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白髮生兒又得孫·백발생아우득손
네 나이 열여섯에 또 아들을 얻었으니(汝年十六又生兒·여년십육우생아)/ 예순네 살 이 아비 기쁨이 어떠할지 알겠지.(八八乃翁喜可知·팔팔내옹희가지)/ 아내와 마주 앉아 축하의 술잔을 나누며(坐對細君供賀酌·좌대세군공하작)/ 기쁜 마음으로 농장의 시 한 수 지어 읊노라.(欣然賦得弄璋詩·흔연부득농장시)
백발에 아들을 얻고 이제 또 손자를 얻었으니(白髮生兒又得孫·백발생아우득손)/ 거듭 머리 조아려 하늘과 땅에 감사하노라.(再三稽首謝乾坤·재삼계수사건곤)/ 내가 너와 네 아이를 사랑하는 이 마음으로(以吾愛汝兒孫意·이오애여아손의)/ 다시금 선친과 조상의 은혜에 감격하노라.(更感吾先父祖恩·갱감오선부조은)
위 시는 서거정(徐居正·1420~1488)의 ‘9월 29일에 복경(福慶)이 아들을 낳았으므로 기뻐서 짓다 2수’(九月二十九日福慶生子喜而有作 二首·구월이십구일복경생자희이유작 2수)로, 그의 문집인 ‘사가집(四佳集)’의 사가시집 권 45에 들어 있다.
서거정이 늦게 얻은 아들 복경(福慶)이 열여섯 살에 아들을 낳자, 예순네 살의 그가 손자를 얻은 기쁨을 노래한 작품이다. 제1수 4구의 ‘弄璋(농장)’은 ‘사내아이를 낳음’이란 뜻이다.
필자의 둘째 아들 현진(顯振·34)도 지난 2일 아들을 낳았다. 첫 손자로 이름은 유건(秞建)이다. 필자도 현대시와 ‘初得孫趙秞建·초득손조유건’ 제목으로 다음의 칠언율시를 지었다.
“기쁘게 손자를 얻으니 조상의 집안도 위로받고(喜得孫兒慰祖堂·희득손아위조당)/ 함안 조씨 후손에 사내아이 더하니 기쁨이 크구나.(咸安世裔喜添郞·함안세예희첨랑)/ 아빠 엄마의 애쓴 정성과 은혜가 깊고(雙親苦育恩情重·쌍친고육은정중)/ 산후 몸조리 잘하여 다시 건강하기를 바란다네.(産後調身願復康·산후조신원복강)/ 다만 바라노니 손자가 건강히 자라 좋은 사람 되고(但願孫兒成器早·단원손아성기조)/ 훗날 세상에 보탬이 되어 아름다운 이름 남기거라.(他年濟世播嘉芳·타년제세파가방)/ 나 이제 할아버지가 되어 어깨의 책임 더욱 무거움을 깨닫고(吾今始覺肩擔重·오금시각견담중)/ 걸음마다 삼가며 겸손한 마음으로 바른길 지키리라.(愼步謙心守正方·신보겸심수정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