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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막 찍어도 인생샷…메밀꽃 필 무렵 제주는 더 황홀하오

사진 찍기 좋은 핫 스폿 ‘조천읍’ 가다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1-06-23 19:27:15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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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 제주는 수국 장미 메밀꽃 등이 만개해 섬 전체가 꽃천지로 변한다. 옥빛 바다와 푸른 하늘 사이 피어난 색색의 꽃들로 더 눈부신 제주의 여름. 초여름 제주에서 사진 찍기 좋은 명소 세 곳을 추려봤다. 전역이 천혜의 포토존인 제주에서 세 곳만 고르기는 사실상 무리라 이번에는 제주시 조천읍으로 대상을 대폭 축소했다.


◇여름에도 메밀꽃 피는 와흘마을

- 탁 트인 하늘 아래 소금 뿌린 듯
- 출렁이는 ‘메밀 파도’ 이달 절정

#와흘메밀마을 #여름메밀

메밀은 보통 가을인 9월부터 꽃을 피우지만 심는 시기에 따라 여름에도 하얗게 흐드러진다. 특히 제주의 오름과 바다, 한라산 사이에서 피어난 메밀꽃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 5일, 여름 메밀꽃이 흐드러진 와흘메밀체험마을(와흘리)을 찾았다.
   
와흘마을
제주도는 국내 최대 메밀 생산지다. 제주지역 메밀 재배 면적은 1107㏊(전국 47.5%), 생산량 974t(전국 36%)에 달한다. 이 사실이 생경하게 다가오는 것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과 봉평 메밀축제가 더 유명하기 때문이다.

메밀마을은 이 같은 제주 메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농산어촌개발사업으로 2018년 조성됐다. 와흘리는 인근 구그네오름 꾀꼬리오름 새미오름 등에 둘러싸인 넓은 초지 형태의 전형적인 중산간 마을이다. 마을 산맥이 완만하고 천천히 바다로 흘러내리는 모양인데 사람이 누운 자세와 비슷해 와흘이라고 부른다. 3만3300㎡ 규모의 메밀마을에는 2층짜리 방문자센터와 진입로, 돌담길, 야외 체험장 등이 조성됐다. 매년 여름과 가을 메밀꽃이 필 무렵에는 한 달 살기의 일환으로 농어촌 체험·휴양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메밀마을에서 역사 투어인 ‘퐁낭투어’를 신청하면 마을 해설사와 함께 2시간 동안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9-3호로 지정된 와흘 본향당, 공중목욕탕이었던 생태연못, 4·3 희생자 134명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탑 등을 둘러본다. 하루 또는 1박2일로 와흘리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산책로에 접어들면 팝콘같이 만개한 메밀꽃이 바람에 흔들려 파도처럼 출렁인다. 높은 건물이 보이지 않는 탁 트인 하늘 아래 시야에 잡히는 건 하얀 메밀과 초록 나무뿐이다. 메밀꽃은 한밤 달빛에 반사되면 소금을 뿌린 듯 작게 빛난다.

메밀은 개화 기간이 짧아 6월 중순이 지나면 조금씩 시들기 시작한다. 메밀마을에서 사진을 찍을 땐 메밀밭 사이로 마련된 작은 길목에 서서 메밀, 나무, 바다, 저 멀리 한라산까지 모두 나오도록 구도를 잡으면 좋다. 부푼 풍선을 5개 이상 연결해 손에 들고 동화 속 장면처럼 연출하는 사람도 많다. 하얀 ‘메밀 파도’는 이달 절정이 지나면 오는 9·10월 다시 출렁인다.


◇뷰 맛집 카페 ‘북촌에가면’

- 형형색색 수국·장미가 반기는 곳

#장미 #수국 #꽃보다 너

꽃천지 제주에서도 가장 화려한 ‘뷰 맛집’ 카페로는 최근 ‘북촌에가면’(북촌리)이 부상 중이다. 이곳은 주말에는 줄을 서서 입장해야 할 정도로 독보적인 풍광을 자랑해 예비부부와 스냅사진 작가에게 인기 많은 촬영지이기도 하다.
   
카페 ‘북촌에가면’
빨강 주황 노랑 분홍 색색의 장미 덩굴이 성벽을 이룬 듯한 담장 안으로 수국이 쏟아졌다. 지난 5월에 한껏 화려함을 뽐내던 장미는 다소 기세가 꺾였고, 대신 형형색색의 수국이 꽃동산처럼 펼쳐진다. 입구에서 1인당 음료 1잔을 주문하면 카페 곳곳을 누비며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음료는 결제 영수증을 들고 있다가 원할 때 교환하면 된다. 굳이 일회용 컵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별도로 마련된 수국 액자 포토존을 빼면 카페 어디서든 나만의 포토존 만들기가 가능하다. 야외는 노란 의자와 지붕 등 모두 원색의 꽃과 어우러지도록 꾸몄다. 착용한 옷의 색상을 고려해 다홍 자주 하늘 분홍 보라 등 다양한 색상의 수국 앞에서 포즈를 취하면 푸른 하늘과 꽃 사람이 삼위일체로 어우러진다.

수국 뒤편으로 아직은 잎이 푸른 핑크뮬리가 가을을 기다리며 잠들어 있다. 핑크뮬리 한가운데 놓인 하얗고 작은 배는 올가을 분홍 파도를 항해하는 멋진 배로 거듭날 것이다.


◇발길 멈추게 하는 조함해안로

- 현무암 밟고 바다 곁에 서면 올여름 베스트 컷 이미 완성

#부서지는 파도 #개와 늑대의 시간

제주바다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매번 다른 전율을 전해준다. 특히 노을이 지는 제주바다 앞에선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 제주올레길 19코스와 이어지는 조함해안로(신흥리)를 지날 때 마침 일몰이 시작됐다. 주황빛 노을과 솜사탕처럼 퍼진 분홍 구름 아래로 까만 현무암에 부딪혀 부서지는 하얀 파도들. 저절로 발길을 멈추고 ‘바다 멍’만 해도 행복한 시간이다.
   
조함해안로
때마침 한복을 입고 웨딩촬영 중인 커플 두 팀을 만났다. 갓을 쓴 예비 신랑과 바람에 휘날리는 한복 치마를 손으로 고정 중인 예비 신부가 바다를 보며 촬영에 한창이었다. 궁궐이나 한옥 한 채 없는 너른 바다가 순식간에 조선 시대로 시간 이동한 듯 고풍스러워졌다. 한옥마을에서만 한복을 입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것도 색달랐다.

울퉁불퉁한 현무암을 밟고 바다 가까이 가려면 구두나 샌들은 불편할 수 있다. 바다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서기보다는 삐죽삐죽 솟은 현무암이 조금 보이는 쪽에 서야 사진이 더 잘 나온다.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까지 포착한다면 올여름 바다 인생샷은 더 필요 없다.


■ 주변 먹거리

- 문어라면·해녀김밥, 비주얼도 맛도 ‘굿’

   
음식도 비주얼 시대. 맛과 비주얼 모두 갖춘 ‘예쁜 음식’이 늘고 있다. 제주 조천읍에는 직접 잡은 문어를 넣은 해물라면 등을 판매하는 ‘문개항아리’ 본점이 있다. ‘문개’는 문어의 제주 사투리다. 문어 달인으로 여러 차례 방송으로 소개된 문개항아리 박왕기 대표가 당일 직접 잡은 문어를 해물라면과 칼국수에 넣는다. 특히 해물통라면이나 해물통칼국수를 주문(2인 이상)하면 기다란 양철냄비에 문어 꽃게 딱새우 전복 등이 듬뿍 담겨 나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매콤한 육수와 신선한 해산물의 완벽한 조화를 만끽할 수 있다. 이곳을 찾아가려면 ‘조함해안로 217-1’으로 찾아가야 한다. 일부 포털사이트에는 함덕해수욕장 인근으로 잘못 표기돼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가수 임영웅이 다녀가 일부러 찾아오는 팬이 더 늘었다고 한다.

함덕해수욕장 인근에는 SNS 인증샷 인기 먹거리인 해녀김밥 본점이 있다. 네모로 각 잡힌 앙증맞은 모양의 전복김밥과 딱새우김밥은 저녁 성찬을 앞둔 여행객이 간단히 요기하기 좋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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