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정당한 권리보장 방안 등 강구
- 약자 권익 보호 창조경제 구현

- 남양유업 계기 위법행위 조사
- 적발시 불공정관행 시정 유도

- 신규순환출자 금지 입법 관련
-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강조도

지난 5월 남양유업 본사 영업사원이 대리점 주인에게 욕설과 함께 밀어내기를 한 사건이 이슈가 된 이후 을(乙)의 분노가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선 기관이 공정거래위원회다. 공정위는 전반적인 '갑을(甲乙) 관계'를 개선해 나가고 경제민주화 정책을 추진하는 핵심 기관이다.

"경제민주화는 정당한 활동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경제를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공정위는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업무를 공정하게 처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공정위 부산사무소 김맹규(57) 소장은 새 정부 출범으로 공정위 업무가 많이 늘어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경제민주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주무부처의 일원으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소장은 공정위가 이를 위해 대기업 집단 구조 시정과 경제적 약자 권익 보호, 소비자 창조경제 선도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일감몰아주기 등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 추구 관행을 근절시켜 정당한 보상체계가 뿌리내려 경제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또 박근혜정부의 국정목표인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중소 벤처기업인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김 소장은 신규 순환출자 금지에 대한 대기업들의 반발에 대해 기업 부담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해도 기업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자기자본, 증자 등의 방법으로 조절하는 만큼 대형기업 인수에 영향을 주지 않고 적대적 M&A를 방어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소장은 지난 연말 취임 이후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시장경제 최일선 파수꾼으로서 업무 수행을 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기업들의 담합, 거짓과장광고 등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활동, 원수급사업자 간의 불공정하도급 거래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을 보호한 활동을 주요 업무로 꼽았다.

"올 들어 성동조선해양 등 조선업계의 불공정하도급, 6개 폐기물 해양배출사업자의 해양배출 처리용역 입찰담합 제재, 레미콘업체의 담합 제재 등 굵직한 사건을 많이 처리했습니다. 또 대외적으로는 물가대책위원회 등 광역지자체의 각종 위원회도 참가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김 소장은 올 하반기에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확산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건강한 기업거래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본사와 대리점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습니다. 공정위는 유제품, 주류 등 8개 업종에 대해 서면 실태조사를 벌였고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 소장은 본사와 대리점 간 법 위반 사실이 적발되면 엄중 제재를 하고 간담회를 통해 자율적인 불공정 관행 시정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대형유통업체와 납품 입점업체, 본사와 대리점 간 거래에 있어서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기업의 공정거래뿐 아니라 소비자 보호업무도 강화할 계획이다. 생필품, 금융, 보건의료 등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에서의 담합 등 불공정행위 적발에 힘쓸 계획이다.

강원도 횡성이 고향인 김 소장은 1976년 국가보훈처를 시작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1992년 공정거래위원회에 근무하며 조사총괄과, 시장감시본부, 하도급총괄과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실무자형 리더다.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한 후 연세대에서 법학 석사과정을 마치는 등 학구파로 알려져있다. 주말이면 등산과 사찰 순례를 즐기는 불자로 가족은 부인과 아들 2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