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생수소 등 인프라 갖춰져
- 경제 효과 전국서 가장 클 것
- 울산은 수소차 생산 기반도

- 한반도 평화 오면 北 경유해
- 러시아 자원 등 직수입 기대

“부산 울산 경남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산업 도시입니다. 특히 울산의 ‘부생수소’(석유 등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 생산량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죠. 수소 경제를 구현하거나 선점하는 데 있어서 가장 유리한 지역이 부울경이라는 의미입니다.”

	김종용 울산에너지포럼 운영본부장은 “울산뿐 아니라 부울경 전체가 글로벌 수소 경제의 이니셔티브(주도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용우 선임기자

울산시가 지난달 26일 선포식을 열고 “2030년까지 세계 최고의 수소 도시로 우뚝 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소 융·복합 밸리 조성 등 ‘10대 프로젝트’(국제신문 지난달 27일 자 11면 보도)를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이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되면 울산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수소 경제를 주도하는 도시가 된다.

김종용(60) 울산에너지포럼 운영본부장은 “동남권의 사회·경제적 기반이 유기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울산뿐 아니라 부울경 전체가 글로벌 수소 경제의 이니셔티브(주도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포럼은 ‘울산을 에너지 산업 수도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내걸고 2016년 8월 출범한 사단법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동서발전 한국석유공사 등 울산으로 본사를 옮긴 에너지 관련 공기업과 울산시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여의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김 본부장은 수소 경제의 기대효과와 부울경에 미칠 영향, 국내 에너지 산업의 동향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나무→석탄→석유→가스→원자력’ 순으로 흐름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소’가 화두로 던져진 셈이죠. 기후 변화가 예전보다 심하고 석탄 등에서 유해 물질이 많이 나오는 만큼 앞으로 친환경 수소 에너지 시대가 오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엄청난 시너지가 창출될 것입니다. 특히 부울경은 수소로부터 얻는 경제적 효과가 전국에서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생수소 등 각종 인프라와 메리트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죠.” 그는 “울산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거점 도시이자 수소차 양산 도시라는 기반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한반도 평화 기류가 국내 에너지 산업에 미칠 영향도 언급했다. 그는 “남북 간 평화 체제가 확고히 구축되면 러시아 야쿠츠크와 사할린에 매장된 원유 및 천연가스를,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국내로 직수입하는 게 가능해진다”며 “북한에 상대적으로 많이 매장된 석탄 역시 국제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극동 러시아의 수력 발전과 몽골 고비사막 내 태양광 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북한 경유 송전선을 통해 한국으로 수입하면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3020’(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높이는 것) 계획도 더 빨리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신고리 원전이 ‘부울경만의 특별한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기반으로 더 이상 원자력 발전소를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준공을 마친 신고리3, 4호기와 2020년대 초반 완공 예정인 신고리5, 6호기는 설계 수명이 다하는 향후 60여 년 동안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 발전소로 남을 것입니다. 신고리 원전은 경우에 따라 아주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 출생인 김 본부장은 중앙대(무역학)와 동 대학원(경제학 석사)을 졸업한 뒤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서 박사 학위(경제학)를 땄다. 에너지관리공단과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포럼 출범과 동시에 운영본부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에너지 경제 연구원에서 대외협력팀장을 맡고있다.

이석주 기자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