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73> 서긍의 ‘고려도경’ 읽다 생각난 청파 조병곤 어른

토산 차는 쓰고 떫어 입에 댈 수가 없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2-05-22 20:02:31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土産茶味苦澁不可入口·토산차미고삽불가입구

(고려)토산 차는 맛이 쓰고 떫어서 입에 댈 수가 없다. … (연회에서)시중드는 사람이 “차를 다 돌렸습니다”고 말한 뒤에야 차를 마실 수 있었으니, 식은 차를 마시지 않은 적이 없었다.… 매일 세 차례씩 차를 맛보는데, 이어 탕을 낸다.

土産茶味苦澁不可入口, … 候贊者云: “茶遍!” 乃得飮, 未嘗不飮冷茶矣. … 日嘗三供茶, 而繼之以湯.(토산차미고삽불가입구, … 후찬자운: “다편!” 내득음, 미상불음랭다의. … 일상삼공차, 이계지이탕.)

위 문장은 1123년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고려에 사신으로 왔다가 귀국한 뒤 편찬한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 제32권 다조(茶俎)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이다. 고려인들은 백차를 선호하여 단차류인 가루차를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차를 마시는 법은 차사발에 가루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뒤 격불(擊拂), 즉 차 숟가락(차솔)을 빠르게 움직여 다화(茶花·차 거품)를 피워내는 점다(點茶)였다.

서긍은 차를 바로 마시지 않고 의례 절차상 늦게 마셨다. 그러다 보니 차의 탄닌 성분이 공기와 접합해 쓰고 떫은맛으로 변했다. 뜨거운 상태에서 차를 마셔야 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쓰고 떫은 차를 마셨다. ‘고려도경’의 이러한 내용을 읽다 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우리나라 차의 본향이라고 불리는 하동 화개에 지금의 덖음차를 소개한 청파 조병곤 어른이다. 그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지만, 중국에서 차 만드는 일을 하다 1940년대 쌍계사에 들어와 ‘손 덖음차(手製茶)’를 화개지역에 처음 전파했다 한다. 그 덕분에 차의 맛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필자의 조부인 노곡(蘆谷) 조차백(趙且伯·1890~1963) 어른이 현 대구 달성 논공에서 해마다 봄에 쌍계사에 오시어 한 해 동안 식구들이 마실 차를 만들어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필자의 부친인 조길남 시인의 시집 ‘영원의 기록’에 실린 시 ‘함조차(咸趙茶)’에 “아버님께서 해마다 하동 쌍계사 쪽에 일꾼 데리고 가셨다가/ 만들어 오시어 한 해 동안 마셨던 녹차, 함조차(咸趙茶)/ … 어릴 때부터 아버님 앞에 앉아 함께 차를 마시며 …”라는 내용이 있다. 조부님께서 함께 찻잎을 덖어 만드시던 분이 청파 어른이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2. 2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3. 3‘부캉이’ 수로 떠난 날 북항 기름 유출 원인은 유조선
  4. 4‘운명의 일주일’… 가덕도신공항 난제 풀 대책 나올까
  5. 5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6. 6CNN,“서울이 뉴욕이면 부산은 LA”…부산 조명
  7. 7태풍 ‘참피’ 영향 부산 이틀 동안 112㎜ 비…주택 담장 무너져
  8. 8[속보]‘부캉이’ 이틀 연속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
  9. 9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10. 10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1. 1[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2. 2‘YS 오른팔’ 故최형우 빈소 조문한 김민석 “여야 넘어 성찰”
  3. 3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4. 4김정은, 중국 6·25참전기념관서 “조중친선 영원히 계승”
  5. 5김정은 방중, 북중혈맹 과시, 경제협력 확대에 무게
  6. 6법무장관 박균택·양부남 유력, 野 "李 죄 지우기 인선이냐"(종합)
  7. 7[2026 국감 브리핑] 정동만 “부산에 금융·해양 공공기관 집중 배치해야”
  8. 8울산 동구의회 의원 내년 월정수당 15% 인상
  9. 9북한군 자주포, 韓 카메라에 찍힐만큼 가까이 배치 …접경지 긴장고조
  10. 10조국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에 사법개혁 적기 놓쳐”
  1. 1올해 임시·일용근로자 31년來 최소…40세 이상에 감소 집중
  2. 2‘운명의 일주일’… 가덕도신공항 난제 풀 대책 나올까
  3. 3CNN,“서울이 뉴욕이면 부산은 LA”…부산 조명
  4. 4[속보]‘부캉이’ 이틀 연속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
  5. 5부산에서 광저우·샤먼으로 가는 직항 하늘길 처음 열렸다
  6. 6‘책임경영 선언’ 정용진 이마트 대표 내정…신규임원 역대 최대
  7. 7'삼성고시' 24~25일 실시, 신입사원 연말 최종 선발
  8. 8롯데 6개 계열사, 베트남 현지인력 채용 나선다
  9. 9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 중단…중복상장 논란에 주주 반발
  10. 10‘가상자산 과세’ 또 유예될 듯…당정 거쳐 결론 전망
  1. 1부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 이모티콘도 나왔다
  2. 2‘부캉이’ 수로 떠난 날 북항 기름 유출 원인은 유조선
  3. 3HD현대중공업 기본급 12만 원 인상 골자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마련
  4. 4태풍 ‘참피’ 영향 부산 이틀 동안 112㎜ 비…주택 담장 무너져
  5. 5중학생이 소화기로 진화 시도…부산 스터디카페서 불
  6. 6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26일 아침까지 이어져
  7. 7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최대 12배 웃돈 받고 되팔아
  8. 8경기 안성 저수지 낚시터서 초등학생 물에 빠져 숨져
  9. 9창원 휴대전화 부품업체서 40대, 낙하물 맞아 숨져
  10. 10'시장 캠프·인수위 출신' 창원시 산하기관장 후보 4명 청문 줄줄이
  1. 1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2. 2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3. 3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4. 4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5. 5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6. 6‘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7. 7‘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8. 8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9. 9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10. 10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