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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60> 중국 송나라 불광요원 선사가 읊은 벚꽃 시

높고 낮은 가지 가득히 붉은 꽃 흐드러지고(滿樹高低爛漫紅·만수고저난만홍)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3-31 18:35:24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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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낮은 가지 가득히 붉은 꽃 흐드러지고(滿樹高低爛漫紅·만수고저난만홍)/ 양쪽 소매에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네.(飄飄兩袖是春風·표표양수시춘풍)/ 일단의 서래의(西來意) 나타나 펼쳐지니(現成一段西來意·현성일단서래의)/ 한 잎은 동쪽으로 한 잎은 서쪽으로 흩날리네.(一片西飛一片東·일편서비일편동)

위 시는 송나라 선사인 불광요원(佛光了元·1226~1286)의 ‘벚꽃에 부쳐’(題櫻花·제앵화)로, ‘불광선사어록’에 실려 있다. 이 책은 1726년 일본에서 간행되었다. 그가 중국·일본 두 나라에서 설한 법문이 실려 있다.

그는 임제종 양기파 무준사범(無準師範·1178~1249) 선사의 법을 이었다. 남송(南宋) 때 무준사범 문하에는 많은 일본 승려가 있었다. 요원 선사는 그들과 친분을 쌓았다. 그런 인연으로 그는 1279년 56살 때 일본에 갔다. 그곳에서 여러 일본 제자를 길러냈다. 교토 천룡사(天龍寺)를 개산한 승려로 유명한 몽창소석(夢窓疎石)도 그의 제자이다.

3구의 ‘서래의’(西來意)는 ‘달마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을 일컫는다. 그리하여 선사는 시 전체에 ‘서래의’를 설파한다. 1구의 가지마다 가득 핀 붉은 꽃 역시 ‘서래의’이다. 4구에 꽃잎이 동과 서로 흩날리는 모습도 ‘서래의’인 것이다. 필자의 해설이지만 가지의 높낮이와는 상관없이 꽃이 가득 피어 있고, 흩날리는 꽃잎이 동과 서로 방향 구분이 없는 것도 ‘서래의’이다. 앵화는 벚나무의 꽃과 앵두나무의 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위 시에서는 벚꽃으로 번역했다.

지금 목압서사가 있는 화개골에는 ‘화개십리 벚꽃’이 만개해 인산인해를 이룬다. 벚꽃이 피기 한 주 전(22~24일) 벚꽃축제가 열려 썰렁했는데, 정작 어제께야 만개하였다. 차량이 너무 많이 밀려 일방통행을 실시하지만 막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제 필자의 고향에서 문중 총무인 조호곤(65) 부부와 조카인 조병욱(69) 부부가 겸사겸사 목압서사에 와 하룻밤 묵었다. 두 사람은 같은 대학 ROTC 선후배이지만, 집안 항렬로는 거꾸로 아재와 조카 사이다. 그제 밤늦게 함께 벚꽃을 구경하였다. 밤엔 조명을 받아 벚꽃이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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