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201> 중국 송나라 때 장강이 시어사가 된 이야기

높은 성적으로 시어사가 되었다(以高弟爲侍御史·이고제위시어사)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09-04 18:50:05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장강이) 어려서 삼공의 아들로서 경명행수로 효렴에 천거되었지만 나아가지 않았고, 사도가 부르자 높은 성적으로 시어사가 되었다.

(張綱)少以三公子經明行修擧孝廉, 不就; 司徒辟, 以高弟爲侍御史.((장강)소이삼공자경명행수거효렴, 불취; 사도벽, 이고제위시어사.)

‘후한서(後漢書)’에 위 문장이 수록돼 있다. 중국 송(宋)나라 때 관리이자 문학가인 장강(1083~1166)에 대한 언급이다. 장강은 태학(太學)에서 공부했으며, 장원급제자로 알려져 있다. 당시 장강의 아버지는 ‘三公’, 즉 송나라 3개의 최고위 직급인 태위(太尉)·사도(司徒)·사공(司空) 중 한 직급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위 문장의 ‘經明行修’는 효렴(孝廉)의 과목이다. 한대(漢代)부터 효렴제도가 있었다. ‘향리에서 부모를 잘 섬기고 청렴한 사람을 천거해 벼슬에 나아가게 한 법’이다.

장강이 살던 송나라 시대에는 관료로 나아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군국(君國)에서 추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부(公府)에서 벽소해서 쓰는 것이다. ‘피’은 부른다는 뜻이다. 그래서 위 문장 앞 절의 뜻은 장강이 어릴 적에 ‘經明行修’로서 군수에게 효렴으로 천거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뒤에 오는 절의 뜻은 사도가 다시 불렀으며 장강은 우수한 성적으로 시어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위 문장을 보면 ‘不就’ 다음에 필자가 세미콜론(;)을 해놓았다. ‘표점(標點)’은 한문의 올바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구두점이나 띄어쓰기 등 적절한 부호를 표기하는 것을 일컫는다. 단순한 병렬복문은 쉼표를 쓰지만, 복잡한 다중복문의 사이에는 세미콜론을 사용한다. ‘不就’를 ‘司徒辟’과 붙여 쓰기 쉽다. 그렇게 된다면 전후에 말이 안 되는 상황이 생긴다. 장강이 사도의 부름에 나아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높은 성적으로 시어사가 될 수 있었단 말인가?

가끔 필자에게 표점 문제에 대해 문의하는 분들이 있다. 어제도 목압서사에 두 분이 오시어 표점에 대해 물었다. 필자도 표점에 애를 먹는다. 어려운 문장을 만났을 때는 먼저 쉬운 부분에 표점을 한 뒤 문장 전체를 다 읽고 앞뒤 맥락에 따라 표점을 해주는 게 상책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중견업체도 무너졌다…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
  2. 2근교산&그너머 <1308> 전남 장흥 억불산
  3. 3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4. 4“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5. 5부산 동래구 사직2동 새마을 지도자협의회, 점심 도시락 전달
  6. 6“균형발전 촉진” 먼저 온 금융공기업 ‘산업은행 부산행’ 웰컴
  7. 7경남지사 “내년 부·경 행정통합 여론조사”
  8. 8[이병주 타계 30주기…새로 읽는 나림 명작] <11> ‘쥘부채’
  9. 9전국 주유소 휘발유 8일분 남았다(종합)
  10. 10정부 ‘백기투항’ 요구…40분 만에 결렬, 원희룡 “정유·철강도 언제든 발동” 경고
  1. 1“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2. 2"정치파업 악순환 차단" 벼르는 정부…노정관계 시계제로
  3. 3여야 예산안 합의 불발…법정시한 내 처리 미지수
  4. 4‘메가시티 프리미엄’ 사라졌다, PK사업 예산 35조 날릴 판
  5. 5朴시장 공약 ‘15분도시’ 예산 줄삭감…하하센터 조성사업 28억 전액 깎여
  6. 6이재명에 쏟아진 당 내부 비판…지도부 대여전략 질타도
  7. 7내년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미국 등과 공동주최 합의
  8. 8부울경 합동추진단 내년 예산 60% 삭감…'식물조직' 되나
  9. 9野 '엑스포-사우디 수주 거래설'에 대통령실 여당 "저급한 가짜뉴스"
  10. 10민주당 이상민 장관 해임 건의안 발의하기로...여야 회동은?
  1. 1경남 중견업체도 무너졌다…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
  2. 2“균형발전 촉진” 먼저 온 금융공기업 ‘산업은행 부산행’ 웰컴
  3. 3전국 주유소 휘발유 8일분 남았다(종합)
  4. 4정부 ‘백기투항’ 요구…40분 만에 결렬, 원희룡 “정유·철강도 언제든 발동” 경고
  5. 5주가지수- 2022년 11월 30일
  6. 6창원 중견 건설사 부도 대형 건설사도 휘청 업계 줄도산 공포
  7. 7업무개시명령 첫 발동…화물연대 “노동 계엄령”
  8. 8‘온천천 알짜단지’ 연산동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동
  9. 9산업은행 이전 조직개편 단행…부산금융센터에 사무실
  10. 10부산~오사카 국제여객선 운항 정상화된다
  1. 1경남지사 “내년 부·경 행정통합 여론조사”
  2. 2검찰 ‘아들 퇴직금 50억’ 곽상도 징역 15년 구형
  3. 3“양산 증산에 아울렛 유치…지역 상권 살리겠다”
  4. 4오늘의 날씨- 2022년 12월 1일
  5. 5아이 셋과 7평 원룸 거주…월세 등 생계비 절실
  6. 6‘황령산 전망대사업’ 30일 심의…환경훼손 논란 잠재울까
  7. 7“22년째 쪽잠, 휴게소 끼니…그렇게 일해 月300만 원 남짓”
  8. 8사진작가 된 교장샘 "귀촌 뒤 60여 국 출사, 로망 이뤘죠"
  9. 9부산 3명 체포·김해지부 압수수색…지도부 삭발투쟁 맞불
  10. 10BTS 공연 때 공분 잊었나, 불꽃축제 또 바가지 폭탄
  1. 1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2. 2[조별리그 프리뷰] 이변의 연속 일본, 스페인 꺾고 죽음의 조 통과할까
  3. 3불명예 기록 줄줄이…카타르 쓸쓸한 퇴장
  4. 4네덜란드 vs 미국, 잉글랜드 vs 세네갈 16강 격돌
  5. 5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2월 2일
  6. 6미국, '앙숙' 이란 이기고 16강...충돌 대신 따뜻한 위로 마무리
  7. 7월드컵 끝나면 김민재 이강인 조규성 잇달아 이적하나
  8. 8가나전 멀티골 조규성…유럽이 부른다
  9. 9포르투갈 꼭 잡되 이왕이면 다득점으로
  10. 10포르투갈전 이강인 선발 가능성, 김민재 황희찬은 지켜봐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