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시민 114만 명 서명으로 건립
- 사랑받는 공간 되도록 최선

- 민·관·산·학·언 협의체 큰 성과
- 과학꿈나무 2만3350명 배출
- 원자력의학원·가속기 유치

"지난 10년간 단단히 내린 뿌리를 바탕으로 부산과학관(내년 개관 예정)이 시민참여 주도형으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4년 3월 31일 시작된 부산과학기술협의회(이하 부산과기협)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이에 부산과기협 공동이사장인 부산대 김기섭(57) 총장을 지난 14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총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부산대 제19대 총장에 취임한 2012년부터 부산과기협 공동이사장을 맡고 있다. 부산과기협은 김 총장을 비롯해 최범영 이원솔루텍 회장과 차승민 국제신문 사장 등 3명이 공동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부산시와 대학, 지역언론, 교육청 등이 모두 힘을 합쳐 과학기술협의체를 만들었고 과학꿈나무 육성과 연구개발 인프라 확보라는 설립 취지에 부응하기 위해 꾸준히 활동해왔다"면서 "지역사회 각 주체가 모여 별 탈 없이 10년간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킹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10주년 소감과 의의를 밝혔다.

그는 부산과기협의 많은 성과 중에서도 과학꿈나무 육성과 '부산과학기술상' '부산미래과학자상' 등의 제정을 의미 깊은 성과로 꼽았다. 부산과기협은 동 주민센터에서 1주일에 1차례씩 과학실험·체험을 할 수 있는 '생활과학교실'을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 10년간 2만3350명의 과학꿈나무가 배출됐다. 김 이사장은 "생활과학교실은 종전에 학교 수업을 통해서만 어렵게 배우던 과학을 일상생활과 접목,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과학문화를 뿌리내리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부산과학관 건립,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및 중입자 암치료 가속기 유치 등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특히 부산과학관은 부산과기협이 제안한 것으로, 100만 시민서명운동 등을 통해 건립이 확정돼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 이사장은 "과학관 유치운동은 과기협 외에도 시와 교육청, 부산상공회의소, 국제신문 등이 필요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시민의식을 고취했다"며 "시민들도 이에 부응해 시작 2개월 만에 목표치를 넘어 114만여 명이 서명하는 쾌거를 얻기도 했다"며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자연과학과 응용과학, 과학기술과 인문 등과의 융합과 소통은 21세기 화두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와의 '융합'에 대한 활동이 부족했던 것은 아쉽다"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궁리마루 내에 무한상상실 운영, 과학관 내 융합과학관 등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부산과학관 운영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국내 국립과학관은 관 주도로 운영되고 있어 딱딱하고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부산과학관 운영에 민·관·산·학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과학관'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과학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부산과기협 내 전문가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칭)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는 개인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국가와 사회가 발전하는 창조경제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과학을 쉽게 접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 새로운 시장과 교육감을 맞이할 시와 교육청도 부산과기협과 더불어 과학문화운동을 선도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부산이 고향인 김 이사장은 경남고, 부산대 등을 졸업했고 1994년부터 부산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