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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에 맞춘 ‘감성 주파수’…애틋한 사랑 추억하다

‘유열의 음악앨범’ 김고은

  • 국제신문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19-08-28 18:43:2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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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작 ‘은교’의 정지우가 연출
- 1994~2005년 긴 세월 동안
- 만남과 이별 거듭하는 두 청춘
- 현실적인 고민과 성장 그려
- 상대역 ‘도깨비’서 만난 정해인

- “20대들 위로 받고 힘 내시길
- 작품 속 음악 저도 추천했죠”

2012년 정지우 감독의 영화 ‘은교’에서 열일곱 소녀의 싱그러움을 보여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김고은이 7년 만에 다시 한번 정 감독과 호흡을 맞춘 ‘유열의 음악앨범’(개봉 28일)으로 찾아온다. 이번에는 10대가 아닌 20대를 관통하는 여성의 현실적인 사랑과 삶을 연기한다.

   
김고은
많은 대중이 기억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목으로 가져온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4년 10월 1일 ‘유열의 음악앨범’이 처음 방송되던 그날,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제과점을 운영하던 대학생 미수(김고은)와 그곳을 찾아온 고등학생 현우(정해인)의 첫 만남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애틋한 헤어짐과 우연한 만남을 거듭하며 IMF가 터진 1997년, 밀레니엄 시대가 도래한 2000년, 그리고 보이는 라디오가 시작된 2005년으로 이어진다.

김고은은 모든 것이 서투른 스무 살의 미수부터 자신의 삶을 살기 시작하는 서른한 살의 미수까지, 11년의 세월을 연기한다. 더불어 현우와의 만남과 헤어짐 속에 차곡차곡 사랑의 감정을 쌓아가는 애틋한 감성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7년 전 ‘은교’에서 모든 것이 서툴렀던 신인배우 김고은이 차곡차곡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려 이제는 감정의 나이테를 그릴 줄 아는 배우로 성장했음을 ‘유열의 음악앨범’은 보여준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정해인과 함께 아플 수밖에 없는 20대 청춘의 사랑을 레트로 감성으로 보여준 김고은을 만나 ‘유열의 음악앨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지우 감독과 ‘은교’ 이후 7년 만에 다시 작업했다. 정 감독이 “현재의 김고은 씨 모습을 아름답게 찍어주겠다”고 했다던데 만족하는가?

▶모든 배우분들이 그렇겠지만 제 영화를 보면 아쉬운 모습만 보인다. 정 감독님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신 것 같다(웃음). ‘은교’ 이후 정 감독님과 저는 서로의 시나리오를 모니터링 부탁하곤 했었다. 이번에도 정 감독님이 “시나리오 하나 볼래?” 하셔서 모니터링 개념인 줄 알았다. 그리고 다 읽은 후 만났는데, 직접 연출하시려고 한다면서 미수 역을 제의했다. 그러면서 “미수를 잘 표현할 자신이 있다”고 하셨다. 그 얘기를 듣고 “그럼 할게요”라고 했다. 감독님이 자신 있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그렇다면 출연을 결정할 때 김고은 씨의 마음은 어땠나?

▶‘은교’를 촬영할 당시 데뷔작이라 영화 현장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정 감독님을 비롯해 스태프분들이 참 많은 배려를 해주셨는데, 그것이 배려인 줄도 모를 때였다. 이후 여러 작품을 했고, ‘유열의 음악앨범’을 하면서는 감독님에게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정해인 씨와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잠깐 만났었다. 이번에 길게 호흡을 맞췄는데 어떤 배우였나.

   
1994년 처음 만난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가 1997년과 2000년, 그리고 2005년에 우연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사랑을 가꿔가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의 장면들. CGV아트하우스 제공
▶‘도깨비’ 때는 2회차 정도의 짧은 촬영이었다. 이후 정해인 씨가 많은 작품을 하더라. 현우 역을 정해인 씨가 한다고 했을 때 좋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것은 처음인데 기본적으로 파트너로서 마음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탕이 되면 호흡이 안 맞을 수 없다. 정해인 씨도 정확히 그런 분이다. 배려가 있고,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겨서 잘 맞았다.

-영화는 1994년에 시작해 1997년, 2000년, 2005년으로 이어진다. 어느 시기가 가장 감정이입이 되던가?

▶영화의 내용으로 보면 2005년이 메인 연도인데 저는 2000년의 미수를 연기할 때 가장 공감이 많이 됐고 가슴이 아팠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취준생이 된 미수는 자신의 꿈보다 안정된 직업을 선택한다. 그런데 자신이 생각했던 사회생활이 아니라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아지는 상태여서 이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상태에서 그렇게 그리워하던 현우와 오랜만에 다시 통화하는데, 과연 미수는 어떤 마음과 목소리로 전화를 받을까 고민했다. 미수의 마음은 정말 아팠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수도 성장한다. 그래서 연기의 모습도 시기에 따라 변했을 것 같다. 어떤 느낌으로 연기했는가?

▶가장 경계했던 지점이다. 10년의 세월이라고 생각하면 매우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말투나 모습 등 외적인 모습에 큰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서 “뭔가 기운이 달라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런 변화를 표현하고 싶었다. 또 미수가 일상의 인물로 보이길 바랐기 때문에 연기로 많이 표현하기보다는 덜어내려고 노력했다. 더 많이 표현했다면 멜로 장르 안의 한 캐릭터로 보였을 것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에는 많은 음악이 사용된다. 예전 음악도 즐겨 듣는 것으로 아는데, 그중 자신이 직접 제안한 음악이 있는가?

▶영화를 찍는 내내 정 감독님은 저뿐만 아니라 모두와 음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저 또한 좋아하는 노래를 아무 때나 보내고 받았다. 정확히 어떤 노래를 추천했다기보다는 루시드폴이나 이소라의 음악들을 보냈는데 영화에서도 나온다.

-‘유열의 영화음악’에 사용된 음악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엇이었나?

▶2005년의 현우가 출판사 대표의 차에 탄 저를 쫓으면서 달려올 때 들리는 콜드플레이의 ‘픽스 유(Fix You)’다. 뛰는 장면과 음악이 느낌이 달라서 슬펐다.

-관객들이 ‘유열의 영화앨범’을 보면서 느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저희 영화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도 있지만, 두 청춘이 내면의 고민을 하고 20대라는 시기를 이겨내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런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시고 위로를 받으시면 좋겠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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