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부산서 16년 만에 총회
- 세계 관광산업 교류 축제로
- 회원도시 지원방안 등 마련
- 원산·나진 가입도 추진할 것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는 국내외 도시 간 교류와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 2002년 만든 국제기구다.

27일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 사무실에서 김수일 사무총장이 16년 만에 부산 개최를 앞두고 있는 총회와 향후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현재 국내외 9개 국가의 86개 도시 정부와 유관 기관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부산시가 사무국을 유치해 수영구 남천동에 자리 잡았지만 아직까지 존재감은 약하다. 하지만 내년에는 16년 만에 부산에서 회원 도시가 모이는 총회를 여는 등 분주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TPO사무국의 새 수장이 된 김수일(65) 사무총장을 27일 만나 향후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도시정부와 관광 분야 기관·업체 등이 회원으로 가입한 TPO는 규모 면에서 엄청난 인프라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산시가 이런 기구를 일찍이 유치했다는 것에 새삼 놀랐어요. 앞으로 이 소중한 자산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TPO는 아시아·태평양의 회원 도시가 관광산업을 기반으로 함께 번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사무총장은 관광과 외교 분야의 업무 능력을 두루 갖춰야 한다.

김 사무총장은 참여정부 시절 국정자문위원회 동북아위원장, 주부산 인도네시아 명예총영사, 주동티모르 대사, 대신대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그는 “다양한 외교 경험과 조직 운영 경력을 바탕으로 회원 도시에 실효성 있는 관광 정책을 안내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부산에서 TPO의 주요 행사인 총회를 개최하는 만큼 김 사무총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오는 9월 25일로 예정된 총회는 복합문화공간 ‘F1963’에서 열린다. 부산 개최는 2003년 이후 16년 만이다. 그는 “회원 도시가 함께하는 정상회의뿐 아니라 도시의 예술단을 초청하고 홍보 로드쇼를 연다”며 “유익하면서도 재미가 있는 종합적인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회원 도시가 관광산업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그는 “총회 때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한국수출입은행도 초청해 개도국 회원 도시에 자금 지원 방안을 안내하는 설명회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남북 평화무드 속에서 북한 도시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기울인다. TPO는 북한의 항만물류도시인 원산과 나진을 우선 회원 도시로 가입시키기 위해 통일부와 접촉하고 있다. 그는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원산과 나진은 세계적인 물류 도시인 부산과도 좋은 파트너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TPO는 국제기구인 만큼 모든 회원 도시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지만, 부산시의 도시외교를 지원하는 데에도 보탬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부산시가 사무국을 유치하고 지원하고 있으므로 TPO의 중립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시와 협력해야 한다”며 “향후 TPO와 시가 공동으로 연차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상주 출신인 김 사무총장은 고교 시절부터 부산에서 보냈다. 주부산 인도네시아 명예총영사,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등을 거치며 지역과 인연을 맺고 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