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은(阜-14)스승 군(口-4)임 자(子-0)

‘사기’의 ‘노자한비열전’에 나오는 글을 더 보면 이렇다.

노자는 道(도)와 德(덕)을 닦았으나, 스스로 학문을 숨겨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데에 힘썼다. 주나라에 오랫동안 살다가 주나라가 쇠퇴해지는 것을 보고는 이윽고 떠났다. 函谷關(함곡관)에 이르자 關令(관령)인 尹喜(윤희)가 말했다.

“선생께서 숨으려 하시는데, 억지로라도 저를 위해 글을 써주십시오.”

이에 노자는 상·하 두 편의 글을 지어 도와 덕의 의미를 5000여 자로 말하고는 떠났다. 그가 어디서 죽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老萊子(노래자)도 초나라 사람으로, 열다섯 편의 글을 지어 道家(도가)의 쓰임을 말했으며 공자와 같은 시대 사람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노자는 160여 세 혹은 200여 세 살았으며, 도를 닦음으로써 오래 살았다고 한다.

史書(사서)에 따르면, 공자가 죽은 지 129년이 되던 해에 주나라 태사인 儋(담)이 秦(진)나라 獻公(헌공)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진나라는 처음에 주나라와 합쳤다가 500년이 지나서 나뉘고, 나뉜 지 70년이 지나면 覇王(패왕)이 나올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태사 담이 노자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노자는 隱君子(은군자)였다.

노자의 아들은 이름이 宗(종)인데, 종은 魏(위)나라의 장군이 되어 段干(단간)을 봉토로 받았다. 종의 아들은 注(주)고, 주의 아들은 宮(궁)이며, 궁의 현손은 假(가)다. 가는 한나라 孝文帝(효문제)를 섬겼다. 가의 아들 解(해)는 膠西王(교서왕) 卬(앙)의 태부가 되어 제나라에서 가문을 이루었다.

세상에서 노자를 배우는 자들은 유학을 배척하고, 유학을 배우는 자들은 노자를 배척한다. “길이 다르면 함께 일을 꾀하지 않는다”고 한 말은 이를 두고 한 말인가?

노자 이이는 無爲(무위)로써 저절로 교화되게 하고, 淸淨(청정)으로써 스스로 발라지게 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