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삼(一-2)봉할 함(糸-9)그 기(八-6)입 구(口-0)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하다가 화를 당하는 일은 수없이 많았기에 경계하는 말도 그만큼 많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馮道(풍도)의 '舌詩(설시)'에서 딴 口禍之門(구화지문, <38>회)으로 말하는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란 뜻이다. 孔子(공자)님도 깨우친다.

더불어 말을 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말을 하지 않아야 할 때 말하면 말을 잃는다며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않고 말을 잃지도 않는다(知者不失人 亦不失言/ 지자불실인 역불실언)'고 했다.

이보다 훨씬 더 말을 조심하라는 것이 입을 세 번이나 꿰맸다(三緘)는 이 성어다. '孔子家語(공자가어)' 觀周(관주)편에 실려 전한다. 내용을 간단히 보자. 공자가 周(주)나라 전설적 시조 后稷(후직)의 太廟(태묘)에 갔을 때다. 사당의 오른쪽 섬돌 앞에 금으로 만든 사람의 상이 서 있었는데 그 입이 세 바늘이나 꿰매져 있었고 등 뒤에 이렇게 새겨져 있었다. '옛 사람의 경계의 말이라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말을 많이 하지 말라. 말이 많으면 일을 그르친다. 많은 일을 욕심내지 말라. 일이 많으면 근심도 많다(古之愼言人也 戒之哉 無多言 多言多敗 無多事 多事多患/ 고지신언인야 계지재 무다언 다언다패 무다사 다사다환).'

조선 후기의 문신 尹愭(윤기, 愭는 공손할 기)의 三緘銘(삼함명)에 더 직설적으로 당부한다. 앞부분만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다. '말을 하지 않을 수야 없지만 부디 생각하고 절제하라. 그 나머지 모든 일엔 입을 닫고 혀를 묶어라(不得不言 且思且節 其他萬事 緘口結舌/ 불득불언 차사차절 기타만사 함구결설). 호언장담 내뱉지 않으면 큰 실패는 면하고, 작은 말이라도 꺼내면 작은 실패 있게 된다(大言不出 可免大壞 小言而出 則有小敗/ 대언불출 가면대괴 소언이출 즉유소패).'

말을 조심하는 정도를 넘어 일부러 남을 혐오하는 말을 내뱉어 말썽을 자초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으로 여혐, 남혐 발언 공방이 벌어졌다.

이보다 더 고약한 것이 일본 우익들의 조선인 혐오 헤이트 스피치가 기승을 부린 집회다. 이들은 일본인 아닌 사람들은 돌아가라며 욕설을 하고 위해를 가하기 예사다. 다행히 양식 있는 일본인들이 주도하여 방지법이 지난 달 제정됐고, 얼마 전 가와사키시에선 집회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나쁜 말을 넘어 악질적인 말을 일삼는 사람들에 일침이 되었으면 한다.

언론인·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