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특화 해양리조트 등
- 다양한 분야 협력사업 추진
- 부산 장점 살린 서핑장 건설
- 유럽권 관광객 유치 힘쓸 것

태양과 정열의 나라 스페인.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건축물로 유명한 이 나라는 인구 4895만 명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하며, 경제규모와 음식문화는 해양도시인 부산과 유사한 관광 국가이다. 공용어인 스페인어는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필리핀 등지에서 3억 명이 넘는 인구가 사용하고 있어 중국어, 영어 다음으로 많이 쓰인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부산 시민에게 스페인은 한 번쯤은 여행하고 싶은 관광명소 중 한 곳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최삼섭 주부산 스페인 명예대사는 “스페인은 세계적인 관광산업 선도국가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대원플러스그룹(부산 해운대구) 최삼섭 회장이 주부산 스페인명예영사로 취임하면서 스페인과 부산이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최 회장은 곤잘로 오르띠스(Gonzalo Ortiz) 주한 스페인 대사의 요청을 몇 차례 고사하다가 한 달 여 전 명예영사 직을 수락했다.

최 회장은 “2011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한국은 스페인의 12대 투자유치 중점 대상국에 포함될 정도다. 경제교류에 이어 문화, 관광,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도 활발한 관심과 교류가 늘고 있는데 양국의 가교역할을 할 창구가 부산에 없었기에 그 역할을 할 스페인 명예영사 자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으로 명예영사는 국내에 있는 스페인 국민과 여행자의 신변을 보호하고 비자를 발급하는 등의 영사 업무를 하는 것은 물론 경제, 문화, 과학,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맡게 된다.

스페인과의 인연에 대해 최 회장은 “우리의 올레길과 같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지난 8월에 3주 동안 걸은 적이 있다. 스페인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순례길을 다 맛보지는 못했지만 크고 작은 도시와 시골길을 정처 없이 걸으며 스페인이 우리와 닮았고 기질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서핑으로 유명한 스페인 북부의 작은 해양도시인 산세바스티안을 방문했을 때 한 도시에 세계적인 식당에만 부여되는 미술랭 스타 식당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스페인은 명실상부한 세계 제1의 관광산업 선도국가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이번 명예영사관 개관을 계기로 부산이 경제협력뿐 아니라 문화, 관광, 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페인과 함께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미 우리 회사에서는 국내 지자체와 함께 ‘리틀스페인’과 같은 콘셉트의 스페인 특화 해양리조트 단지 건설 등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스페인 기업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유럽권 관광객의 부산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부산은 아이들과 함께 특별히 갈 만한 곳이 잘 떠오르지 않아요. 좋은 환경이 있지만 활용을 못 해서이죠. 세계에서 가장 멋있는 전망대가 부산에 있다는 것 아십니까. 부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황령산은 최고의 관광상품입니다. 거기다 전통적 통신수단인 봉수대가 있어요. 과거 봉수대가 있었던 기장, 남구(황령산), 송도 등지의 봉수대 봉화를 레이더로 연결하는 동시에 황령산에 국내 최고의 전망대를 세운다면 이보다 멋진 관광상품은 없을 겁니다.”

이뿐이 아니다. 최 회장은 해양도시인 부산의 장점을 한껏 살릴 수 있는 상품으로 ‘서핑’을 언급했다. 그는 “서핑은 2020년 도쿄올림픽 시범종목에 포함될 정도로 앞으로 유망한 해양스포츠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도 국내에 인공 서핑장 2, 3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부산에 이러한 서핑장이 들어선다면 도쿄올림픽을 전후로 스페인은 물론 전 세계의 프로 서퍼들이 방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공서핑장을 비롯해 신개념의 수족관 등 다양한 테마파크를 만들고 싶다는 최 회장은 경북 봉화 출신으로 2012년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를 완공하면서 한국 건설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