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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3> 가락국(금관가야) 건국설화와 구지봉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2-02 19:40:04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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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龜何龜何 首其現也·구하구하 수기현야

“하늘이 나에게 이곳에 내려와 새로운 나라를 세워 임금이 되라고 명하셨기 때문에 내가 일부러 온 것이다. 너희들이 모름지기 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내면서 ‘거북아, 거북아, 네 목을 내밀어라. 만약 내밀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고 노래 부르며 춤을 추면, 대왕을 맞이하여 (너희들은) 기뻐 춤추게 되리라.”

皇天所以命我者, 御是處, 惟新家邦, 爲君后, 爲玆故降矣. 爾等須掘峯頂撮土, 歌之云, 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以之踏舞, 則是迎大王, 歡喜踴躍之也.(황천소이명아자 어시처 유신가방 위군후 위자고강의. 이등수굴봉정촬토 가지운 구하구하 수기현야 약불현야 번작이끽야 이지답무 즉시영대왕 환희용약지야.)

일연 스님이 지은 ‘삼국사기’ 권2 기이(紀異) 제2 ‘가락국기’에 나오는 가락국(금관가야) 건국설화의 부분이다. 위 내용의 봉우리는 경남 김해시 구지봉을 일컫는다. ‘김해부읍지(金海府邑誌)’를 보면 구지봉에 대해 ‘부(府)의 북쪽 5리에 있다. 분산(盆山) 중턱으로부터 서쪽으로 거북이처럼 엎드려 있으니, 수로왕(首露王)이 탄강한 곳이다’고 돼 있다. ‘구지가(龜旨歌)’가 여기에 나온다.

가락국 건국설화와 관련해 ‘삼국유사’ 내용을 요약해보겠다. 천지가 개벽한 뒤로 이곳에는 아직 나라 이름이 없었고, 임금과 신하의 칭호도 없었다. 그러던 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봉에서 사람들을 부르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200~300명이 모이자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고 하여 “구지봉입니다”라고 답하니, 위에 언급한 말이 들렸다. 김해에서 유배를 산 이학규(1770~1835)는 이를 시로 읊었다. “그 옛날 가야의 왕(往者伽倻王·왕자가야왕) / 구지봉의 바위로 내려왔다네(降玆龜山石·강자구산석). / 하늘은 긴 끈을 늘어뜨렸지(玄穹墜長纓·현궁추장영) / 푸른 이끼 큰 자취에 흩어졌구나(蒼苔散巨迹·창태산거적) ….”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盒)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알 여섯 개가 있었다. 이 알에서 각각 어린아이가 태어나 여섯 가야 왕이 됐고, 김수로는 그중 가락국의 왕이 되었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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