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사·승무원도 동참
- 화보 찍는 등 입양자 모집

지금도 길거리를 떠도는 유기견은 애견인구 1000만 시대의 짙은 그늘이다. 이름도 없는 개들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고 사람에게 혼나 이리저리 도망다니기 일쑤. 지난 4월 에어부산 부기장 김성욱 씨 부부의 삶 깊숙이 들어온 어미개와 갓 낳은 새끼 유기견 8마리도 그랬다.

	에어부산 김성욱(가운데) 부기장과 강영미 김우홍 승무원은 최근 유기견 점순이(왼쪽부터) 청순이 깡순이와 함께 화보를 찍었다. 에어부산 제공

“아내가 넉 달 전쯤 집 주변 공사장 컨테이너 박스 밑에서 유기견을 발견해 먹이와 물을 주면서 돌보고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도 애완견을 키우고 있어 모른 체할 수 없었어요. 한동안 먹이와 물을 주면서 돌봤는데 지난 6월께 컨테이너 박스 철거 공사를 한다더군요. 아내가 급히 달려가 새끼 유기견 8마리를 품에 안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한 마리는 철거 도중 다리를 다치기도 했는데 지금은 잘 치료받고 나아졌습니다.”(김성욱 부기장)

사람을 피하는 어미견은 데려오지 못했지만 김 부기장 부부가 틈틈이 먹을 것을 갖다 주거나 새끼 강아지와 만나게 해주고 있다.

아파트에 살면서 오랜 시간 8마리의 개를 돌볼 수 없는 김 부기장 부부는 유기견을 가족처럼 보듬어줄 주인을 찾고 있다. 지인과 인터넷 지역 카페 등을 통해 다리를 다친 새끼 유기견을 포함해 5마리를 입양시켰다. 지금은 점순이 청순이 깡순이 3마리가 그의 집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새끼 유기견 3마리의 ‘엄빠 찾기’에 에어부산도 팔 걷고 나섰다. 지난 3일 뜻을 함께하는 한 스튜디오에서 점순이 청순이 깡순이를 소개하는 화보를 찍고, 지난 16일부터 SNS 등을 통해 입양자를 찾고 있다. 화보에는 평소 동물을 좋아하고 유기견에 관심이 많은 강영미, 김우홍 캐빈승무원이 휴일도 반납하고 동참했다. 에어부산 관계자에 따르면 유기견 입양자 모집 하루 만에 벌써 세 명이나 입양 문의를 해왔다.

김 부기장은 “회사 차원에서 많은 도움을 줘서 사회공헌 담당자와 함께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 공사장 컨테이너에서 구해낸 이 유기견들을 사랑과 애정으로 키워주실 분의 연락(이메일 bxpusga@airbusan.com)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