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06> 조선 후기에 판서를 지낸 박태상이 심양을 지나며 읊은 시

어찌 이곳에 내가 올 줄을 기약이나 했겠는가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9-22 18:28:2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那期此地身因到·나기차지신인도

아! 나는 태어나면서 난리 치르는 값 했고(嗟我生來値亂離·차아생래치난리)/ 놀랄 만한 여러 일들을 일찍부터 들어서 알고 있네.(驚心萬事早聞知·경심만사조문지)/ 어찌 이곳에 내가 올 줄을 기약이나 했겠는가(那期此地身因到·나기차지신인도)/ 당시의 일을 말하려니 눈물이 절로 흐르는구나.(欲說當年淚自垂·욕설당년루자수)/ …

위 시는 조선 후기 숙종 대에 호조판서·이조판서 등을 역임한 만휴당(晩休堂) 박태상(朴泰尙·1636~1696)의 ‘심양을 지나며’(過瀋陽·과심양)로, 그의 문집인 ‘만휴당집(晩休堂)’에 있다. 박태상은 병자호란이 일어난 1636년 태어났다. 병자호란이 마무리되며 소현세자·봉림대군 두 왕자 부부가 인질로 가 심양에서 생활했고, 수많은 사람이 붙잡혀갔다. 심양 노예시장에서 60만 명 이상의 조선인이 거래됐다고 한다.

박태상은 1689년 겨울 조위사(弔慰使)로 청나라 연경에 가 이듬해 봄 귀국했다. 위 시는 그가 연경에 가면서 심양을 방문해 읊은 작품이다. 어찌 마음이 무겁고 슬프지 않겠는가. 박태상은 1671년 정시(庭試)에 장원으로 급제한 인재로 연경을 다녀온 뒤 형조판서 등을 지냈으며, 1696년 이조판서로 있다가 지병으로 사직한 후 세상을 버렸다.

그는 정치적으로 서인에 속했으나 당파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벼슬을 하며 공평무사한 선정을 베푼 것으로 평가받았다. 박태상은 전남 나주시 반남면을 본관으로 하는 반남 박씨(潘南朴氏)다. 영의정에 추증된 증조부 박동선의 시호는 정헌(貞憲), 이조판서에 추증된 할아버지 박정의 시호는 충숙(忠肅), 박태상의 시호는 문효(文孝)이다. 반남 박씨는 최고 명문가들인 국반(國班) 대열에 오른 성씨이다. 조선왕조를 통틀어 정승 7명, 대제학 2명, 왕비 2명(선조 비 의인왕후, 인종 비 인성왕후), 후궁 1명(순조의 어머니 수빈 박씨), 문과 급제자 215명을 배출했다.

반남 박씨 서호공파(西湖公派) 만효공문중이 지난 3월에 발간한 ‘만휴당집’을 최근에 받았다. 그제는 이 문집 출간위원장을 맡은 박태상의 11세 손(孫)인 대전의 박용우(93) 선생과 통화하고, 그분의 동생 박현숙 전 마산MBC 아나운서를 만나 만휴당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8. 8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도청도설] if, 손아섭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