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개소 10주년 맞은 센터
- 철새 서식지 관리·연구해와
- 생태현장 방문 프로그램 인기
- 치료센터선 동물 진료체험도

부산 낙동강 하구는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곳이다. 매년 170여 종의 철새가 방문한다. 종수로는 전국에서 최다다. 하지만 이전에 이곳은 쓰레기 매립장, 준설토 적치장 등으로 훼손돼 있었다. 결국, 시에서 이곳을 복원하기로 했고 을숙도 부지를 복원한 뒤 관리하고 알리기 위해 낙동강하구에코센터를 만들었다. 2007년 6월 설립된 이후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이원호 이학박사는 "센터를 방문해 자연을 느끼고 보고 가는 것은 좋지만, 생물에 대한 존중은 지켜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전민철 기자

센터 이원호 이학박사는 센터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센터에 전시물과 시설물 등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한 창립멤버다. 센터가 설립된 이후에는 이곳 전시교육팀에 근무하며 국내외 철새 네트워크와 낙동강하구 생태관광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박사는 "센터에서 새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수행한다. 철새와 관련한 변동 사항이나 외부에서 오는 연구 사항 등을 조정하고 같이 연구하는 것이 주 업무"라며 "서식지 관리는 물론 먹이가 부족하면 예산을 마련해 이를 공급하는 업무까지 한다"고 말했다.

센터에는 낙동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의 역사를 한눈에 관찰할 수 있는 전시실이 있다. 또 낙동강에 사는 어류 식물 곤충 저서 새 등에 관해 설명하고 박제물을 설치해 뒀다. 그중 센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이 박사 등이 진행하는 생태현장 방문 프로그램이다. 시기마다 특화된 프로그램이 있는데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아 교육실에서 생태 교육을 하고 3시간 정도는 철새 등을 직접 보러 나가는 방식이다.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철새를 볼 수 있고 4월부터 여름철까지는 식물과 곤충, 8월에는 갯벌에서 저서생물 등을 볼 수 있다. 갯벌체험 때는 저서생물을 직접 캐볼 수 있다.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위해 이 박사와 같은 전문가 6명이 각 분야를 담당해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철새 탐방 프로그램은 인터넷으로 예약을 시작하면 1분여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는 한 달에 한두 번 센터에 들어온 동물들에 청진기를 대고 심박동을 들어보는 진료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센터에는 매년 14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봄, 가을 소풍시즌은 물론 주말에도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다.

올해로 개소 10주년을 맞았지만, 센터가 마련한 특별한 행사는 거의 없다. 이 박사는 "센터만의 딜레마가 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센터를 찾으면 환경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점이고 너무 사람이 안 오면 센터를 알리기가 힘들다는 점"이라며 "환경 보존이 중요한 만큼 이번에도 특별한 행사보다는 센터에서 그동안 해왔던 활동을 정리한 광고지를 만들고 전시회 정도만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센터의 방침이 방문객의 편의성보다는 환경보존에 더 치중하는 만큼 을숙도 내부에는 자판기와 쓰레기통이 없다.

센터를 찾는 시민들에 대해서는 "이곳을 방문해 자연을 느끼고 보고 가는 것은 좋지만, 생물에 대한 존중은 지켜졌으면 한다"며 "사진을 한 컷 찍기 위해 새들에 고함을 지르거나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것들이 누적되면 새들이 다음에는 이곳을 찾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센터를 방문했다고 아무 곳이나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다. 을숙도는 이용지구 완충지구 보존지구로 나뉘어 있다. 보존지구는 새들과 삵 고라니 너구리 등의 동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일반인은 출입이 금지된다. 완충지구는 해설사나 직원을 동반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때 일반인이 진입할 수 있다. 이용지구는 생물서식지와는 격리된 곳으로 일반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박사는 "도심 가까이 다양한 동식물이 우리와 함께 살고 보존돼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계속해서 알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