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치원 선생 발자취 재조명
- 대학서 첫 체계적 연구 시도
- 월영서원 재건해 활용 추진
- 예절교육·관광객 숙소 구상
경남대가 지난달 20일 신라시대 문신이자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857∼?)의 학문과 사상을 체계적으로 연구·보급하기 위한 '고운학연구소'의 문을 열었다. 그동안 최치원 선생의 발자취를 재구성해 문화관광 상품화하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대학에서 선생의 학문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연구소를 개소한 것은 경남대가 처음이다.
고운학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김정대(62)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고운학연구소는 고운 선생의 앞서가던 시대정신을 이어받는다는 취지로 설립됐다"며 "'고운학'은 고운 최치원 선생의 학문, 사상과 관련된 학문을 통칭해 일컫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운학 연구소는 고운 선생의 발자취를 본격적으로 재조명하는 작업에 전력 투구할 것"이라며 "그의 학문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급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경남대가 있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지역은 고운 선생과 인연이 깊다. 마산합포구 월영대는 선생이 누각을 짓고 마산만에 비친 달빛을 바라보던 곳으로 유명하다. 또 무학산 학봉을 '고운대'로 이름 지어 이곳을 유람하면서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국사기' 열전에는 선생이 '합포헌 별서(別墅·한적한 곳에 지은 집)에 머물렀다'는 기록도 보인다. 학계에서는 합포헌 별서가 월영대 근처일 것으로 추정한다.
김 교수는 "경남대 법정대학과 테니스장 부근에 월영서원이 있었다. 1713년 고운 선생의 학문과 업적을 추모하려고 세웠는데, 1984년 법정대학 건물이 들어서면서 서원의 표지석은 철거돼 박물관에 보관됐다가 1988년 마산회원구 두곡서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마산합포구는 고운 선생이 당나라에서 신라로 넘어온 뒤 가장 오래 머문 곳"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고운 선생은 골품제란 신분제도가 근간이던 신라 사회에서 파벌보다는 능력을 우선시하자는 선구자였다"며 "그의 이러한 생각은 지연·학연·혈연을 중시하는 오늘날에도 꼭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고운학연구소는 개소 기념으로 오는 6일 대학 국제세미나실에서 '고운 최치원의 학문과 사상'이란 주제로 전국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고운 최치원의 역사적 조명', '포함삼교설(包含三敎設·우리나라에는 유교·불교·도교를 포함하는 고유 사상인 '풍류'가 있었다는 고운의 주장) 검증', '월영대 시에 나타난 최치원' 등의 논문이 발표된다.
김 교수는 "고운 선생의 발자취가 많은 곳에 경남대가 들어선 것은 경남대와 고운 선생과의 어떤 인연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학문과 사상의 조종(祖宗)이라 할 고운 선생을 기리는 작업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월영서원을 재건해 전통예절 교육 등을 실시하고 인근 최치원 둘레길의 관광객 숙소로 활용하는 것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남방언연구보존회장을 맡아 경남방언사전 편찬 작업을 하고 있다. 경남방언연구보존회는 2014년 '경남방언사전 편찬사업' 프로젝트를 제안해 경남도 문화지원사업으로 선정된 바 있고, 내년까지 경남방언사전 편찬 작업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