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헝가리 대학과 자매결연
- 최근 드라마로 양국 가까워져
- 한류 지속 위해 상호교류 필수
- 부산과 교류 행사 개최 계획

"부산과 헝가리가 지금보다 가까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정치·경제·문화적 교류 확대에 힘을 쏟겠습니다."

주부산 헝가리 명예영사로 임명된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부산과 헝가리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교류 확대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13일 동서대 총장실에서 장제국(52) 총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 5일 동서대 센텀 캠퍼스에서 처버 가보르 주한 헝가리 대사로부터 주부산 헝가리 명예영사 임명장을 받았다. 장 총장은 임명된 지 이틀 만에 기자를 만났는 데도 '헝가리에 대해 연구 많이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선보였다.

장 명예영사는 "헝가리는 1989년 동유럽 국가 중 최초로 한국과 외교관계를 맺었지만 사실 1892년에 이미 조선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간 '우호 통상 항해 조약'을 체결한 바 있어 오랜 친분을 가진 나라다"고 입을 뗐다. 그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이 헝가리 리스트 음악원에서 공부한 것을 기념해 서울시가 만든 동상이 부다페스트에 세워져 있다"며 "경제적으로는 삼성전자 한국타이어 등 40개 법인이 헝가리에 진출해 있다"고 설명했다.

동서대는 지난해 9월 아시아 80여 개 대학이 온라인으로 다양한 과목의 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에게 개방하는 GAA(Global Access Asia)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국제화에 앞장섰다. 특히 한국과 상대적으로 교류가 적었던 헝가리 세인트 이슈트반 대학과 자매대학을 체결했고 리투아니아와 핀란드 대학과도 폭넓은 교류를 진행했다. 이를 눈여겨본 헝가리 대사가 장 총장의 승낙을 얻은 뒤 자국 외교부에 명예영사로 추천했다. 장 명예영사는 "명예영사 제안을 수락할 때는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될 줄 알았는데 헝가리 외교부와 우리나라 외교부의 꼼꼼한 검증을 거쳐 1년6개월 만에 임명되면서 새삼 외교사절의 무게를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드라마를 통해 한국과 헝가리는 한층 가까워졌다. 그는 "2008년 제작된 드라마 '대장금'이 유럽에서는 가장 먼저 헝가리 국영 TV인 MTV를 통해 4번이나 방영되면서 헝가리 전체 국민 990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이 드라마를 봤다"며 "2009년 드라마 '아이리스'가 부다페스트에서 촬영될 때는 헝가리 정부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헝가리의 애정이 유럽에서의 한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한류를 오랫동안 지속하려면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교류가 필수적"이라며 "부산은 헝가리 전문가를 배출하고 헝가리와 폭넓은 학생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가장 먼저 관광 활성화를 떠올렸다. 헝가리를 찾는 한국인은 연간 5만 명에 불과하고 헝가리인들은 한국 하면 서울밖에 몰라 부산과 헝가리를 함께 알릴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프랑스 영국 중심의 서유럽에서 체코 크로아티아 헝가리 등 동유럽으로 여행 트렌드가 옮겨가는 것도 희망적이다.

그는 "업무상 부다페스트를 방문했을 때 언덕 위에 위치한 성 '어부의 요새'에서 다뉴브 강을 내려다보면서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구나' 하고 로맨틱한 느낌에 빠진 적이 있다"며 헝가리의 매력을 풀어냈다. 이어 그는 "헝가리 주요 인사가 서울을 방문할 때는 부산으로 안내해 헝가리 부산 간 교류를 늘리고 음악뿐 아니라 전시 학술대회 등을 부산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현재 주부산 명예영사 39명을 포함해 주한 명예영사는 130여 명이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