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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364> 泰然自若

늘 그러하듯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3-31 20:12:39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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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할 태(水-5) 그러할 연(火-8) 스스로 자(自-0) 이같을 약(艸-5)

‘죽간본’ 17-1에서 노자는 품은 덕이 도타운 사람은 “蜂蠆虫蛇弗螫, 攫鳥猛獸弗扣”(봉채충사불석, 확조맹수불구) 곧 “벌과 전갈, 벌레, 뱀들이 물지 않고, 사나운 날짐승과 길짐승도 덤비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참으로 그런 사람을 독이 있거나 사나운 짐승이 해치지 않는다는 뜻일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 말한 까닭은 이 표현이 일종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무리 덕이 도탑다 한들, 그가 현자나 성자라 한들, 벌이나 전갈, 뱀, 범 따위 짐승이 그런 사람을 알아보고 해치려 하지 않을까? 짐승에게 사람은 그저 사람일 따름이다. 그 사람이 덕을 품고 있는지 탐욕을 품고 있는지 어찌 구분해서 판단하겠는가? 아무리 짐승이라도 덕이 있는 사람을 알아보고 해치지 않으리라 여기는 것은 순전히 사람의 생각, 사람 중심의 이해일 뿐이다. 물론 덕이 있는 사람은 自然(자연)에 가까운 사람이므로 자연 속에서 天然(천연)하게 사는 것들과 저절로 어우러지므로 횡액을 당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굳이 풀이할 수는 있겠으나, 그럼에도 마뜩잖다. 노자의 표현에는 먼저 덕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혜도 있으니 애초에 위험천만한 짓을 하지 않거나 그런 곳에 가지 않으므로 위태해지는 일이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또는 예상하지 못한 위험이 닥치더라도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거나 버둥대지 않는다는 뜻도 담겨 있다. 둘을 아우르면, 덕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위험한 지경에 이르지 않지만, 설령 그러하더라도 그 모든 것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 결과라 여기며 담담하게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요컨대 덕은 곧 泰然自若(태연자약)이라 할 수 있다.
‘金史(금사)’ <顔盞門都傳(안잔문도전)>을 보면 ‘안잔문도’가 이러했다. “有敵忽來, 雖矢石至前, 泰然自若, 乃號令士卒如平時.”(유적홀래, 수시석지전, 태연자약, 내호령사졸여평시) “갑자기 적이 나타나 화살과 돌을 쏘아 대더라도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부하들에게 평소처럼 호령을 내렸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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