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대인 은행장이 직접 나서
- 40대 외부인사 파격적 영입
- 핀테크열풍 조직내 역할 커져
- 내년 빅데이터센터 신설 계획
- “데이터기반 개인서비스 목표”

BNK금융그룹 부산은행은 지난 9월 ‘깜짝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주인공은 한정욱(45) 미래채널본부장(부행장보)이다. 한 본부장이 눈길을 끈 것은 우선 외부 영입 케이스라는 점이다. 게다가 비교적 젊은 40대 중반이다. 그는 현재 부산은행 부행장급 중에는 최연소다. 국내 최고의 금융권 컨설팅 전문가로 손꼽히는 한 본부장을 영입하기 위해 빈대인 부산은행장이 직접 나섰을 정도다. 한 본부장은 IBM코리아에서 부산은행의 모바일은행인 썸뱅크의 디지털 전략 컨설팅을 맡았는데, 그의 뛰어난 업무 능력을 눈여겨본 빈 은행장이 러브콜을 보냈다.

한정욱 부산은행 미래채널본부장은 “썸뱅크 중심의 디지털 생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해 업무 체계를 디지털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본지와 만난 한 본부장은 “가족과 떨어져 부산에서 홀로 생활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지만, 빈 행장님이 부산은행에서 꼭 일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진정성 있게 설명해서 근무를 결정했다”며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리더를 만나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빈 행장의 진심이 통한 셈이다. 빈 행장은 은행장 취임 직전까지 미래채널본부장으로 근무하며 썸뱅크의 토대를 닦았다. 그만큼 미래채널본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부산은행의 디지털 총괄조직인 미래채널본부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과 핀테크(금융과 IT의 결합) 열풍이 거세지면서 조직 내 역할도 커지고 있다. 2001년 신설 당시 에는 12명으로 구성된 전자금융팀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팀에서 본부로 격상됐다. 미래채널본부는 디지털금융부와 스마트영업부 2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직원 수는 50여 명에 달한다. 디지털금융부는 신사업 추진을 전담하고 있으며, 스마트영업부는 기존의 전자금융 채널 운영과 새로운 채널에 대한 운영 및 마케팅을 맡고 있다.

한 본부장은 “은행업은 규제 산업이고 업의 특성상 보수적일 수밖에 없지만, 좀 더 빠른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위해서는 수평적인 문화가 필수적”이라며 “부산은행 내부적으로 디지털 문화의 혁신을 이끌고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부 산하 디지털 혁신 전담 조직을 만들고 업무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업무공간 조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은행 콜센터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형 고객센터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 데이터 분석 역량을 고도화시킬 것”이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토대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부산은행은 내년에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미래채널본부는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기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한 본부장은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와 핀테크 협업을 통한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전통적인 은행업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디지털 업무 혁신을 통해 선도적인 생활 금융 서비스 회사로 변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72년생인 한 본부장은 안양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IBM 코리아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7년 A.T.Kearney(커니) 이사, 2008년 현대카드·캐피탈 IT혁신팀, 모바일전략팀장, 온라인사업실장 등을 지냈다. 2014년 EY 상무를 거쳐 2015년 IBM코리아 상무로 영입된 뒤 전무까지 역임했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