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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객의 정취 가득한 좁은 골목길…감성충전 제대로

대구 김광석거리 여행

  • 국제신문
  •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  |  입력 : 2019-12-11 19:20:06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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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광석 씨가 생전 다녔던
- 대봉동 방천시장~신천대로 옹벽
- 너비 2~4m 길이 350m 거리
- 그가 ‘이등병의 편지’ 부르는 듯

- 고인의 노래 관련 벽화·이색 조형물
- 곳곳서 열리는 통기타 가수 버스킹
- 공방 갤러리·‘느린 우체통’ 등 인기

- 달고나·딱지 등 1980년대 물건
- SNS 올릴 인증샷 장소 즐비해
- 작년 관광객 160만 명 다녀가

뮤지션을 관광 콘텐츠로 만들어 유명해진 도시가 있다. 영국 리버풀은 ‘20세기 최고의 팝그룹’ 비틀스를 문화적으로 재해석해 관광객을 끌어모았고 미국 멤피스는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스웨덴 스톡홀름도 빼놓을 수 없는 음악 도시이다. 곳곳에 세계적인 혼성그룹 아바의 에피소드와 흔적이 담긴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커피숍 앞에서 버스킹을 하는 가수. 관객은 김광석 노래가 나오자 따라 부르고 지나가던 이들은 발걸음을 멈추며 공연을 감상한다. 작은 사진은 김광석의 대표곡 중 하나인 ‘이등병의 편지’를 떠올리게 하는 열차 벽화와 경례하는 마네킹.
이처럼 도시 한복판에 세월을 넘어 영원히 지역사회 및 팬과 함께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그 도시는 매력적이고 환상적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시대를 풍미한 뮤지션을 주제로 한 콘텐츠들이 생겨나는데 대구의 ‘김광석다시그리기길(김광석거리)’이 대표적이다.

김광석거리는 23년 전 요절한 가수 김광석이 살았던 대봉동 방천시장과 신천대로 콘크리트 옹벽 사잇길 350m 거리를 일컫는다. 김광석을 테마로 그린 벽화가 있고, 다양한 관련 행사가 열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찾고 있다. 2010년 ‘방천시장 문전성시 사업’의 하나로 김광석을 이야기 원천으로 삼아 문화공간을 만들면서 명소로 떠올랐다. 너비 2~4m에 불과한 이 좁은 골목길을 찾은 관광객만 지난해 160만 명에 이른다.

김광석은 겨울에 태어나 겨울에 삶을 마감했다. 내년 1월 6일은 가수 김광석 사망 23주기고, 1월 22일은 탄생 55주년이다. 다른 계절에도 아름다운 거리이지만 김광석만의 고유한 색깔을 느끼고 싶다면 겨울이 여행하기 좋다는 기분이 든다.

■거리 곳곳엔 김광석 노래 가득

공개방송을 할 수 있는 골목방송국.
‘그대 보내고 멀리/가을 새와 작별하듯/그대 떠나보내고/돌아와 술잔 앞에 앉으면/눈물 나누나/그대 보내고 아주/지는 별빛 바라볼 때/눈에 흘러내리는/못다 한 말들 그 아픈 사랑/지울 수 있을까’.

김광석의 4집 앨범 수록곡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란 곡의 가사다. 지난 주말에 찾은 김광석거리에서 ‘이등병의 편지’와 함께 수없이 들었던 노래다. 조용필을 가왕이라고 부른다면 김광석은 가객으로 부른다. 그의 노래에는 삶의 애환이 들어 있으며, 우리의 청춘이 녹아 있다. 통기타와 하모니카만으로 당시 청춘에게 위로를 전하고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 그 애절한 멜로디에 실린 노랫말에 가슴을 친 이가 어디 한둘이겠는가.

커피숍 앞에는 버스킹을 하는 가수가 있다. 관객은 김광석 노래가 나오자 따라 부르고 지나가던 이들은 발걸음을 멈추며 공연을 감상한다. 골목을 비추는 햇살이 마치 조명이 된 듯 가수를 비추고 관객 방향으로 그림자가 져 마치 콘서트장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통기타 조형물에서는 관광객이 기타 치는 포즈를 잡는데 김광석이 연주하던 모습이 오버랩된다.

연두색 벽화에는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의 제목과 함께 그가 에세이 ‘미처 다하지 못한’에서 이 곡에 대해 풀어 놓은 이야기가 적혀 있다. 그 아래 벤치에서 여고생들이 사진을 찍으며 ‘까르르’ 웃는다. 김광석이 통기타 치는 벽화엔 50대로 보이는 관광객이 교복을 입고 ‘인증 샷’을 찍는다. 세대를 뛰어넘어 남녀노소 누구나 김광석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추억하는 것이다.

■추억의 문방구 등 시간여행 인기

어른들에게 향수를 일으키는 추억의 뽑기.
걷다 보니 재미있는 가게도 종종 등장한다. 벽화 맞은편 상가 지역엔 커피숍과 떡볶이 파는 가게를 비롯해 1980년대까지 유행했던 물건을 파는 추억의 문방구 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문방구 앞에는 어른들이 옹기종기 모여 연탄불에 설탕을 녹여 만드는 추억의 간식 ‘달고나’를 체험 중이다. 딱지 판박이 요요 쫀디기 등 추억의 장난감과 간식이 어른들에게 향수를 일으키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신선한 재미를 준다.

우체통과 편지지로 꾸민 벽에선 지나는 사람마다 편지 쓰는 흉내를 내본다. 실제 김광석거리엔 우체통이 있는데 일명 ‘느린 우체통’으로 우표를 붙인 엽서나 편지를 넣으면 1년 뒤에 받을 수 있어 호기심 많은 어른들이 자주 이용한다. 담벼락 곳곳에는 행인이 남긴 낙서도 많다. 특히 방문 소감을 남기는 칠판이 눈에 띄는데 칠판에 쓰고 지울 수 있게 분필과 지우개가 준비되어 있다.

관광객들이 김광석거리에서 하트 모양 조형물에 빼곡하게 걸린 자물쇠를 보고 있다.
열차 벽화는 김광석의 또 다른 대표곡 ‘이등병의 편지’를 연상케 한다. 열차를 배경으로 지나는 관광객마다 거수경례하는 마네킹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연인 간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자물쇠도 이 거리의 조형물이 됐다. 하트 모양의 구조물 안에 형형색색 자물쇠가 걸려 있어 마치 하나의 미술 작품처럼 보인다. 공개방송을 할 수 있는 골목방송국도 이곳의 명물이다.

김광석거리 주변엔 벽화뿐만 아니라 공연장 공방 갤러리도 눈길을 끈다. 거리 중간에 자리한 ‘김광석 길 콘서트 홀’에서는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고 방천시장 옆 복합문화공간 ‘방천난장’에서는 실험적인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김광석거리 끝 쪽으로 가다 보면 보이는 ‘프로젝트 카페 실험동’에서는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고 쿠킹 클래스나 인형 만들기 수업도 열린다.


# 제일교회·선교사주택·약령시 등 근대골목서 시간여행 떠나보자

■ 근처 가볼 만한 곳

대구 도심에는 김광석거리뿐만 아니라 20세기 근현대사를 품은 골목길도 있다. 대구 근대골목은 제일교회, 선교사 스윗즈 주택, 약령시, 진골목 등 근대 건축물과 역사적 이야기가 어우러진 관광지다.

1800년대 후반에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지어진 제일교회는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종탑과 뾰족한 지붕이 눈길을 끈다. 100년 전 대구에서 일어난 3·1운동 당시 ‘남성정교회’로 불리었는데 1933년에 증축하면서 이름을 바꿨다. 교회 옆엔 선교사 이름을 딴 스윗즈 주택이 자리하는데 벽돌과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에 기와지붕이 혼재된 모습이 흥미롭다. 스윗즈 주택 옆에는 선교사 챔니스 주택이 자리하는데 마당의 목련 나무와 건물의 목조 베란다가 그림 같은 조화를 이룬다.

대구는 조선 선조 때 현재의 도청 역할을 하는 경상감영이 설치되면서 남도의 물산이 모여드는 집산지가 됐다. 이에 따라 많은 시장이 들어섰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각종 약재를 교환, 매매하는 시장인 약령시였다. 약령시는 1970년대에 약전골목이라고 부르는 거리가 만들어지면서 명성을 얻었다. 약령시한의약박물관이 눈에 들어오는데 대구 약령시의 문화를 보존하고 한방문화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약전골목에서 종로로 접어들면 조선 시대 때부터 대구의 유지가 많이 살았다는 진골목이 기다린다. 긴 골목을 뜻하는 진골목에는 근대 문화재와 전통 한옥이 보존되어 있다. 대구의 대표적 부촌으로 코오롱그룹 창업주인 이원만 회장과 이동찬 명예회장, 대구 향토 소주회사 금복주 창업주인 김홍식 회장 등의 저택이 있었다. 근대골목에서 대구를 미시적으로 봤다면 앞산 전망대에 올라 거시적으로 대구 시내를 보자. 파노라마 풍경과 야경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글·사진=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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