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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함과 유머 ‘밑밥’으로 쓴 문프로의 좌충우돌 낚시일기

‘설레임, 인간이 낚시하는 이유’ 낚시인 문태웅 씨 에세이집 발간

  • 국제신문
  •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  |  입력 : 2019-04-24 18:39:45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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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하고 탄탄한 문장력 돋보여

낚시인 문태웅 씨가 펴낸 에세이 ‘설레임, 인간이 낚시하는 이유’는 ‘문학 담당 기자’를 고민 속에 빠뜨렸다. 형식만 놓고 보면, 이 책은 영락없는 출조기 또는 낚시일기여서 문학 담당이 주목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왠지 진지하고 오랜 세월 묵힌 듯한 책 제목이 한 번 보낸 눈길을 놓아주지 않았다. ‘설레임, 인간이 낚시하는 이유’라….
   
바다에서 낚은 감성돔을 들어보이는 ‘설레임, 인간이 낚시하는 이유’의 저자 문태웅 씨.
이 낚시 에세이가 독자를 향해 드리운 여러 ‘미끼’ 가운데 독자가 가장 먼저 덥석 물어버릴 만한 요소는 깔끔한 문장이다. 저자의 이력 어디에도 글쓰기 관련 항목을 찾을 수 없다. ‘1989년 낚시 입문, 1999년 흘림낚시 입문’이 책날개에 적힌 저자 경력의 전부다. 그리고 현재 직업을 해물 관련 요식업 종사자로 소개했다.

그런데 문장은 깔끔하고 정확하며, 글 쓰는 이에게 가장 높은 벽이라는 유머까지 구사한다. 문장 훈련 또는 독서 애호의 ‘냄새’가 나지만 저자는 그런 티는 전혀 안 내고 낚시의 현장에만 집중한다.

문장에서 생기와 탄력이 묻어나오는 이유는 아마 진솔함이라는 바탕 덕분일 것이다. 과장하거나 숨기거나 억지로 꾸민 기색이 거의 없다. 솔직하게 툭 터놓는 느낌인데, 이 진솔함이라는 ‘밑밥’은 이 책의 두 번째 매력 요인으로 이어진다. 낚시를 통해 삶을 들여다보고 반추한다는 점이다. 낚시를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세상사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까지 나아간다. 요컨대 자기와 낚시에 갇혀 있지 않다.

고달픈 밥벌이를 지탱하느라 무려 8년 동안 낚시를 쉰 ‘문프로’(저자의 애칭으로 이 밖에 ‘문방생’ ‘문방시’도 있다)는 TV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를 본 게 계기가 돼 옛 낚시 동료인 ‘야간 저격수 마산 형님’ ‘대물 저격수 방형님’ ‘감시(감성돔) 낚은 사람 저격수 핑꾸 형님’을 다시 만나 바다로 간다. 여기부터 책의 중반부 정도까지는 낚싯배 위의 좌충우돌과 희로애락 행진곡이다.

저자는 대물 감성돔을 낚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고, 옆자리 낚시인을 질투하고, 그러다 다투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함께 희열에 빠진다. 그러면서 질문에 닿는다. ‘인간은 왜 낚시를 하는 거지?’ 스스로 묻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은 문학이 주는 중요한 효능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남해안 일대에서 무분별하고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감성돔을 싹쓸이하는 어로 방식을 강하게 논리적으로 비판한다.

출조기 또는 낚시일기 형식을 너무 충실히 끝까지 지킨 바람에 약점도 노출하지만, ‘설레임,…’은 어엿한 에세이로 읽힌다. 이 책에 주목한 이유가 있다. 마음 먹고 노력하면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 흔히 말한다. ‘문프로’처럼 일단 시도하면, 저서라는 뜻밖의 월척을 낚아 올릴지 누가 알겠는가? 관련 프로그램과 지원도 나날이 늘어가는 요즘이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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