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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 가나안보청기 박효열 회장

“난청인들 세상과 소통하게 돕는 데 보람”

  • 국제신문
  • 임은정 기자
  •  |  입력 : 2019-03-26 19:06:5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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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자금 떼이고 받은 아이템
- 38년간 보청기 사업 외길로
- 독일 업체와 국내 독점제휴
- 기능향상·원가절감에 힘써

- 10년간 보청기 나눔 앞장 서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청각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가나안보청기는 올해로 창립 38주년을 맞았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의료기기인 보청기를 선택해 40년 가까이 난청인들을 위한 보청기 개발·제조의 외길을 걸어온 데는 박효열(71) 회장의 고집과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곳은 10년 전부터 대한노인회와 협약해 매년 보청기를 기부하고 있고, 2년 전에는 취업 연계 교육 협약을 맺어 청각관리사도 양성하고 있다. 국제신문을 비롯한 지역 언론사와 함께 ‘사랑의 보청기 나눔’ 행사도 진행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청각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가나안보청기의 박효열 회장은 38년 전 당시 생소했던 보청기 사업에 뛰어든 계기와 현재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이유 등을 말하며 웃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경남 창원 북면에서 농사를 짓던 그가 보청기 사업가로 성공한 데는 드라마틱한 사연이 숨어 있었다. “촌에서 부산으로 와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학습지 출판업을 준비했는데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하고 부도가 났어요. 그러다 성인병 예방 협회 부산지부장을 맡으면서 의사 등 의료인과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사단법인 특성상 제대로 월급을 가져다주지 못하자 아내가 생업전선에 나섰다. 박 회장은 다시 후배와 동업을 하게 되고 전세자금 250만 원을 빼서 사업자금으로 빌려줬다가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
박 회장은 “지금은 옛날 일이라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당시는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다”며 “후배를 찾아 가 돈을 갚으라고 하니 가진 것이 없다며, 돈 대신 그가 하고 있던 보청기 사업 아이템을 가져가라고 하더라. 그 일이 전화위복이 돼 평생 업이 됐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후 10년 동안도 ‘사업을 접어야 하나, 계속해야 하나’ 갈림길에서 갈팡질팡했다. 마침 국내 1위 보청기 업체가 그가 운영하던 매장을 거액을 주고 인수하겠다고 하던 차였다. “그때 미국에서 박람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업을 접더라도 보청기와 관련한 모든 것을 한 번 보고 접어야 후회가 없겠다 싶어 미국으로 갔지요. 그런데 거기에서 21세기 유망산업 100대 리스트에 보청기 산업이 손꼽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 비용의 10배를 준다고 해도 안 팔아야겠다고 결심했죠.” 오랜 기간 식당을 운영하던 아내도 식당을 접은 뒤 보청기 사업에 같이 뛰어들었다. 직원이 몇 달 동안 팔지 못하던 보청기를 아내는 하루 만에 뚝딱 팔아 치우면서 차츰 규모를 키워갔다.

현재 국내에는 10여 개 브랜드의 보청기가 판매되고 있다. 가나안보청기는 독일의 보청기 핵심부품업체인 한사톤사와 국내 독점 업무제휴를 통해 기능 향상과 원가 절감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창립 당시는 수입·유통 업체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부품을 수입해 보청기를 직접 제작, 전국 약 40곳 보청기 전문점에 완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17년 7월 청각재활을 전문으로 한 Dr.박성일청각재활센터를 개소하면서 한림대 청각학 석·박사 출신인 아들 박성일 대표가 전면에 나서 일하고 있다.

박 회장은 “어릴 때부터 우리 보청기를 잘 착용해 공무원도 되고 기술자도 된 고객을 보면 뿌듯하고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0년가량 이 일을 하면서 장사를 해서 돈만 벌겠다는 마음으로 일해 본 적은 없다. 난청인들이 있어 가나안보청기가 성장할 수 있었기에 앞으로는 그분들에게 받은 고마움을 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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