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51> 당나라의 관료 육지가 황제에게 올린 직언

지혜로운 사람은 허물을 고쳐 착하게 되지만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3-02 19:36:44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智者改過而遷善·지자개과이천선

“지혜로운 사람은 허물을 고쳐 착하게 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허물을 부끄럽게 여겨 잘못된 길로 나아간다.” 智者改過而遷善 愚者恥過而遂非(지자개과이천선 우자치과이수비)

중국 당나라의 관료이자 학자였던 육지(陸贄·754~805)의 ‘육선공주의(陸宣公奏議)’에 나오는 글인 ‘봉천청수대군신겸허령론사장’(奉天請數對群臣兼許令論事狀·봉천에서 여러 신하를 자주 대하고 아울러 사안에 대해 논하는 것(論事)을 허락해주기를 청하는 상소문)이다. ‘改過遷善(개과천선)’과 관련된 문장으로, 당나라 덕종(德宗·779~805)에게 올린 글이다. 황제라도 허물이 있으면 바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육선공’은 육지 본인을 일컫고, ‘주의’는 황제에게 당대의 여러 문제와 관련한 신하의 생각을 올리는 글을 말한다. ‘육선공주의’는 곧 육지가 당 덕종에게 올린 글의 모음이다.

육지는 당나라 역사상 안록산·사사명의 난 이후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살았던 인물이다. 덕종이 즉위한 뒤 반란이 일어나 국가질서가 붕괴되자 육지는 난국을 수습하는 방안을 제시해 실행했다. 임금은 신하의 간언을 통해 통치의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임금은 좋은 말인 감언만 듣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신하는 목숨이 위태롭더라도 직언해야 한다.

조선 성종 때 시강관 이우보는 역대 제왕의 정치 필수 지침서였던 ‘대학연의(大學衍義)’ 경연(經筵)에서 “예부터 위태롭고 어지러운 세상에서도 일찍이 충언이 없던 적은 없었다”며 “육지는 말을 다하여 극진히 간하니, 덕종이 비록 다 쓰지는 않았으나 혹 때로 억지로 그 말을 따랐으므로 당나라가 망하는 데에 이르지 않았다”고 했다. 연산군 즉위 초인 1495년 영의정에 오른 노사신은 “예로부터 신하로서 주의(奏議)의 정성과 간절함이 육지만 한 이가 없었다”고 할 정도로 육지는 충언을 다한 신하의 롤 모델로 인식됐다.

지금 현실 정치에서는 육지처럼 지도자에게 직언하는 보좌진이 드물다고 한다. 지도자는 충언을 경청하고 개과천선하는 아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존경받는 진정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10. 10[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7. 7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3. 3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