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聖(화성) 柳下惠(유하혜)의 조각상.

그 기(八-6) 훔칠 절(穴-17)
자리 위(亻- 5) 놈 자(耂 -5)
더불어 여(臼-7)

論語(논어)·衛靈公(위령공)편에 출전한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장문중은 자리를 훔친 사람인가? 유하혜의 어짊을 알고도 더불어 서지 않았구나.' 子曰: 臧文仲, 其竊位者與. 知柳下惠之賢, 而不與立也(자왈: 장문중, 기절위자여. 지류하혜지현, 이부여립야)"

竊位를 주자는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아 마음에 부끄러움이 있어, 훔쳐서 몰래 얻은 것과 같은 것이다'고 풀었다. 臧文仲은 노나라의 대부 臧孫辰(장손진)으로 4인의 군주를 섬겼으며 군사와 외교에 뛰어났다고 한다. 柳下惠(유하혜: BC720-BC621)는 魯(노)나라의 大夫(대부) 展獲전(획)으로, 字(자)는 禽(금)이고, 시호는 惠(혜)이며 柳下(유하)는 그의 食邑(식읍)의 명칭이다. 유하혜는 왕손이자 대부의 벼슬을 지냈지만 후에 홀로 은둔하며 지냈다고 한다. 유하혜는 道德君子(도덕군자)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데, 그와 관련해 荀子(순자)·大略(대략)편에 한 고사성어가 전한다. 유하혜가 어느 날 밤 성문에서 묶다가 집 없이 떠도는 여자를 만났는데, 그녀가 얼어 죽을까 걱정이 되서 자신의 옷으로 그녀를 감싸고 품에 안고서 밤을 지냈는데, 아무런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다고 한다. 여기서 유래해 이성이 품에 안겨도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음, 남자의 생활 태도가 도덕적이고 단정함을 가리켜 坐懷不亂(좌회불난)이라고 한다. 與를 양백준은 주다는 뜻으로, 立을 位위 같은 의미로 보고 與立을 관직을 주지 않았다로 해석한다. 주자는 더불어로 풀고 與立을 그와 더불어 조정에 서다로 해석한다. 范祖禹(범조우)는 이 장을 "만약 현인을 알아보지 못했다면 이것은 똑똑하지 못한 것이고, 알고도 천거하지 않았다면 이것은 어진 사람을 가린 것이다. 똑똑하지 못한 죄는 작고 어진사람을 가린 죄는 크다."고 풀고 있다.

동아대 철학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