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민주시민이 주체가 돼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해야 한다. 그래야 재단 등에서 일하는 사람도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부산·경남 창원시민의 관심을 부탁했다.

설 이사는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경남고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했다. 1988년 노동자복지연구소 소장, 1989년 부산노동단체협의회 의장, 1994년 노동자를 위한 연대 사무처장을 거친 그는 2002년 5월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민주항쟁기념관장을 역임했다. 또 2010년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운영위원장, 2011년 민주통합당 부산시당위원장 및 혁신과통합 부산대표를 맡았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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