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39> 설날 맞아 백성이 잘살기를 기원한 남공철

원하는 건 그저 집집마다 오래도록 잘살기를(但願家家長富足·단원가가장부족)

  •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3-01-24 18:52:50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정월 초하루를 설이라 칭하니(月正元日稱歲首·월정원일칭세수)/ 불 밝혀 좋은 일을 기원하는 글을 짓네.(火盆迎祥作祈辭·화분영상작기사)/ 원하는 건 그저 집집마다 오래도록 잘 살기를(但願家家長富足·단원가가장부족)/ 남자는 추워서 여자는 배고픔에 울지 않기를.(男不啼寒女不飢·남불제한녀불기)/ 가벼운 배로 장사 나갔다가 무거운 배로 돌아오기를(輕舟作商重船歸·경주작상중선귀)/ 큰 소는 송아지를 끌고 닭은 병아리 먹이 주기를.(大牸引犢雞哺兒·대자인독계포아)/ 보리 싹은 양 갈래로 패고 벼는 일찍 익기를(麥穗兩歧稻早熟·맥수양기도조숙)/ 면화는 광주리에 수북하고 누에는 방에 가득하기를.(拾綿盈筐蠶滿室·습면영광잠만실) ….

위 글은 조선 후기 문신 금릉(金陵) 남공철(南公轍·1760~1840)의 시 ‘祈歲詞’(기세사·한 해를 기원하는 노래)의 앞부분으로, 그의 문집인 ‘금릉집(金陵集)’ 권1에 수록돼 있다.

남공철은 정월 초하루를 맞아 한해의 복을 기원하는 글을 지었다. 그는 여러 벼슬을 지낸 인물이었다. 그러다 보니 백성이 잘 살기를 축원하고 있다. 그가 기원하는 핵심은 세 번째 행 ‘但願家家長富足’이다. 그 뒤 행들은 부연 설명으로 이어진다. 춥거나 굶주리지 않고, 가볍게 나간 배가 돌아올 땐 물건이든 고기 든 가득 싣고 오기 바랐다. 암소는 송아지를 데리고 다니고, 어미 닭은 병아리에게 먹이를 찾아주는 평화로운 일상을 바랐다. 조선 후기는 삼정문란 등으로 백성의 삶은 피폐했다. 먹을 게 없어 굶어 죽거나 민란에 동참했다. 세상이 달라지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들어서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배를 곯는 사람은 있다.

지금도 음력설에 가족이 모이면 어른들은 자식과 손주들에게 잘살기를 염원하는 글을 써주거나 그런 바람을 담은 말을 한다. 이를테면 손주들에게 세뱃돈을 주며 “건강하게 자라고, 공부 잘하고, 엄마 아빠 말 잘 듣고,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고 축원하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설을 어떻게 쇠셨는지? 필자는 동생들과 조카들까지 지리산 목압서사로 와 차례를 지냈다. 여하튼 새해를 맞아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4. 4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7. 7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8. 8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9. 9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10. 10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3. 3‘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4. 4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5. 5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6. 6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8. 8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9. 9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3. 3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4. 4‘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5. 5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6. 6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7. 7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8. 8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8. 8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