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민주통합당 때 발족
- 갑의 횡포 막을 입법활동 등
- 사회적 약자 권리 보호 주력
- “부산 무분별 토목행정 심각
- 짜임새 있는 도시계획 필요”

“성취감은 크지만 고생하는 곳으로 유명하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이원정 총괄팀장은 “민생법안을 정기 국회 내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 한 번은 하고 싶지만 웬만하면 피하고 싶다는 그곳, 바로 을지로위원회다. 이원정(54) 총괄팀장은 2013년 민주통합당 을지로위원회 발족부터 함께했다. 을지로위원회는 을(乙)을 지키는 길(路), 법(law), 노력(勞)을 의미로 담고 있다. 소속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당직자 3명이 실무를 담당한다. 이 팀장은 지금까지 을지로위원회의 살림을 맡고 일꾼을 자처했다. 이 팀장은 “남양유업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 갑을 문제가 크게 대두됐다. 불공정, 불평등에 맞서 정치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며 “약자들에게 힘이 되는 정치를 해보자는 의미에서 위원회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을지로위원회에서는 갑의 횡포에 대한 민원을 받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한다. 민원이 들어오면 직접 현장에 가거나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법 활동을 한다. 금융 문제인 경우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관련 입법을 하는 식이다. 이 팀장은 “갑의 횡포는 전국적인 문제다. 전국에서 들어오는 각종 민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뛴다”며 “2017년 연제구 이마트 타운 사태 때 부산에 직접 가 현장 시위를 지원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연제구 이마트 타운 사태는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이 이마트 타운이 입점하면 망미·팔도시장이 직격탄을 맞는다며 구청에 해결을 요구한 사건이다. 현재는 연제구에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개최를 통해 전통시장과 중소상인들의 요구사항을 이마트 측이 수용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상황이다.

이 팀장은 부산에서 태어난 ‘부산 사람’이다. 사하구 감천동 출신인 그는 혜광고등학교를 거쳐 부산대학교를 졸업했다. 이 팀장은 “대학 졸업 이후 다양한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다”며 “노동자들이 오는 도서관인 광장 도서관을 만든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정치가 시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시당 사무처장으로서 부산을 누빈 그는 지난달 을지로위원회 총괄팀장으로 복귀했다.

부산에 애정이 깊은 그는 지역에 대한 조언도 쏟아냈다. 이 팀장은 “무분별한 토목 행정이 눈에 띄였다”며 “일례로 산보다 높은 아파트가 스카이라인을 다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 공무원과 토목 건축업자가 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되는 지점이다. 이런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짜임새 있는 도시계획을 강조했다. 그는 “문화적 열의가 높은 데도 행정이 뒷받침하지 못한다. 콘텐츠가 도시의 중심이 되고 그 콘텐츠로 사람이 모이면 그것이 곧 산업이 된다”며 “부산 산업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기국회가 시작되며 그의 발은 더욱 바빠졌다. 을지로위원회가 지정한 가맹점주 보호법, 무분별한 복합쇼핑몰 방지법 등 10대 민생법안을 정기국회 내에서 통과시키기 위해서다. 이 팀장은 “한두 개 법안이라도 통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정기국회 내에서 모든 상임위에 걸쳐 공동 국정감사도 추진 중이다. 할 일이 정말 많다”고 자리를 떴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