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59> 구한말 유학자인 하동 출신 최숙민이 섬진강을 노래한 시

이 마음 길이 저 물과 함께 아득하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4-03-26 19:27:51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此心長與水悠悠·차심장여수유유

섬진강 물길은 천리나 흐르는데(蟾津之水注千里·섬진지수주천리)/ 방장산과 백운산 교대로 문을 이루네.(方丈白雲交作門·방장백운교작문)/ 절경과 묘한 곳 모두 몇 굽이던가(絶處妙境凡幾曲·절처묘경범기곡)/ 금모래 옥빛 자갈에 푸른 물결 출렁이고(金沙玉礫漾綠紋·금사옥력양록문)/ 왕왕 옛날 현자들 아름다운 자취 남겼네.(往往昔賢留精彩·왕왕석현류정채)/ 고운 선생은 아득하고 삽암은 우뚝 솟았네(孤雲杳杳鍤巖起·고운묘묘삽암기)/ 사월에 배 타고 섬진강 내려가신 정선생(四月風蒲鄭先生·사월풍포정선생)/ 넓은 물결에서 일출 구경하신 조부자(萬頃紅旭曺夫子·만경홍욱조부자)/ … / 짧은 노래 끝나니 강물만 동쪽으로 흐르고(短歌歌罷水東流·단가가파수동류)/ 이 마음 길이 저 물과 함께 아득하네.(此心長與水悠悠·차심장여수유유)

위 시는 구한말 경남 하동 옥종면에 살던 유학자 최숙민(崔琡民·1837~1905)이 하동 섬진강을 유람하며 지은 ‘섬진강(蟾津江)’으로, 그의 문집인 ‘계남집(溪南集)’ 권1에 있다. 36구로 구성된 칠언 고시인데, 앞 부분과 마지막 부분만 소개한다.

하동 쌍계사와 화개동에 있는 최치원의 유적, 고려 말 섬진강 가 악양쪽 삽암(鍤巖)에 은거한 한유한, 김일손과 지리산을 유람하고 섬진강에서 배 타고 내려가며 시를 읊은 정여창, 배 타고 섬진강을 거슬러 화개동을 유람한 조식 등 여러 문인을 회상하며 자기 일생과 회한을 읊는다. 7구 ‘四月風蒲鄭先生’는 정여창이 지리산 유람 뒤 섬진강에서 읊은 시에 “부들 잎 하늘하늘 가볍게 흔들리고(風蒲獵獵弄輕柔·풍포렵렵롱경유)/ 사월이라 화개엔 보리 벌써 익었네.(四月花開麥已秋·사월화개맥이추)/ …”라는 표현이 있어 의역하였다.

노사 기정진의 문인이었던 최숙민이 말년에 위 시를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구한말 나라가 위태로울 때 지역 유학자가 어떤 고뇌를 하였는지 엿볼 수 있다.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호남에 있는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한 여성 학자가 가끔 필자에게 안부 전화를 걸어온다. 오랜만에 전화가 와 이야기하다 서부경남 지역 노사 기정진의 제자들에 대한 내용도 나왔다. 필자는 최숙민의 위 시를 잠시 언급하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지 96% 확보하고도 해운대 주상복합 4년째 미착공 왜
  2. 2산복도로 빈집 6000채 쓸모, 부산 5개區 머리 맞댄다
  3. 3부산 문현금융단지·북항, 기회발전특구 지정(종합)
  4. 4롯데 지시완 최설우 김서진 전격 방출 통보
  5. 5[뉴스 분석] 공급 부족 서울아파트 ‘꿈틀’…경기 불확실 부산은 ‘눈치만’
  6. 6세계인 사로잡은, 시그니엘 오션뷰
  7. 7부산 글로벌허브, 두바이에서 배우다
  8. 8한동훈 23일 출사표…부산 국힘 의원 ‘어대한’에 동상이몽
  9. 9김태형 감독의 승부수…“선발투수 한명 불펜 기용”
  10. 10때이른 더위 ‘자연발화 주의보’…폐가구 속 배터리팩 폭발 사고
  1. 1한동훈 23일 출사표…부산 국힘 의원 ‘어대한’에 동상이몽
  2. 2환경부 신임 차관 이병화, 고용부 신임 차관 김민석, 특허청장엔 김완기 내정
  3. 3박수영 ‘국쫌만’ 22일 200회…남구민 민원 ‘훌훌’
  4. 4‘지방소멸 대응’ 지자체 펀드 허용한다
  5. 5“전쟁상태 처하면 지체없이 군사 원조” 한반도 유사시 러 개입 시사
  6. 6원희룡, 與 당 대표 출마…윤상현은 21일 공식선언
  7. 7‘尹 거부’ 노란봉투법·양곡법…야권, 상임위 상정
  8. 8[속보]“무의미한 도전”…유승민, 與대표 경선 불출마
  9. 9“수출입·중기銀도 이전을” 이성권 부산금융거점화法 발의
  10. 10아빠 출산휴가 10→20일…男 육아휴직률 50% 목표
  1. 1부산 문현금융단지·북항, 기회발전특구 지정(종합)
  2. 2[뉴스 분석] 공급 부족 서울아파트 ‘꿈틀’…경기 불확실 부산은 ‘눈치만’
  3. 3세계인 사로잡은, 시그니엘 오션뷰
  4. 4정부, 부산 영도구 ‘지역 특화 먹거리 개발’에 국비 50억 원 지원
  5. 5HJ중공업 6000억대 수주 성공…7900TEU급 친환경 컨선 4척
  6. 621일 부산중기인 대회…금탑 최금식·철탑 이민석 훈장
  7. 71조 민자유치 2만여 명 고용 기대…금융중심 산업으로 재편
  8. 8부산관광 바람 불어라…中 상하이서 로드쇼 열린다
  9. 9부산 여름 호캉스 주인공은 “나야, 나”
  10. 10[뭐라노-이거아나] 대왕고래 프로젝트
  1. 1부지 96% 확보하고도 해운대 주상복합 4년째 미착공 왜
  2. 2산복도로 빈집 6000채 쓸모, 부산 5개區 머리 맞댄다
  3. 3부산 글로벌허브, 두바이에서 배우다
  4. 4때이른 더위 ‘자연발화 주의보’…폐가구 속 배터리팩 폭발 사고
  5. 5모로코行 마약 부산항으로 ‘배달사고’
  6. 6‘밀수대부’ 부산구치소 수감중 사망
  7. 7범의료계 휴진 논의 특위 구성…환자단체 “외국의사 투입” 정부 공청회 요청
  8. 8‘김해형 도시재생’ 사후 관리 강화한다
  9. 9세금·규제 없앤 경자구역 26개, 트라이포트 갖춰 기업 러시
  10. 10檢 구형보다 높았던 전세사기범 ‘징역 15년’형…2심도 그대로
  1. 1롯데 지시완 최설우 김서진 전격 방출 통보
  2. 2김태형 감독의 승부수…“선발투수 한명 불펜 기용”
  3. 3태권도 큰 별 박수남 별세, 향년 77세…유럽서 활동
  4. 4BNK 이소희·안혜지 농구대표팀 승선
  5. 5전차군단 독일 헝가리 꺾고 16강 선착
  6. 6한국 U-20 여자핸드볼 서전장식
  7. 7머리, 올림픽·윔블던 출전 불투명
  8. 8전미르 마저 2군…롯데 1순위 입단선수 얼굴보기 힘드네
  9. 9축구협회 대표팀 감독후보 평가, 5명 내외 압축
  10. 10북한 파리올림픽 6개 종목 14장 확보
  • 유콘서트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