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34> 새해 좋은 일 바라는 박세당의 시

집집마다 쌓은 곡식 곳간에 넘쳐나고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1-03 20:04:41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家家春栗溢囷倉·가가춘율일균창

새해라, 기쁜 새해라(新年喜新年 신년희신년) / 기쁜 일 자주 생겨 기뻐하였으면(喜事喜頻頻 희사희빈빈) / 풍년 들고 과실이 잘 익어서(典穀豊登園果好 전곡풍등원과호) / 태평시절의 한가한 사람 되었으면.(太平時節作閑人 태평시절작한인) //

새해라, 좋은 새해라(新年好新年 신년호신년) / 좋은 일 자랑하면 좋겠네.(好事好堪誇 호사호감과) / 앞마을 노랫가락 뒷마을에 이어지고(南里人歌賡北里 남리인가갱북리) / 앞집 늙은이 뒷집 늙은이와 부유함을 다투기를.(東家翁富鬪西家(동가옹부투서가) //

새해라, 즐거운 새해라(新年樂新年 신년락신년) / 즐거운 일 더욱 넉넉하여 즐겁기를.(樂事樂更愜 낙사락경협) / 집집마다 쌓은 곡식 곳간에 넘쳐나고(家家春栗溢囷倉 가가춘율일균창) / 사람마다 지은 옷 궤짝에 넘쳤으면.(人人製衣盈箱篋 인인제의영상협)

17세기 학자 서계(西溪) 박세당(1629~1703)이 새해를 맞아 모든 백성이 다 함께 잘사는 세상을 희구한 시다. ‘춘첩(春帖)’ 제목으로 그의 문집 ‘서계집’에 실려 있다. 사람마다 새해를 맞는 느낌과 다짐은 다르다.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로 고통과 걱정 속에 살았다. 사람살이가 더 팍팍해졌다. 그건 묵은해의 일이다. 소띠 해인 올해 신축년(辛丑年)은 모두 걱정 없이 잘살게 될 것이다. 소의 성징이 어떻던가? 성실함으로 재물을 늘리는 역할을 하지 않던가!

박세당은 서로 죽이고 귀양 보내는 정치가 싫어 벼슬을 버리고 경기도 양주 석천동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 뒤 당쟁 소용돌이 속에 맏아들과 둘째 아들을 잃자 세상에 대한 혐오를 더욱 느꼈다. 예조판서 이조판서 등 많은 관직이 주어졌지만, 모두 사양하고 죽을 때까지 농사지으며 학문과 제자 양성에 힘썼다. 그는 새해가 되자 만백성이 잘살기를 진정으로 바랐다.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았다. 제대로 된 선비·관료·정치인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집안의 어른(?) 역할을 하고 있는 필자는 새해를 맞아 집안 구성원에게 ‘선근경득(善近慶得)’이란 글씨를 써주었다.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좋은 일이 절로 따라온다’는 의미다.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9. 9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선관위 특검, 중앙선관위 등 7곳 압수수색…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6. 6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7. 7‘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8. 8“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9. 9[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0. 10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0. 10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