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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분관은 도서관이자 기록관, 박물관"

이은철 국회도서관장

  • 국제신문
  •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  |  입력 : 2016-03-20 19:49:45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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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아쉬움은 남지만 차선 선택
- 일본 도서관 둘러보러 출장
- 차별화한 모델 부산에 접목
- 지역 지식 허브 기능 맡을 것

"여전히 아쉬움은 남습니다. 이제부터는 부산시가 노력할 부분이 많습니다." 국회도서관 부산 분관 입지가 진통 끝에 명지신도시로 결정된 데 대해 이은철 국회도서관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18일 국회도서관 관장실에서 만난 이 관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가장 매달렸던 최대 난제였던 도서관 분관 문제가 결론이 난 것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국회도서관 측은 그동안 부산 시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 지역에 분관을 건립하는 것에 반대해 왔지만 사업 무산을 막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그는 "국제아트센터를 북항 오페라하우스 사업과 합치고 도서관 분관을 부산시민공원 내에 건립하는 게 최선이라 봤지만 어쩌겠나.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택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제 기획재정부와 본격적인 예산전에 돌입하게 된다. 그동안 가장 관심을 갖고 애쓰셨던 의장님이 퇴임하시고 나면 부산시가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21일부터 일본지역의 혁신적인 형태의 도서관과 오래된 고서거리 등을 둘러보기 위해 일본 출장에 오른다. 전통적 도서관과 차별화된 새로운 도서관의 모델을 살펴보고 부산 분관에 접목시키기 위한 고민의 일환이다.

그는 부산 분관은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수행하는 통합형 문화공간인 라키비움(Larchiveum)으로 건설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부산의 열악한 도서관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지식 허브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장은 경남 거창 출신으로, 거창고와 성균관대 도서관학과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줄곧 후학을 양성해 왔다. 지난해 3월 국회도서관 사상 첫 전문가 공모를 통해 임명됐다.

그는 "퇴임 후엔 서울 시내에 나올 일이 있겠나 싶어 공기 좋은 남양주로 이사했는데 한 달 만에 국회로 출근하게 됐다"며 "그래도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국회도서관장 자리는 '야당 몫'으로 정치권 인사들이 오가면서 조직 분위기가 많이 흐트러졌다. 국회 내에서도 소외돼 있었고 직원 사기도 떨어져 있었다"면서 "2년 임기 동안 제가 할 일은 흐트러진 분위기를 추스르고 기반을 다져놓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진실하게 일하면 주변에서 다 알아준다. 그런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이 관장은 기자에게 권근의 신재기(信齋記)에 나오는 '실심(實心)'을 이야기했다. 실제로 정치권 인사에 휩쓸렸던 도서관장에 전문가가 오면서 국회도서관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는 게 직원들의 평가다.

1981년부터 지난해 2월 퇴임 전까지 34년간 한길만 걸으며 후학을 양성해온 그이지만, 방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 입시 때 후기로 성균관대를 지망한 그에게 도서관학을 권한 건 고교 선생님이었다. 책을 좋아하니 적성에 맞을 것이라며 권해주셨지만 1학년 마칠 때쯤 다른 길을 찾았다. 친구들과 함께 경영학과로 전과를 신청했는데 조교가 어쩐 일인지 "너는 안 된다"며 거절해준 '덕분'에 이 분야에 남게 됐다.
그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만 사서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뜻밖에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 관장은 "사서가 늘 책을 접하긴 하지만 결국은 사람들에게 서비스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을 좋아하고 즐겁게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일에 더 잘 맞다"고 조언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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