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청년일자리 늘리기
- '산학관 십시일반'캠페인
- 기업 참여 늘리는 게 과제
- 일학습 병행 활용도 높여야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각계가 조금씩만 더 노력하면 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변무장 부산본부장은 "청년 실업 해소에 지역 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지난 5일 열린 '2017 부산기능경기대회' 개막식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됐다. 지역의 산업계, 학계, 공공기관 대표들이 '청년취업 산학관 십시일반(十匙一飯) 캠페인' 선언식을 한 것이다. 이 캠페인은 지역의 산·학·관이 힘을 합쳐 청년일자리 문제를 함께 풀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부산상의와 부산경총 등 산업계와 부산시교육청 등 학계, 부산시 등 공공기관이 참여했다. 캠페인을 기획한 한국산업인력공단 변무장(59) 부산지역본부장은 "십시일반의 교훈을 바탕으로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십시일반 캠페인의 가장 큰 과제는 기업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다. 현재 성우하이텍과 선보공업 등 2개 기업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지만 보다 많은 기업의 동참이 절실하다. 변 본부장은 "대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아무리 뛰어난 인재를 육성한다 하더라도 기업에서 그들을 채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청년 실업률을 낮추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업들이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변 본부장은 지역 인재들이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해 고향을 떠나는 사례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에만 부산의 20, 30대 인구 4000여 명이 줄었다. 일자리를 찾아 부산을 떠나는 청년이 많은 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 본부장은 지역의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정작 중소기업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라며 "일자리 수요자와 공급자 간 눈높이의 간격을 좁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직자들은 무조건적인 대기업 선호를 버리고, 기업에서는 임금 상승과 복지 혜택 강화 등으로 구직자의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산업단지 주변 등을 청년층이 모여들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자연스럽게 청년들이 지역 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디지털국가산단의 경우 예전에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겨 청년 구인난에 시달렸으나, 청년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지금은 젊은 인재가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변 본부장은 산업계와 학계가 산업인력공단의 사업을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산업인력공단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실무교육을 통해 산업현장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직장인들에게는 직무능력 교육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산지역본부가 집행하는 예산만 연간 400억 원에 달한다. 또 대학교 학업학기와 산업체 현장훈련을 병행하는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형 일학습 병행제 역시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고 있다.

그는 "청년 인재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예산 규모가 아주 큰데, 수요자의 적극적인 신청을 통해 따낼 수 있다. 지역 산업계와 대학 등은 이 같은 메커니즘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변 본부장은 지난해 부산지역 각 대학을 직접 방문해 IPP형 일 학습 병행제도를 소개했고, 신라대와 부산외대 등 5개 대학이 지난해 처음으로 IPP형 일 학습 병행제 공모사업에 선정돼 예산을 받았다.

강원도 원주 출생인 변 본부장은 부산수산대(현 부경대) 수산양식학과를 졸업한 뒤 건국대에서 기술경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입사해 고용관리부장, 직업능력기획국장 등을 거친 뒤 지난해 1월 부산지역본부장에 취임했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