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읍(氵-5)벨 참(斤-7)말 마(馬-0)일어날 속(言-10)
아끼는 사람을 큰 목적을 위해서 버릴 수 있는가.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엄정히 규율을 지켜 기강을 바로잡는 일은 그만큼 어렵기에 이 성어는 잘 알려진 유래와 함께 오늘날 많이 인용된다. 馬謖(마속)은 '三國志(삼국지)'의 천재 전략가 諸葛亮(제갈량)의 莫逆之友(막역지우) 馬良(마량)의 동생인 장수다. 마량은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흰 눈썹 白眉(백미)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그런 마속을 벌줘야 하니 아무리 냉철한 제갈량이라도 울며 베지(泣斬) 않을 수 없겠다. 謖은 일어난다는 뜻으로 잘못 읽기 쉬운 글자다.
晉(진)나라의 학자 陳壽(진수)가 편찬한 중국의 魏(위) 蜀(촉) 吳(오) 3국의 正史(정사) '삼국지'보다 元말 明초의 羅貫中(나관중)이 쓴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를 더 읽어 흥미진진한 역사를 꿰뚫고 있는 사람이 많으니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서기 227년 촉나라 제갈량은 대군을 이끌고 위나라를 공격하며 長安(장안)으로 진군하던 중 지략이 뛰어난 司馬懿(사마의) 20만 대군과 대치했다. 제갈량은 군량 수송로인 街亭(가정)을 수비하는 것이 고민이었는데 이곳을 방비하기 위해 마속이 목숨을 걸고 자원한 것. 마속은 이곳을 지켜 접근만 막으라는 지시를 어기고 적을 유인하여 역습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 위군을 통과시켜 포위당한 촉이 참패하고 말았다. 후퇴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제갈량은 패전의 책임을 물어 참수형을 내렸다. 마속이 비록 전략에 실패했지만 주위에서 다시 구하기 힘든 장수라며 만류했음에도 엄정히 법을 지켜야 하는 제갈량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泣斬馬謖은 너무 매정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규정에 따른 부하의 책임을 묻지 않고 흐지부지 넘어가는 조직은 하나같이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지 못한다. 청와대 개편과 인적 쇄신이 예상보다 빨리 지난 주말 단행됐다. 문건 파동에서 비롯된 참모진의 보좌 잘못에 원성이 자자한데 그대로 두거나 자리이동에 불과했다. 泣斬馬謖의 결단과는 거리가 멀다. 국민의 기대와는 아득해 국정 개혁의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泣斬馬謖(읍참마속)과 유사한 성어는 다음과 같다. 一罰百戒(일벌백계), 揮淚 斬馬謖(휘루 참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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