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D헬스케어 창의 인재 사업
- 물리치료·소프트웨어 융합
- 산업체와 공동연구 성과 커
- 출신 학생들 잇단 해외진출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14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카타르에 2 대 3으로 패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불투명해지면서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됐다. 월드컵 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일 터.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포지션에만 집착하지 말고 '멀티플레이어'가 되라고 주문했다.

부산가톨릭대 원성현 단장이 머리에 쓰고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장치인 'HMD(Head mounted Display)'를 들고 의료 ICT 융복합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멀티플레이어를 양성하는 노력이 교육 현장에서 활발하다. 부산가톨릭대 '4D 헬스케어 창의인재 양성사업단'은 지난해 9월 교육부의 대학특성화(CK)사업단으로 선정돼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히딩크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 사업단 원성현(53) 단장(소프트웨어학과 교수)은 15일 "사업단에 참여하는 물리치료학과와 소프트웨어학과 학생을 위해 '의료 ICT 융복합 전공'을 개설해 학생이 12과목(36학점) 이상 이수하면 입학한 소속 학과 학위 이외에 의료 ICT 융복합 학위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단은 이를 위해 의료 8과목, ICT 5과목, 융합 7과목 등 20과목으로 교육과정을 짜고 여름 및 겨울방학 계절학기를 활용해 이들 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특성화사업의 핵심은 수요 지향적 교과과정 개편과 지역 산업의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 양성. 사업단은 지역 의료산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교과 과정을 과감하게 손질했다. 그는 "물리치료학과는 종전 전공교육 과정 중 38%를, 소프트웨어학과는 52%를 각각 개편했다"고 말했다. 두 학과 교수들은 교과 과정 개편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신이 오랫동안 강의해온 과목이 사라지는 데 대해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사업단이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두 학과 학생들의 융합뿐 아니라 교수들의 융합. "두 학과 교수들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이루려고 공동지도교수제, 공동동아리교수제를 도입했어요. A라는 학생의 지도교수를 물리치료학과 교수 한 분과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한 분 등 두 분이 맡고, 학과 동아리 지도교수 역시 두 학과의 교수 한 분씩 두 분이 담당하는 겁니다."

사업단은 학생들의 취업과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이디어 공모전 대비와 전문가 특강의 기회를 제공하고, 산업체와의 공동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짧은 기간임에도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사업단 선정 이후 학부 학생들이 쓴 논문 20편이 학술대회에 발표됐고 이 중 4편이 우수 논문으로 뽑혔다. 논문 2편은 산업체와 공동연구로 작성됐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성과는 지난 2월 물리치료학과를 졸업한 강유영 씨가 독일 국가대표 축구 유소년팀의 수습 재활 트레이너로 진출해 해외취업의 길을 연 것이다. "영어에 능통한 강 씨가 일본 성마리아헬스케어센터가 주최한 세미나에 사업단 대표로 참석해 독일 트레이너를 만난 게 계기가 됐죠. 강 씨의 해외취업 이후 의료 ICT 융복합으로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모여 해외취업동아리를 만들 정도로 분위기가 '업'돼 있어요."

그는 "대학특성화사업은 원래 2014~2019년 5년짜리이지만 우리 사업단은 지난해 중간평가에서 부실 사업단이 대거 퇴출 당한 뒤 선정되는 바람에 기반을 닦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려면 3년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교육부의 정책적 배려와 함께 부산시,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단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대성고와 서강대 전자계산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2년부터 부산가톨릭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10년간 입학홍보처장을 지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