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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71> 조선 전기 영의정을 지낸 하연이 읊은 화개차(花開茶)

화개골의 차 좋다고 익히 들었으니(聞道花開谷·문도화개곡)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5-12 18:44:0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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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골의 차 좋다고 익히 들었으니(聞道花開谷·문도화개곡)/ 맑기는 양선차와 같다네.(淸如陽羨山·청여양선산)/ 차 향기는 금옥처럼 중하나니(香茶金玉重·향차금옥중)/ 이 차 마음 담아 노자로 드리네.(贐此謝心肝·신차사심간)

위 시는 조선 전기의 하연(河演·1376~1453)이 판서 민의생이 중국으로 사행 떠날 때 지어준 작품이다. 그의 문집인 ‘경재집(敬齋集)’ 권1에 있으며, 제목은 ‘閔判書 義生 朝天 以花開茶奉贐·민판서 의생 조천 이화개차봉신’이다. ‘朝天’은 중국 황제를 배알(拜謁)하러 가는 것을 말한다. 민의생은 예조판서이던 1439년(세종 21) 사은사로 북경에 다녀왔다. 하연은 경상도관찰사·좌의정 등을 거쳐 1449년 영의정에 오른 문사이다.

하연은 민의생에게 화개 차를 선물하며 그 맑음이 당대 중국 최고 차로 꼽히던 양선차와 같으니 노자로 보낸다고 했다. 화개 차의 우수함 알 수 있다. 화개 차는 임금께 진상했으니 어디 내놓아도 뛰어났음을 증명한다. 사행 떠나는 사신 행장에까지 화개 차가 들어 있었으니, 당시 화개 차의 명성은 중국에까지 알려졌을 것이다. 양선차는 나개차(羅芥茶)라고도 하며, 중국 절강성 장흥(長興)의 차로 향기가 일품이다.

하연은 ‘지리산의 산승이 햇차를 보내와’(智異山僧送新茶·지리산승송신차)’에서도 화개차를 읊었다. “진주의 기후는 섣달 전 봄이 오나니(晉池風味臘前春·진지풍미랍전춘)/ 지리산 초목들도 새싹이 텄으리라.(智異山邊草樹新·지리산변초수신)/ 금가루와 옥 싸라기 다릴수록 더욱 좋아(金屑玉糜煎更好·금설옥미전경호)/ 맑은 빛깔 묘한 향에 맛 더욱 진귀하네.(色淸香絶味尤珍·색청향절미우진)” 화개차는 다릴수록 좋고, 색(色) 향(香) 미(味)를 고루 갖춘 진귀한 차임을 밝힌다.(조해훈, ‘한시를 통해 본 하동 화개차의 제 양상’, 석당논총, 2018. 참조)

화개는 우리나라 차의 본향으로 일컬어진다. 필자도 늘 차를 만들어 마시며 화개차는 색·향·미를 고루 갖췄음을 느낀다. 목압서사 인근 하동야생차박물관 일원에서 지난 1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제27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린다. 귀한 화개차를 시음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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