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새 박사'로 알려진 박진석 군이 지난 6월 경남 남해군에서 황금새 둥지를 살피고 있다. 박진석 군 제공

- 두 번째 책 '육아일기' 출간
- 부화~독립 2년여 과정 담아
- 국내 첫 황금새 둥지 발견도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어렵고 화려한 직업이 부모라고 들었습니다. 사랑을 주고 키워 주고 걱정해 주고 먹여 주면 돌아오는 것은 사랑으로, 어찌 보면 가장 행복한 직업이 아닌가요? 팔색조는 그걸 아는지 천천히 먹이를 먹여 주고 빠르게 날아갑니다."

경남 남해에서 '고교생 새 박사'로 잘 알려진 박진석(17·남해 해성고 3) 군이 최근 발간한 '팔색조의 육아 비밀(자연과사람)'에 나오는 글이다. 이 책은 지난해 박 군이 고향 남해에 사는 직박구리, 굴뚝새, 논병아리, 딱새 등 100종 이상의 새를 관찰해 펴낸 탐조일기 '새와 함께 꿈을 꾸다(자연과사람)'에 이어 나온 박 군의 두 번째 새 이야기다. 이번에 펴낸 책은 박 군과 마흔 살 차이로 새 관찰의 '동지'인 생태사진작가 장성래 씨와 2년여간의 공동작업 끝에 세상에 나왔다.

지난 6월에는 박 군과 장 씨가 함께 국내에서 처음으로 황금새 둥지를 찾아내기도 했다.

이 책에는 박 군과 장 씨가 2012년부터 2년여에 걸쳐 관찰한 환경부 지정 천연기념물 제204호이자 멸종위기 2급인 팔색조의 새끼 기르기를 담았다. 책에서 박 군은 고등학생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상세하고 전문적인 관찰과 함께 감성이 듬뿍 실린 글을 선보인다. 팔색조가 짝짓기하고 알을 낳아 부화시킨 뒤 먹이를 잡아 새끼에게 먹이고, 다 자란 새끼들이 둥지를 나와 독립하기까지의 과정이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동물, 특히 새에 관심이 컸던 박 군은 매일 남해 지역의 새를 관찰하고 촬영하고 기록하며 탐조일기를 쓰고 있다. 또 2012년 8월부터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조류 모니터링 활동가로 봉사하고 있으며 현재 남해군의 의뢰로 '남해의 새' 도감을 제작하고 있다.

고3 수험생인 박 군은 자신의 꿈인 조류학자가 되고자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