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13> 고운 최치원 영정을 보고 시 읊은 서산대사 휴정

몸은 학과 더불어 노니누나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10-20 18:24:51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身與鶴同歸·신여학동귀

가끔 호리병 속에서 나와(時自壺中出·시자호중출)/ 사람을 대하며 흰머리 슬퍼한다네.(向人悲白頭·향인비백두)/ 성품은 산을 따라 함께 고요하고(性隨山空寂·성수산공적)/ 몸은 학과 더불어 노니누나.(身與鶴同歸·신여학동귀)

위 시는 서산대사 휴정(休靜·1520~1604)의 ‘고운 영정을 보고’(崔孤雲圖·최고운도)로, 그의 문집 ‘청허당집(淸虛堂集)’ 권 2에 있다. 서산대사가 지리산 화개골의 사찰에 머물며 수행하던 1549년 ‘지리산쌍계사중창기’를 지었다. 이 무렵 위 시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휴정은 최치원을 신선으로 인식한다. 흰머리·산·학은 신선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영정을 보고 쓴 시라는 점에서 영정의 실제 형상을 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미술사학자 최순우는 “선생의 존영 제작은 고려 초기 선생을 문창후로 추봉한 무렵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창후 추봉 시기를 1023년 2월로 추정해 볼 때 서산대사가 본 영정은 500년가량 쌍계사에 봉안돼 있었다. 조선 시대 성리학자 정시한(1625~1707)이 1686년 쓴 ‘산중일기(山中日記)’와 금산군수를 지낸 김도수(1699~1733)가 1727년 쓴 ‘남유기(南遊記)’에도 이 영정이 기록됐다. 하지만 쌍계사에서 처음 조영된 이 영정은 1784년 전북 정읍 무성서원으로 옮겨져 봉안돼 오다 1968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관된 후 행방을 모른다고 한다. 무성서원은 최치원이 당시 태산(泰山)이던 이 지역(현 泰仁·태인) 군수로 재임 중 쌓은 치적을 기려 세웠다. 쌍계사에서 2차 영정을 1793년 제작했다. 쌍계사에 봉안하다 1825년 경남 하동군 화개면 덕은리 금천사(琴川祠)로 옮겼다. 여기서 1868년 하동향교로 이안됐다가 1902년 하동군 횡천면 횡천영당으로 옮겨졌다. 1924년 하동군 양보면에 운암영당을 창건해 지금까지 봉안하고 있다. 현전하는 최치원 영정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1일 오전 10시부터 운암영당에서 ‘하동 운암영당 창건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운암영당으로 최치원 선생 영정을 옮겨와 첫 제향을 지낸 지 100주년이 됐다. 운암영당의 최치원 영정은 사본으로, 이날 원본 영정이 전시됐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2. 2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3. 3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4. 4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5. 5민주·혁신 합당론 재부상…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6. 6‘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7. 7국회 최다선 국힘 조경태 의원, 국제신문 회생 노력 지지하고 지광 스님에게 회생 동의 촉구
  8. 8李대통령 “경제 뚜렷한 회복세…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9. 9北 해커, 비트코인만 1만8270개(약 1조8701억원 ) 훔쳤다
  10. 10“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5월에 놓친 근로·자녀장려금, 다음 달 1일까지 신청 가능
  6. 6[뭐라노] 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
  7. 7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8. 8김장철 앞두고 배추 등 원산지 속이면 7년 이하 징역
  9. 9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10. 10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6. 6“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7. 7광주 ‘통합’·부산 ‘연합’…영호남 시민단체, 초광역 상생 대안 모색
  8. 8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9. 9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10. 10[속보] 철원 육군 전방부대서 20대 하사 숨진 채 발견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